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영철 열사, 5·18 중요 기록물 기증...일기 편지 등 19종

故 김영철 열사, 5·18 중요 기록물 기증...일기 편지 등 19종

  • 기자명 김건완 기자
  • 입력 2022.01.24 12:41
  • 수정 2022.01.2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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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518 항쟁지도부 기획실장으로 활동
부인 김순자씨, 41년간 한 맺힌 자필 수기 포함돼
들불야학 설립 초기와 들불강학 행적 기록

[데일리스포츠한국 김건완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은 지난 20일 1980년 5‧18 항쟁지도부 기획실장인 고(故) 김영철 열사의 가족이 기증한 19종의 기록물에 대한 기증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기증된 기록물은 김 열사의 병원 진료기록, 판결문, 진술서를 비롯해 각종 일기와 메모, 편지, 증언 등 기록물 19종으로, 부인 김순자 여사의 자필 수기 2종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일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故 김영철 열사의 가족들이 기증한 19종의 기록물에 대한 기증 협약식을 체결했다. 사진은 기중자인 유족 김순자 (앞 왼쪽 두번 째) 여사와 홍인화(왼쪽 세번 째) 518기록관장이 함께 기념하고 있다. (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지난 20일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故 김영철 열사의 가족들이 기증한 19종의 기록물에 대한 기증 협약식을 체결했다. 사진은 기중자인 유족 김순자 (앞 왼쪽 두번 째) 여사와 홍인화(왼쪽 세번 째) 518기록관장이 함께 기념하고 있다. (사진=데일리스포츠한국)

김 열사는 1980년 5·18항쟁 당시 최후의 시민군으로 5월 27일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총상을 입고 구속됐다. 

1948년 전남 순천 태생으로 여순 사태로 부친을 여의고 목포를 거쳐 광주에서 성장했으며, 광주일고 졸업 후 공무원 생활을 하다 입대했고, 군 제대 후 신협 운동에 참여해 1976년 광천동 시민아파트에 입주해 아파트 공동체 운동에 참여했다.

1978년 7월 들불야학 설립 기반을 닦았으며, 들불야학 교장 겸 강학으로 활동해 박기순, 윤상원, 박용준, 박관현, 신영일, 박효선 등과 함께 들불 열사로 불린다. 

김 열사는 5‧18 당시 시민군 항쟁이 전개되자 들불야학팀과 함께 시민항쟁의 정당성을 알리는 투사회보를 광천동 숙소 인근에서 제작했으며, 1980년 5월 23일 도청 분수대에서 시민궐기대회에 연단에 올라 전두환 처단, 계엄령 철폐, 노동3권 보장, 국가의 책임, 정의로운 시민항쟁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시민군 항쟁지도부인 학생투쟁위원회 기획실장의 역할을 맡아 윤상원, 이양현 등과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총상을 입고 체포된 후 계엄군부의 군사법정에서 내란죄, 국가보안법, 계엄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고 혹독한 옥고를 치렀다. 

이듬해 석방 됐으나 극단적 자살을 시도하는 등 18년 동안 고문 후유증로 인한 트라우마와 병마에 시달리다 1998년 8월 16일 생을 마감했다.

특히, 기증 기록물에는 부인 김순자 여사의 자필 수기 2종도 포함됐다. 수기는 들불야학 설립 초기 상황, 5‧18 당시 남편의 투옥 속 임신 8개월로 홀로 막내딸 출산, 들불야학 구성원들의 행방, 계속된 가택수색, 트라우마를 겪던 남편의 극진한 병간호와 진료기록, 5‧18 기억 활동 등 다양한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중요한 기록물로 평가됐다.

한편,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은 지난해 말 이후 5월 민주화운동 기록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기록물 기증 의사를 밝히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기증 협약식을 연이어 추진할 예정이다.

개인과 단체 소장 5‧18 기록물에 대한 발굴조사를 거쳐 시민들에 의해 생성된 기록, 증언 등 중요기록물을 수집 정리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출판‧전시‧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5‧18 기록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기록물의 학술 조사연구도 함께 진행된다.

광주장애인체육회에 근무하고 있는 유족 김동명씨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록물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으로 생생하게 남아 있길 바란다”며 “풀뿌리 시민의 민주화 정신을 총칼로 짓밟은 군사반란 수괴자들이 호의호식하다 사과 한마디 없이 저승길로 가는 것이 몹시도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적시며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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