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했던 '소문난 잔치'…울산, 연장 끝에 전북 잡고 ACL 4강行

풍성했던 '소문난 잔치'…울산, 연장 끝에 전북 잡고 ACL 4강行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10.17 21:32
  • 수정 2021.10.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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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7일 열린 전북 현대와의 ACL 8강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울산 현대의 바코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17일 열린 전북 현대와의 ACL 8강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울산 현대의 바코 / 한국프로축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올 시즌 전북과 치른 세 번의 K리그1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허락하지 않았던 울산. ACL에서도 좋은 기세를 이어가며 4강 티켓을 획득했다.

울산 현대는 17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전북 홈에서 치러지는 단판 승부, 더불어 핵심 이동준이 부상으로 결장해 어려움이 예상됐던 울산. 그러나 연장전까지 접전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며 이겨냈다.

양 팀은 이날 리그에서 가동했던 베스트 라인업과는 다른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지난 7일과 12일 치러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를 소화한 이들이 많았기 때문. 울산은 조현우·김태환·홍철·이동경·이동준, 전북은 송범근·이용·김진수·백승호·송민규가 A대표팀에 다녀왔다. 이 중 울산은 이동준이 부상으로 이날 결장했고, 이동경과 홍철이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 전북의 경우 이용과 송민규를 벤치에 앉혔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선발로 나섰다.

(사진=17일 열린 울산 현대와의 ACL 8강 경기에서 첫 번째 동점골을 넣은 전북 현대의 한교원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17일 열린 울산 현대와의 ACL 8강 경기에서 첫 번째 동점골을 넣은 전북 현대의 한교원 / 한국프로축구연맹)

단판 승부이기에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이 펼쳐지지 않을까 했던 예상은 전반 13분 만에 깨졌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울산 바코.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바코는 상대 수비 압박이 느슨한 틈을 타 드리블을 시도, 세 명을 벗겨내고 박스 안에서 왼발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른 시간 선제골이 나오면서 전북이 심리적으로 쫓기게 됐다. 전반 초반이지만, 마음이 급해지면 정교한 플레이보다 단순한 플레이가 많이 나올 수 있는 상황. 물론, 제공권이 좋은 구스타보를 이용할 수 있지만 울산 역시 철저한 대비를 했을 게 분명했다. 때문에 측면 크로스에 집중한 공격 전개는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전북이 아니었다. 전반 38분 한교원이 답답한 흐름을 끊어내는 동점골을 뽑아냈다. 한교원은 상대 수비수 두 명 사이 공간으로 파고들면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이를 본 김보경이 뛰어가는 방향대로 전진 패스를 시도했고, 한교원이 오른발로 감아찬 공은 그대로 골대 구석을 찔렀다. 

1-1로 끝날 것 같던 전반 막판, 또 한 번 폭풍이 몰아쳤다. 바코가 순간적인 드리블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냈고, 페널티 박스 정면에 위치한 윤빛가람에게 패스했다. 공을 받아 그대로 돌아서 때린 윤빛가람의 슈팅은 송범근이 막아냈지만, 공이 홀로 있던 설영우 쪽으로 향했다. 설영우는 침착하게 골문 정면으로 패스했고, 오세훈을 거친 공은 윤일록의 슈팅 끝에 전북 그물망을 흔들었다. 추가시간 들어 리드를 되찾은 울산은 2-1로 전반전을 마쳤다.

(사진=17일 열린 전북 현대와의 ACL 8강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울산 현대의 윤일록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17일 열린 전북 현대와의 ACL 8강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울산 현대의 윤일록 / 한국프로축구연맹)

소문난 잔치는 후반전에도 팬들의 폭식을 유발했다. 후반 3분 쿠니모토가 이날 전북의 두 번째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김진수의 롱 스로인을 김기희가 헤더로 걷어냈으나, 쿠니모토를 피해 갈 수 없었다. 낙하지점을 제대로 포착한 쿠니모토가 왼발 발리슛을 때렸고, 조현우는 반응하지 못한 채 실점을 허용했다. 

추가 득점이 필요한 울산은 후반 20분 원두재를 빼고 이동경을 투입시켰다. 2선에 위치했던 윤빛가람이 한 칸 내려오고, 그 자리에 이동경을 배치해 공격 숫자를 늘렸다. 연장전까지 가지 않겠다는 홍명보 감독의 의지가 엿보이는 교체였다. 이에 맞서 김상식 감독도 후반 22분 쿠니모토 대신 송민규를 넣으며 역전 각오를 내비쳤다. 그러나 득점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이동경은 경기 템포에 빨리 적응하지 못했고, 송민규는 터치가 많지 않았다. 공격 기회에서도 전북은 김보경의 슈팅이 골대를 빗나갔고, 울산은 윤빛가람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때렸다. 결국 양 팀의 승부는 연장전에서 갈리게 됐다.

(사진=17일 열린 전북 현대와의 ACL 8강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울산 현대의 이동경 / 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17일 열린 전북 현대와의 ACL 8강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울산 현대의 이동경 / 한국프로축구연맹)

연장 시작 전 전북은 이승기와 한교원을 빼고 류재문과 이주용을 투입했다. 수비를 강화하면서 한 방을 노리겠다는 생각으로 보였다. 더불어 김보경 대신 일류첸코를 넣으며 투톱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윤일록 대신 이청용으로 응수했다. 전북은 연장 전반 7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구스타보의 강력한 헤더가 골문으로 향했지만 골대에 맞았고, 근처에 있던 일류첸코도 해결하지 못했다.  

위기를 벗어난 울산에는 이동경이 있었다. 연장 전반 11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이동경은 주저하지 않고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다. 역회전이 걸린 공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며 골대 모서리에 꽂혔다. 송범근의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아름다운 궤적이었다. 이 골로 다시 한번 리드를 잡은 울산은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시도, 수비를 단단히 했다. 전북은 세 번째 동점을 노렸지만 끝내 실패했고, 연장 후반까지 리드를 지킨 울산이 3-2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울산은 오는 20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K리그 팀이 동반 4강 진출을 확정 지은 건 2016년(전북, 서울) 이후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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