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골만 4골, 눈도장 쾅 찍은 국내파 선수들

데뷔골만 4골, 눈도장 쾅 찍은 국내파 선수들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2.01.15 22:49
  • 수정 2022.01.1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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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5일(한국시간) 열린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진규. 그는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5-1 대승에 앞장섰다 / 대한축구협회)
(사진=15일(한국시간) 열린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진규. 그는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5-1 대승에 앞장섰다 / 대한축구협회)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국내파 선수들이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데뷔골만 4골이 터져 나오는 등 그동안 해외파에 밀렸던 설움을 좋은 경기력으로 털어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소재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서 5-1 대승을 거뒀다. 북유럽의 복병이라 불리는 아이슬란드였지만, 예상과 달리 쉬운 경기가 펼쳐졌다.

한국은 전반에만 3골을 넣었다. 먼저 골문을 열어젖힌 선수는 조규성(김천)이었다. 조규성은 전반 15분 김진규(부산)의 감각적인 원터치 패스를 받아 골문으로 침투한 뒤 오른발로 아이슬란드 골망을 흔들었다. A매치 다섯 번째 경기에서 터진 데뷔골. 9분 뒤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한 번 접는 동작으로 상대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조규성은 지난 11월 최종예선 당시 부상으로 빠진 황의조(보르도)의 빈자리를 대체하는 등 벤투 감독으로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었다. 그런 와중 골까지 기록했으니,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8차전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조규성은 이날 득점뿐 아니라 건장한 체격의 아이슬란드 수비수들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몸싸움 능력을 보여줬고, 공이 없는 상황에서 보여준 움직임도 좋았다.

선제골 이후 권창훈(김천)이 골을 넣었고, 뒤이어 백승호(전북)가 한국의 세 번째 골을 뽑아냈다. 이 역시 백승호의 A매치 데뷔골.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송민규(전북)의 패스를 받은 뒤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 골로 한국은 전반전을 3-0으로 마쳤다.

후반전에도 A매치 데뷔골이 두 골이나 더 나왔다. 후반 28분 김진규는 이동경(울산)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나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밀어 넣으며 4-1로 달아나는 득점에 성공했다. 앞서 조규성의 선제골을 도운 그는 A매치 데뷔전에서 득점과 도움을 모두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마지막 데뷔골 주인공은 막내 엄지성(광주)이었다. 후반 31분 교체 투입된 엄지성은 10분 만에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이영재(김천)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으며 이날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평가전은 국내파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이었다. 그동안 해외파에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거 그라운드를 누비며 실력을 뽐냈다. 해외파 없이도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음을 완승으로 증명한 경기였다.

벤투 감독에게도 좋은 기회인 건 마찬가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와 권경원(감바 오사카)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K리거로 채워 넣으며 이번 전지훈련에 나선 벤투 감독. 해외파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고, 국내파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더불어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대표팀 공격 핵심인 선수들이 부상으로 최종예선 합류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번 아이슬란드전을 통해 새로운 공격 대안을 찾아야 했다.

그런 와중 조규성이 황의조의 대체자로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고, 신예 엄지성도 데뷔골을 뽑아내며 경쟁력을 증명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김건희도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득점이 취소됐지만, 전방을 열심히 누비며 팀 공격에 기여했다. 

특히, 1골 1도움을 올리며 대승을 이끈 김진규의 활약이 돋보였다. 3선과 2선을 오가며 공격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여기에 다섯 번째 A매치에서 데뷔골을 넣은 백승호까지 황인범(루빈 카잔), 정우영(알 사드)이 버티는 대표팀 중원에 뜨거운 경쟁의 불씨를 붙였다. 아이슬란드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K리그 무대를 누비는 국내파들의 경쟁력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후 벤투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7일 정도 훈련하고 나온 상태였지만, 선수들이 잘 준비해 공수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훈련한 결과를 바탕으로 주문한 부분을 선수들이 잘 반응해 줬다"라며, "앞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지만 남은 기간 더 연습해서 몰도바전과 레바논 원정 등을 잘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새해 첫 A매치에서 기분 좋은 대승을 거둔 대표팀은 오는 21일 같은 장소에서 몰도바를 상대로 현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이후 오는 27일 레바논 베이루트 소재 사이다 시립경기장에서 레바논을 상대로 최종예선 7차전을 갖고, 내달 1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시리아와 8차전을 치른다.

몰도바전 선발 라인업에 대한 질문에 벤투 감독은 "일단 두고 봐야 한다"라며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남은 기간 훈련을 통해 다음 경기 출전 선수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경기로 20년 만에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유럽 국가 상대 A매치 최다골 차 승리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2년 스코틀랜드와 평가전서 거둔 4-1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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