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회] 가해자의 시선으로 폭력의 민낯을 들추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시사회] 가해자의 시선으로 폭력의 민낯을 들추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 기자명 박영선 인턴기자
  • 입력 2022.04.19 09:00
  • 수정 2022.04.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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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돌아봐야 할 사회문제...아파하는 아이에게 희망이 되길

(사진=18일 오전 10시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사진=18일 오전 10시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영선 인턴기자] 학교폭력 이후 남은 이들의 민낯을 드러낸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의 개봉일이 가까워졌다.

18일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주연배우 설경구, 천우희, 김홍파, 성유빈과 함께 김기훈 감독이 자리해 이야기를 나눴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일본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 원작이다. 10년전 국내 쟁쟁한 연극 배우진을 필두로 선보였던 연극 또한 평단의 호평을 이끌며 주목을 받았다. 영화는 연극을 영상 속으로 가져오며 관객을 인물의 심리와 사건 속으로 더 깊게 이끈다.

(사진=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스틸컷, 영화사 하늘 제공)
(사진=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스틸컷, 영화사 하늘 제공)
김기훈 감독은 ‘학교폭력’이라는 소재를 영화로 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10여년 전에 연극을 접했을 때 워낙 원작이 좋았다. 나 또한 학부모가 되면서 우리 아이가 피해자가 되지 않았으면 했지만, 이 작품을 통해 가해자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들의 세상은 행복해야 하고 온전히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함에도 이러한 폭력이 존재한다는 것이 나에게 상당히 큰 파장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2017년 제작을 마무리 하고 개봉하기까지 5년의 세월 동안 아이들의 고통이 개선되지 않고 여전히 학교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주연 배우 설경구는 가해자 부모이자 변호사 출신으로 사건을 유리하게 풀어나가기 위해 진혹한 모습을 드러낸 호창 역을 맡았다. 작품의 내용이 가해 학생과 부모들을 집중 조명했다는 점에서 배우들의 고민도 만만치 않았을 터. 설경구는 작품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이러한 사건들은 끊임없이 공감하고 개선되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일들이 반복될 거라는 암울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근절되기 위해 계속 이 문제가 토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는 자식의 가해 사실을 부정하며 피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추악한 행동을 거듭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주가 된다. 가해자 일원의 조부모 역을 맡은 김홍파는 재판 장면을 촬영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촬영을 하면서 스스로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회상하며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제목이 얼마나 적절한가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진=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스틸컷, 영화사 하늘 제공)
(사진=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스틸컷, 영화사 하늘 제공)

담임 교사이지만, 기간제 교사이기에 쉽게 발언권을 얻을 수 없어 고투하는 송정욱 역을 맡은 천우희는 “송정욱은 다른 인물과 달리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인물”이라며, 관객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역할을 맡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영화 한편으로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런 작품이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하며 아직까지 화두에 오르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가 영화에 그치지 않고 모두가 돌아봐야 할 사회문제로 고민해보기를 청했다.

특히, 작품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선명히 드러낸다. 가해자였지만 한순간에 또 다른 피해자가 되기를 반복하는 인물인 한결 역을 맡은 성유빈은 "촬영하면서 계속 나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곰곰이 생각했을 때 나라면 친한 친구를 배신하는 행동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쉽게 단언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연기 과정에서 느낀 것을 털어놓았다.

천우희는 제작보고회 당시 처음 연극을 접했던 순간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섭외를 고사했던 일화를 전한 바 있다. 설경구는 이에 대해 “당시 인연이 없었던 천우희가 송정욱 역할을 고사했다는 말을 듣고 무턱대고 전화해 애걸복걸했다”며, “결과물을 오늘 처음 접했다. 저의 막무가내 애걸복걸이 괜찮은 판단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천우희는 그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어 “현장을 나갈 때마다 이 작품을 참여하지 않았으면 어떡할 뻔했느냐는 생각을 자주 했다. 배려와 애정이 넘치는 공간이었다”고 밝히면서 촬영 당시를 복기했다.

김기훈 감독은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하며 “아파하는 아이와 세상의 모든 부분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라는 소망을 밝혔다.

학교폭력의 잔혹성과 그 추악한 민낯을 밝힌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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