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차혜미 기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대회 전패 위기에 놓였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9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첫 경기인 태국과의 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0-3(11-25, 22-25, 17-25)으로 완패했다.
피지컬적으로 앞서며 한 수 아래로 꼽혔던 태국을 상대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채 고개 숙였다. 이날 주장 박정아가 12점, 이주아가 8점을 기록했지만 블로킹 17개를 내주며 힘없이 무너졌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박정아와 이주아가 공격 득점을 올렸고, 강소휘가 블로킹으로 득점하며 8-10으로 태국을 바짝 추격했다. 그러나 10-13 상황에서 태국이 12점을 몰아치는 동안 대표팀은 단 1득점에 그치면서 1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줬다. 태국은 1세트에서만 10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2세트는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초반 한국은 서브 강점을 살려 13-10으로 앞섰다. 그러나 박정아의 공격이 잇달아 코트를 벗어나며 동점을 허용했고, 강소휘의 공격마저 블로킹에 막히며 주도권을 내줬다. 막판 이한비와 이다현의 공격 성공으로 22-24까지 추격했으나 서브 범실이 나오며 2세트마저 내줬다.
접전이었던 3세트마저 가져오지 못한 한국이었다. 태국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점수는 어느덧 16-21로 벌어졌다. 결국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며 백기를 들었다.
벌써 대회 9연패다. 9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국이 따낸 세트는 단 1번이다. 승점은 출전 16개국 중 유일하게 0점. 이날 승리로 5승 4패(승점 15)를 기록한 태국은 예선 상위 8개국이 겨루는 파이널라운드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은 블로킹 수에서 6-17로 크게 뒤졌고, 범실은 태국(10개)보다 배 이상인 21개를 기록했다.
14위에서 출발했던 세계랭킹 순위는 어느덧 19위로 하락했다. 이대로라면 2024 파리올림픽 진출에도 적신호다.
VNL이 시작한 첫해인 2018년(팀당 15경기) 대표팀은 5승 10패로 16개국 중 12위를 했다. 이듬해(팀당 15경기)와 지난해(팀당 15경기)엔 3승 12패로 15위에 머물렀다. 2020년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았다. 팀당 12경기를 치르는 올해, VNL 사상 처음으로 전패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VNL 시작 이래 예선에서 전패를 한 팀은 없다.
3주차 첫 경기부터 태국에 패한 한국은 이제 브라질(2위)-이탈리(5위)-중국(3위) 등 강호들을 연거푸 만난다. 대표팀이 한참이나 전력에 앞서있는 이들을 꺾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