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농구 선수야? 너 나가!" 유도훈 감독의 채찍

"오늘만 농구 선수야? 너 나가!" 유도훈 감독의 채찍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2.01.25 12:04
  • 수정 2022.01.2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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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구 한국가스공사 유도훈 감독 / KBL)
(사진=대구 한국가스공사 유도훈 감독 / 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오늘만 농구 선수야? 너 나가!"

대구 한국가스공사 유도훈 감독은 2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경기서 작전타임 도중 크게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경기서 SK에 87-97로 패했다. 한 때 앞서기도 했으나, 선수들의 줄부상과 높이에서의 열세가 겹치면서 패하고 말았다. 

중반까지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1·2쿼터 리드를 내주긴 했지만 큰 점수 차가 아니었고, 3쿼터 시작 5분 동안 19점을 몰아치며 58-5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가 문제였다. SK의 장신 포워드 라인과 골밑 싸움에서 밀렸다. 계속해서 리바운드를 뺏기며 상대에게 공격 기회를 헌납했고, 점수를 내줬다.

이날 한국가스공사의 리바운드 개수는 21개. SK(35개)보다 14개 적은 수치다. 공격 리바운드에서도 4-15로 크게 밀렸다. 앤드류 니콜슨(27점)과 두경민(17점)이 활약했고, 3점슛도 15-7로 두 배 넘게 꽂았지만 결국 경기를 내준 배경이다.

4쿼터 들어 경기가 SK 쪽으로 기울어가는 상황에서 유도훈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렀다. 그리고 "오늘만 농구 선수야? 너 나가!"라며 크게 질책했다. 마지막에 "내일부터 해"라며 어르는 모습도 보였지만, 분명 리바운드 싸움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은 선수를 향한 강한 채찍이었다. 

올 시즌 한국가스공사는 부상에 신음 중이다. 이날 경기서도 김낙현이 경기 시작 7분 만에 워니와 충돌한 뒤 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들어갔다. 3쿼터에는 이대헌과 신승민까지 부상으로 빠졌다. 자연스레 식스맨들이 힘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유도훈 감독도 SK 상대로 높이에서 열세가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리바운드 싸움을 강조하며 소리를 지른 것은 키가 작아 뺏기는 게 아닌, 리바운드를 잡으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에 휘두른 채찍이다.
 
다른 팀 이야기지만 올스타 휴식기전 원주 DB와 경기를 치른 뒤 전주 KCC 전창진 감독이 이정현을 향해 "말 할 자격도 없다"라며 공개 질타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상황이다. 이날 유도훈 감독도 프로 선수로서 보여야 할 모습을 보이지 않자 쓴소리를 뱉은 것이다. 유 감독은 이전에도 "프로 선수라면 코트에 나와 승부하려는 근성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프로 정신을 강조했던 바 있다.

부상 악재 등이 계속되며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국가스공사. 어느새 시즌이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14승 21패로 8위에 자리 잡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를 위해서는 유도훈 감독이 강조한 프로 정신과 근성이 코트 위에서 100% 넘게 발휘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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