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응원이 사라졌다, 성남 응원단이 침묵을 지킨 이유는?

육성 응원이 사라졌다, 성남 응원단이 침묵을 지킨 이유는?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2.05.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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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응원단에 인사를 건네는 성남FC 선수들 (사진=최정서 기자)
경기 후 응원단에 인사를 건네는 성남FC 선수들 (사진=최정서 기자)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코로나19 방역수칙 해제로 육성 응원이 가능해졌지만 성남 응원단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성남FC는 1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3라운드 경기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성남은 1승 3무 9패(승점 6점)로 다시 한 번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K리그도 육성 응원이 허용됐다. 지난달 23일부터 육성 응원이 가능해졌고 각 구단의 특색을 담은 응원가를 듣는 것이 일상이 됐다. 하지만 이날 탄천종합운동장에서는 성남의 응원가를 들을 수 없었다. 

이유가 있었다. 최근 성남의 부진이 계속된 가운데 성남의 서포터즈인 '블랙리스트'는 지난 14일 수원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0-1 패배한 이후 김남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남일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라커룸으로 철수를 했고 '블랙리스트'는 성적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공식 SNS를 통해 드러냈다. '블랙리스트'는 "너희들이 우리를 존중하지 않으니 우리도 너희를 응원하지 않겠다"라며, "블랙리스트는 12라운드 수원전 종료 후, 계속되는 참담한 성적에 대해 선수단과 대화를 시도하였으나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은 일방적으로 대화를 중단하고 라커룸으로 철수했다. 우리가 응원을 이어가는 이유는 성남의 승리와 더불어 우리의 목소리가 팀에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그 누구도 들으려 하지 않는 외침을 계속하기에는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다. 이에 따라 블랙리스트는 경기장 내외에서의 모든 서포팅을 중단함을 알린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블랙리스트'는 홈 경기임에도 응원가를 제창하지 않고 침묵을 지킨 채 경기를 지켜봤다. 골을 넣을 때 마다 박수와 함성은 이어졌지만 경기 전반적으로 고요하게 경기가 진행됐다.

응원단은 그동안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경기장 분위기 조성에 애를 썼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유관중이 된 상황에서도 육성 응원이 금지됐다. 응원단은 미리 응원가 녹음해 경기장에 틀기도 했다. 어떻게든 홈 경기의 분위기를 살리려는 노력이었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침묵을 지켰다. 항의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성남의 다른 팬들은 함성과 함께 열성적인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블랙리스트'는 경기 종료까지 침묵을 지켰다.

한 달 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성남은 2-0으로 앞서가다가 후반 막판 내리 2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첫 승 상대인 수원을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실패했다.

팬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남 응원단은 결과 보다도 팬들을 대하는 태도에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 성남 선수들은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사과와 함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성남=최정서 기자 adien10@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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