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파헤치기] ⑤배낭객들의 성지, 페어리메도우

[파키스탄 파헤치기] ⑤배낭객들의 성지, 페어리메도우

  • 기자명 Mehvi Awan
  • 입력 2022.01.11 14:33
  • 수정 2022.03.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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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명 ‘미라클’(miracle). 아프카니스탄에서 지난해 8월 우리 정부와 기관을 도운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 390명을 국내로 이송한 군 수송 작전명이다. 수도 카불이 혼란에 빠지자 우리 군은 공군 수송기 3대를 아프카니스탄 인접 국가인 파키스탄으로 급파해 구조에 성공했다. 한국과 파키스탄이 수교 39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파키스탄의 전통·음식·관광문화와 문화교류, 한국과 파키스탄의 민간·외교와 그 전망을 매주 1회씩 싣는다(편집자 주).

페어리메도우(Fairy Meadows)
페어리메도우(Fairy Meadows)

파키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축복받은 나라다. 특히 카슈미르와 북부 지역은 푸른 계곡, 높은 산, 호수와 강들, 화창한 날씨, 야생 동물들 그리고 친절하고 평화로운 사람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파르한, 아산, 하미드, 라페이, 캄란 그리고 라호르에서 온 필자와 친구들은 북부지역 및 다른 지역으로 약 1주일 간 파키스탄의 언덕과 산간지역을 방문했다.

카간, 나란계곡, 머리, 나티아갈리, 사이풀 물루크, 아안수 호수를 다녀온 뒤 이번에는 어디로 가야 할지 함께 논의하던 중, 자연 탐험가 파르한의 제의로 파르바트 앞 페어리메도우(Fairy Meadows)로 향했다. 길기트 발티스탄 지역의 디아미르 지역에 위치한 이곳은 비할 데 없는 아름다움 때문에 1953년 호주의 등반가 헤르만 둘에 의해 페어리메도우로 불렸다.

우리는 칠라스, 라이콧, 타투 빌리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페어리메도우로 가는 여행의 첫 번째 구간에서 차를 타고 이슬라마바드로 떠났다. 칠라스 검문소에서 몇 마일 떨어져 있는 동안, 파르한은 우리에게 라디오를 끄고 보안망이 뚫릴 때까지 있으라고 부탁했다. 카키색 수염을 기른 남자들이 임무에 따라 우리를 샅샅이 살피고 수색한 후 우리는 이동할 수 있었다. 베샴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라이콧으로 떠났다.

카라코람 고속도로를 통해 이슬라마바드에서 540km(336마일) 떨어진 해발 1400m(4595피트)의 라이콧 다리는 파키스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가는 관문이다. 라이콧 다리에서 지프를 빌려 가드레일이 없는 자갈길을 운전했다. 길이 너무 좁아 지프차만 들어갈 수 있었고 수백 피트 아래를 내려다보면 생명의 위협마저 느껴졌다. 우리는 목적지에 안전히 도착하기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메마른 산간지역에서 나는 소리는 우리가 탄 지프의 엔진 소리뿐이었다. 이 자갈길은 수백 년 전 낭가파르바트족 주민들이 메마른 언덕을 잘라내서 만들었다.

페어리메도우(Fairy Meadows)
페어리메도우(Fairy Meadows)

해발 2500m(9575피트)의 타투 빌리지(Tattoo Village)에 도착했다. 주유 후 본격적인 트레킹 장비를 갖춰 입고 타투 빌리지에서 페어리메도우까지 2시간 30분간 트레킹에 도전했다. 트레킹이 끝나자 우리는 악마의 산으로 알려진 낭가파르바트의 페어리메도우의 그림 같은 푸르른 고원을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소나무 숲이 덮인 아홉 번째로 높은 산 낭가파르바트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악마의 산에 오르려고 했던 사람 다섯 명 중 적어도 한 명은 내려오지 못했다. 심지어 세계 최초로 14좌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 라인홀트 마이스너도 산에서 발가락 7개뿐 아니라 동생을 잃은 후 다시 살아나야 했다.

우리는 해수면 3300m 상공에서 바비큐를 즐겼다. 이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축하할 수 있을까. 가이드 굴 칸(Gul Khan)은 우리의 요청에 따라 통나무를 정리, 우리는 염소를 요리했다. 낭가파르바트는 고요한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페어리메도우는 아름다운 푸른 고원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풍성한 낭가파르바트를 바라보며 전통 건축물이 즐비한 나무 오두막집에서 야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보름달이 뜬 밤이 됐다.

페어리메도우는 소나무 숲 한가운데에 무성한 녹색 목초지를 가지고 있다. 주변의 웅장하고 무성한 푸른색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인 여름철에 배낭 여행객들의 목적지가 되어왔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매년 수천 명의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 등산가, 야생 생물 연구원, 사진작가, 화가, 지질학자, 폴로 애호가들의 목적지다.

다음날 우리는 가파른 전망대로 올라가 울창한 숲을 지나 샘물을 마셨다. 낭가파르바트가 악마의 산으로 불리는 이유는 우리가 향하던 라이콧 때문이었다. 그쪽으로 가는 하이킹은 쉬워 보였지만 그렇지 않았다. 우리는 항상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페어리메도우에서의 마지막 밤. 그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신비롭고 눈부시고 잊을 수 없는 경험 중 하나였다. 그곳에서 더 많은 날들을 평화롭게 지내고 싶었지만 6일은 꿈처럼 지나갔다.

글: Mehvi Awan (인플루언서. https://heradventures.com/contact)

페어리메도우(Fairy Mead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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