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출발' KIA, '방향성' 못 잡으면 올해와 다를 것 없다

[기자수첩] '새출발' KIA, '방향성' 못 잡으면 올해와 다를 것 없다

  • 기자명 박민석 기자
  • 입력 2021.11.03 10:4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IA 윌리엄스 감독 / 사진=연합뉴스)
(KIA 윌리엄스 감독 /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민석 기자] ‘어긋난 톱니바퀴’는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계약 중도 해지라는 ‘최악의 결과물’을 낳았다.

KIA는 지난 1일 “윌리엄스 감독과의 상호 합의를 통해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 및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KIA와 윌리엄스 감독 간의 ‘불편한 동행’도 끝이 났다. 지난해 3년 계약을 맺고 KIA 유니폼을 입었던 윌리엄스 감독이지만,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사실상 경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2019년 7위에 그쳤던 KIA는 선수단 개편을 위해 팀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이자 ‘화려한 이력’을 지닌 맷 윌리엄스 감독을 선임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서 17년 동안 186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8 378홈런 1218타점의 기록을 남긴 ‘스타플레이어’였고, 지도자로서도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는 등 우수한 지도력을 뽐냈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이 부임한 뒤 2년 동안 KIA는 무엇을 했나. 지난해 6위, 올해는 창단 첫 9위까지 추락했다.

프런트와 감독 간의 ‘방향성 불일치’가 낳은 최악의 결과다. 지난 2017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KIA지만,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로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KIA가 선임한 윌리엄스 감독은 ‘윈 나우’를 외치며 매일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선수 육성’과는 동떨어진 얘기다.

그렇다면 ‘윈 나우’에 걸맞은 지원은 동반됐는가.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타선의 주축이었던 안치홍은 FA로 놓쳤고, 올 시즌에 앞서 양현종마저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전력이 갈수록 약해지는데, 좋은 성적이 나올 리는 만무했다.

결국 KIA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늙은 호랑이’가 됐다. KIA가 올 시즌 기록한 팀 타율 0.248(9위), 팀 홈런 66개(10위), 경기당 평균 득점 3.94(10위) 등은 모두 리그 최하위급 성적이다. 특히, 144경기 체재가 시작된 2015년 이후 70홈런을 채우지 못한 건 올해 KIA가 처음이다.

(KIA 조계현 단장 / 사진=연합뉴스)
(KIA 조계현 단장 / 사진=연합뉴스)

이에 이화원 대표이사, 조계현 단장도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다. 완전한 ‘새 출발’을 준비하는 KIA다. 

이제는 새 단장 및 감독 선임에 시선이 모인다. 지난 2년간 ‘실패’를 겪은 KIA이기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잘못된 ‘방향성’은 팀을 망친다.

KIA는 올 시즌을 치르면서 장현식, 정해영 등 걸출한 불펜 자원을 발견했고, ‘특급 신인’ 이의리도 연착륙에 성공했다. 양현종과의 FA 계약도 앞두고 있어, 다가오는 2022시즌, 투수진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다만, 타선은 여전히 문제다. 팀 타선의 ‘핵심’ 최원준마저 군에 입대한다. ‘신인 최대어’인 김도영은 아직 유망주일 뿐이다.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여기서 KIA는 선택을 해야한다. ‘타자 육성’에 매진하면서 향후를 바라볼 것인지, 아니면 확실한 ‘타선 보강’을 통해 높은 곳을 바라볼 것인지. 이는 새롭게 선임될 단장, 감독에 따라 달렸다.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KIA가 다가오는 2022시즌에도 ‘방향성’을 명확하게 잡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팀으로 남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