[시사회] 극강의 리얼리티 영화 '비상선언'...사상 초유의 재난을 마주하다

[시사회] 극강의 리얼리티 영화 '비상선언'...사상 초유의 재난을 마주하다

  • 기자명 박영선 기자
  • 입력 2022.07.26 13:33
  • 수정 2022.07.2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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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킹', '관상' 한재림 감독...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김남길, 김소진, 임시완 주연

25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 언론배급시사회 현장. (왼쪽부터)박해준, 임시완, 김남길, 전도연, 한재림 감독, 송강호, 이병헌, 김소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25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 언론배급시사회 현장. (왼쪽부터)박해준, 임시완, 김남길, 전도연, 한재림 감독, 송강호, 이병헌, 김소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기자]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이들의 사투를 담은 영화 ‘비상선언’이 개봉한다.

25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비상선언’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자리에는 한재림 감독을 비롯하여 배우 김소진, 김남길, 전도연, 이병헌, 송강호, 임시완, 박해수가 참석했다.

공항을 떠도는 의문의 남성(임시완)이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윽고 고통으로 몸부림치다 죽음에 이른 한 승객. 생화학 테러의 공포가 승객 전체를 급습하고 기내는 아비규환으로 변한다. 지상에 남은 사람들과 비행기 안에 갇힌 승객들은 살아서 돌아가기 위해,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각자 치열하게 움직인다.

영화 ‘비상선언’은 끔찍한 항공 재난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은 드라마다. 밀폐된 공간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설정은 관객을 강렬하게 압박한다. 기내와 지상을 넘나드는 연출은 각자의 위치에서 재난을 마주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았다. 생존해야 하는 자와 구해야 하는 자, 이들의 몸부림은 재난 상황을 극대화한다.

‘비상선언’은 ‘우아한 세계’(2007), ‘관상’(2013), ‘더 킹’(2017)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작품은 2021년 제 74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으며, 배우 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김남길, 김소진, 임시완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한재림 감독은 시나리오에 대해 “제안을 받았을 때는 무려 10년 전이었다. 캐스팅을 시작할 때에는 재난이 오지 않았던 시기였다”라며, “여러 가지 감정이 들었는데, 우리 영화에서 보여지는 특정한 재난이 아니라 재난 자체의 속성을 더 들여다보면 많은 함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제작 비하인드를 전했다.

배우 송강호는 영화 ‘브로커’로 올해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극중에서 테러범 ‘류진석’(임시완)의 거처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아내가 탄 비행기 승객 전원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형사 ‘인호’ 역을 맡았다. 인호는 기내 밖에서 상황을 쫓으며 쉴 틈 없이 움직인다. 송강호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어떤 희생도 불사하는 인호를 통해 지상과 기내가 번갈아 등장하는 극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송강호는 작품에 대해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우리가 흔히 봐 왔던 재난 영화, 어떤 장르물로 이해를 하고 봤다. 점점 더 작업을 해 나가면서 감독님께서 재난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는지가 어른스럽게 다가간다고 느꼈다”라고 전했다.

이어 “기교나 말초적인 표현을 통해 자극적으로 전달하기 보다는 우리가 잘 느끼지 못했던 사회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들, 가족과 이웃에 대한 생각들을 담담하고 묵직하게 보여주는 게 가슴에 와 닿았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가는 우리의 모습들을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의 초반부를 강렬하게 압도한 것은 테러범 ‘류진석’ 역을 맡은 배우 임시완이다. 제약회사 직원이었던 류진석은 회사에서 사용한 바이러스를 혼자 재개발해 기내에 퍼뜨린 생화학 테러범이다.

임시완은 승객 150 여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테러범의 광기를 생생하게 표현했다. 분노를 표출하는 테러범의 극악한 모습이 절제된 연기를 통해 폭발한다. 연출 또한 테러범 류진석에게 범죄의 당위를 부여하지 않고 행위를 극대화함으로서, 극의 몰입도를 승객들의 사투로 자연스럽게 넘겨줬다.

한재림 감독은 배우 임시완의 캐스팅에 대해 “이 캐스팅의 영감이 된 건 미국 라스베거스 총기 사건이었다. 그것도 테러고, 하나의 재난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 테러범의 기사들을 찾아보니 (테러범은) 정말 평범했고 집안도 어렵지 않았다. 전혀 그런 일을 벌일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이 이야기의 시작점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국내 최고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인 만큼 이들의 의기투합이 관전 포인트다. 각자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재난에 맞서는 인물들의 모습이 적절한 비중으로 담겼다. 특히 지상에서 상황을 컨트롤하며 승객들을 구해야 하는 국토부 장관 ‘김숙희’ 역의 전도연의 카리스마가 시선을 끌었다. ‘김숙희’는 전면에 나서 재난 상황을 해결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맡은 바를 회피하지 않는 책임감과 인간적 면모로 중심을 잡는다.

전도연은 캐릭터에 대해 “보이지 않는 상황과 싸우는 인물이기 때문에 리액션이 쉽지 않았다”라며, “(김숙희가) 직업적으로 권력자이긴 하지만 재난 상황 앞에서는 나약한 인간일 수밖에 없는 것을 감독님이 만들어주셨다”고 전했다.

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사진= 쇼박스 제공)
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사진= 쇼박스 제공)

딸의 치료를 위해 하와이 행 비행기에 올랐던 탑승객 ‘재혁’ 역을 맡은 이병헌은 공황장애로 고통 받는 모습부터, 일촉즉발의 상황에도 승객들을 보호하는 강인함을 넘나들었다. 이병헌은 ‘재혁’ 역을 준비하면서 실제 공황장애를 겪었던 경험을 담았다고.

이병헌은 “재혁은 자연 발생적으로 비행공포증과 공황장애가 생긴 것이 아니고, 어떤 사건으로 인해 비행공포증이 생긴 인물이다.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 표현이 됐으면 했다”라며, “이십 대 중반에 공황장애를 겪어본 경험이 있어 그 증상이나 괴롭고 불안한 느낌들이 낯설지 않아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작품은 기체가 전복되고 난기류를 만나 죽음의 공포에 다다르는 모든 상황을 생생하게 담았다. 100% 핸드헬드 촬영을 통해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제작진은 실제 보잉777기와 똑같은 대형 비행기를 미국에서 공수하고, 세트를 제작했다. 기체가 전복되는 장면은 세트 전체를 360도 회전시켜 압도적인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재난 앞에서 누군가는 무력해지고, 이기적이며, 또 누군가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이 지점을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극은 끝으로 갈수록 상황을 연이어 전복시켰다. 극의 긴장도를 올리는 동시에 엔딩에 무게를 싣는 선택이었다. 바로 이 지점이 관객의 선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배우 김소진은 “누군가를 위해, 사람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그 사람을 바라봐주는 시선이 따뜻하게 위로가 됐던 영화였다. 모든 배우님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고, 선배님들이 갖고 계신 고유한 존재감들이 이 영화에 큰 힘이 되었지 않나 든든함이 컸다”라며, “함께 할 수 있어 좋았고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라며 기자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압도적인 현장감,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본 리얼한 드라마로 올 여름 극장가를 강타할 항공재난 영화 ‘비상선언’은 내달 3일 전국 개봉한다.

 

코엑스=박영선 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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