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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니폼 벗어 던진 외국인, 한국 야구가 우습나
  • 차혜미 기자 h_yemi829@dailysportshankook.com
  • 승인 2021.09.1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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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을까. 삼성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가 주심의 퇴장명령에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오며 분노했다. 

상황은 이랬다. 몽고메리는 지난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전에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0-1로 팀이 한 점차로 뒤지고 있던 4회 초 2사 상황. 볼 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김성철 주심이 마운드로 향했다. 

KBO리그 경기 스피드업 규정 4조 3항에 따르면 주자가 없을 때 투수가 12초 이내에 투구하지 않을 경우 주심은 첫 번째는 경고, 두 번째부터 벌금 20만 원을 부과하고 볼로 판정한다. 시간 계측을 위해 2루심에게 초시계를 휴대시키며 2루심의 계측은 투수가 공을 받은 후 타자가 타석에서 준비되었을 때 시작되며 계측이 끝나는 시점은 투수가 자유로운 다리를 드는 순간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몽고메리가 포수 강민호에게 공을 넘겨받고 3구를 던지기까지 20초가 걸렸다. 마운드로 향한 김성철 주심은 12초 룰에 대해 설명하는 듯 손가락 두 개를 들어 보였고, 몽고메리도 갸우뚱하더니 주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진행된 경기에서 몽고메리는 장성우를 투수 직선타로 직접 처리하며 4회 초를 끝냈다. 여기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몽고메리가 불평하듯 말을 쏟아냈고, 뒤에서 들어오던 김성철 주심이 몽고메리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심판의 판정 이후 불만을 가진 선수가 혼잣말 혹은 항의를 하다가 심판에게 퇴장당하는 일은 KBO리그에서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러자 몽고메리는 더그아웃에서 나와 김성철 주심에게 달려들었다. 동료 선수들이 몽고메리를 붙잡고 말렸으나, 흥분한 몽고메리를 말릴 수 없었다. 그는 주심에게 로진백을 던지며 욕을 하기도 했다. 이를 말리던 삼성 포수 강민호는 몽고메리의 모자로 황급히 그의 입을 가렸다.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유니폼을 벗어 그라운드 안으로 던져버렸다. 결국, 삼성은 전날의 역전승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KBO는 몽고메리의 퇴장과 관련해 “몽고메리가 12초 룰과 관련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F로 시작하는 명백한 욕설을 해 퇴장을 선언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몽고메리는 2년 전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 로열스 소속으로 뛰던 당시에도 비슷한 일로 퇴장을 당한 적이 있다. 캔자스시티가 5-4로 앞선 5회 말, 몽고메리가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몽고메리와 이야기를 나눴고, 주심이 주어진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기 위해 다가왔다. 

투수 코치가 내려가고, 몽고메리는 주심을 향해 중얼거렸다. 홈으로 향하던 주심이 몽고메리를 쳐다봤고, 구두로 주의를 줬다. 하지만 몽고메리는 계속해서 말했고, 몇 번의 대화가 오고간 뒤 주심은 퇴장을 명령했다. 

당시 몽고메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경기 초반 던진 몇 개의 공은 스트라이크였다. 심판은 객관적이고 올바른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해야 한다”라며 심판의 판정을 문제 삼았다. 

2년 전과 비슷한 상황. 허삼영 삼성 감독에 따르면 “12초 룰에 흥분할 부분은 아닌데 다른 어떤 불편한 사실이 있었던 것 같다. (볼 판정에 대한 불만을) 참고 있었는데, 12초 룰 경고를 받게 되니 감정이 폭발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물론 투구를 하다 보면 심판에 따른 스트라이크 존이 좁을 수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을 삭이고 경기 후 침착하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던 2년 전과 현재의 행동은 매우 달랐다. 굳이, 심판을 향해 로진백을 던져야 했을까. 유니폼을 벗어 던져야 속이 후련했을까. 

몽고메리의 이러한 행동은 한국 야구를 우습게 본 것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 진실은 몽고메리 자신만이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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