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결국 인생은 아름다운 축제”...뮤지컬 ‘프리다’의 배우 김소향

[인터뷰]“결국 인생은 아름다운 축제”...뮤지컬 ‘프리다’의 배우 김소향

  • 기자명 박영선 인턴기자
  • 입력 2022.04.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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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표 화가이자 혁명가 프리다 칼로의 삶 조명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인턴기자] 잔혹한 운명을 그림으로 승화시킨 화가이자 혁명가,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프리다’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김소향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25일 EMK엔터테인먼트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배우 김소향이 자리했다. 김소향은 그간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마리퀴리’, ‘모차르트’, ‘웃는남자’ 등 국내 뮤지컬에 획을 긋는 흥행작에서 뛰어난 연기력과 성량으로 관중을 압도한 배우로 알려져 있다. 작품에서 김소향은 배우 최정원과 함께 주인공 ‘프리다 칼로’역에 더블 캐스팅 됐다. 극중에서 “‘Viva la Diva’(인생이여, 만세!) 라는 대사를 외치는 김소향의 얼굴에 프리다 칼로의 삶을 돌아보고, 연기하며 느낀 열정이 가득했다.

“‘프리다’는 제일 힘든 작품이지만, 무대가 끝나고 나면 가장 벅차기도 한 작품이다. 이 공연은 고통스러운데도 불구하고 행복한 기분으로 마무리한다. 모두 각자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지만, 프리다 칼로는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짊어지고 산 사람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삶에 대한 열망과 유머를 잃지 않은 인물이기에 항상 경외심을 느끼며 임했다.”

뮤지컬 ‘프리다’는 멕시코의 위대한 화가이자 혁명가인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2020년 제1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한 수작이다. 특히,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는 뮤지컬 ‘인터뷰’, 베토벤의 생애를 담은 ‘루드윅’ 등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흥행 신화를 이끈 추정화 작가·연출가가 창작진으로 참여해 관객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프리다 프리다 칼로는 유년시절 소아마비를 겪고, 교통사고로 인해 전신이 골절되는 사고를 겪으면서도 붓을 놓지 않은 예술가다. 평소에도 좋아하는 예술가로 칼로를 꼽은 김소향은 인물을 섬세하게 살펴보기 위해 그와 관련된 많은 작품과 자료를 찾아봤다.

“프리다 칼로의 일기장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사람이 얼마나 똑똑한 사람이었는지는 일기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철학, 문학, 혁명 등 모든 것에 너무 해박한 인물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사고로 온몸이 묶인 상태에서 그림을 앞에 두고 있는 사진이었다. 프리다 칼로의 일기장을 보면서 프리다의 고통이 가까이 다가왔다.”

이번 공연에서 김소향은 배우 최정원과 주연으로 더블캐스팅 됐다. 대한민국 1세대 뮤지컬 배우이자 탄탄하고 기복 없는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최정원과의 더블캐스팅은 공연을 기다리던 많은 관중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최정원은 고통에 빠진 프리다를 유쾌하게 담아냈다면, 김소향은 프리다의 고통에 오롯이 집중하고자 했다. 두 배우 모두 자신만의 프리다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나는 고통이나 비극을 실제로 몸으로 많이 느끼는 스타일이다. 프리다의 고통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고통의 바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최정원 배우는 그 고통 위에 아주 많은 유쾌함을 더하는 배우다. 그의 유쾌함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최정원은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배우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연의 첫 막은 프리다의 ‘The last show’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느낀 고통과 환희를 모두 보여줘야 하는 만큼 시작과 동시에 에너지를 최대치로 보여줘야 한다. 화려한 오프닝 후에는 프리다가 겪은 신체적인 고통과 일생의 사랑 디에고와의 스토리를 다뤘다. 김소향은 ‘프리다’에서 가장 인상 깊은 넘버로 ‘코르셋’을 뽑았다. ‘코르셋’에는 운명을 딛고 일어서는 프리다 칼로의 강인한 모습을 담아냈다.

“배우가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너를 보고 있어’ 라고 짚어줄 수 있는 장면이 많지 않다. 이 넘버를 부를 때면 관객에게 프리다로서 얘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인생이 암담할지라도 웃으면서 달려드는, 그런 응원의 말을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 좋다. 배우의 연기는 결국 약속과 약속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끌리는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이 공연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특히 유년 시절의 프리다, 평생 곁을 맴도는 사신, 프리다의 애증의 연인 디에고 리베라, 현재 시점의 프리다 칼로, 이 네 배우의 화합이 관전 포인트다. 김소향은 “네 배우 모두에게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프리다 칼로의 삶을 묵직하게 담아냈지만, 뮤지컬은 인물에 고통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고통을 딛고 일어나는 예술가의 환희와 기쁨에 집중했다.

“‘프리다’는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나열하지 않았다. 삶이 고통스러울지라도, 결국 인생은 한편의 축제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 아름답다는 것을 전한다. 때문에 ‘Viva la Diva’가 이 극을 대표하는 말이라 생각한다. 관객들이 프리다 칼로의 삶을 다룬 이번 공연을 너무 힘들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프리다’ 뿐만 아니라 전작에서도 창작 초연에 다수 참여한 김소향은 앞으로도 계속 창작극을 할 계획이라 전했다. 배우 김소향은 탄탄한 서사와 함께 강렬하고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프리다’의 재연, 삼연을 기대한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새롭고 좋은 작품의 구성원으로 나를 남기고 싶다. 했던 작품을 또 해서 더 좋은 연기를 해내고 싶은 마음도 크다. ‘프리다’도 그 공연을 이야기할 때 배우 김소향이 바로 떠올랐으면 좋겠다.”

멕시코의 대표 화가이자 혁명가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다룬 뮤지컬 ‘프리다’는 내달 2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강남=박영선 인턴기자 djane7106@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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