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빠르미, 대한민국 최초 ‘벼 3모작 시대’ 연다

충남 빠르미, 대한민국 최초 ‘벼 3모작 시대’ 연다

  • 기자명 이기운 기자
  • 입력 2021.08.17 20:31
  • 수정 2021.08.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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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빠르미, 청양 농가서 69일 만에 수확 후 이달 25일 이앙

양승조 충남지사(왼쪽)가 시설하우스 3모작을 위한 빠르미 수확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왼쪽)가 시설하우스 3모작을 위한 빠르미 수확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이기운 기자] 국내 쌀 품종 중 재배 기간이 가장 짧은 ‘충남 빠르미’가 대한민국 최초 ‘벼 3모작 시대’를 개막한다.

청양과 부여 시설하우스 농가에서 빠르미를 활용해 한 땅에서 두 차례 수확을 마친 뒤 세 번째 작물 재배를 시작, 연작 피해를 잡고 농가 소득을 높인다.

도 농업기술원은 17일 청양과 부여에서 양승조 지사, 농업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설하우스 3모작을 위한 빠르미 수확 행사’를 잇따라 개최했다.

청양 지역 시설하우스에서는 지난 1∼5월 수박을 재배한 뒤, 6월 9일 빠르미를 이앙해 불과 69일 만인 이날 벼베기를 진행했다.

오는 25일에는 2차로 빠르미를 이앙하고 11월 중순쯤 수확해 3모작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 농가는 그동안 봄철 수박 재배 뒤 일반 벼를 심어 10월 수확해왔다.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토마토를 재배하던 부여 시설하우스에서는 지난 5월 작물 재배를 마치고, 같은 달 25일 빠르미를 이앙했다. 이어 84일 만인 이날 수확을 마쳤으며, 다음 달 3일 오이를 심어 12월 중순쯤 수확할 예정이다.

부여 시설하우스는 대체로 10∼5월 토마토·6∼9월 멜론, 1∼5월 수박·6∼9월 멜론·10∼12월 수박이나 오이를 키우며 2∼3모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작물 3모작은 연작 피해를 일으키며,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시설하우스 토양 내 비료 등 염류 집적은 농가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지속적으로 사용해온 농약·비료는 토양에 염류를 집적시켜 작물 수확량을 감소시키고, 상품성을 떨어뜨려 농가 소득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토양 내 염류 집적 해결 방안으로는 담수 제염과 객토, 흡비작물 재배, 표토 제거, 미생물제제 처리 등이 있는데, 벼 재배를 통한 염류 제거는 효과가 85% 가량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반 벼 재배는 휴경 기간이 2∼3개월에 불과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시설농가에서는 벼를 재배하지 않고 물만 채워 놓거나, 벼를 심더라도 후속 작물 재배 시 대부분 갈아엎는다.

빠르미를 개발한 윤여태 박사는 “시설하우스는 염류 집적 문제 해결 방안으로 작물 재배 중간 벼 재배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긴 생육 기간 때문에 벼 대신 작물을 연속적으로 재배하며 땅을 혹사시키고 있다”라며 “이는 수량과 상품성에 악영향을 미치며, 동일한 인건비와 자재비를 투입하고도 소득이 줄어드는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양 시설하우스 사례처럼 빠르미는 70일 안팎에도 수확이 가능한 만큼, 짧은 휴경 기간 내 재배가 가능하다. 두 시설작물 재배 사이 휴경 기간에 빠르미를 재배함으로써 토질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작물의 수량과 상품성을 높여 소득 증대까지 연결한다. 또 수확한 빠르미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현재 전국 대형마트 온오프라인으로 판매 중인 빠르미 가격은 1㎏ 당 최고 5925원으로, 지난해 도내 생산 쌀보다 1㎏ 당 1000원 안팎 비싸다.

이날 행사에서 양승조 지사는 “대한민국 벼 품종 최초 7월 수확이 가능하고, 2기작을 성공했으며, 시설하우스 3모작도 가능한 빠르미는 충남 농정의 혁신과 도전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이어 “충남의 자부심이 담긴 빠르미를 앞으로 더욱 확산시켜 농촌이 잘살고 농업인이 행복한 충남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빠르미는 도 농업기술원이 지난 2009년부터 국내외 조생종 품종을 교배해 개발한 극조생종 품종으로 2기작·노지 2모작·시설하우스 3모작을 통한 농가 소득 증대, 노동력·농자재·수자원 절감, 기후변화 시대 식량위기 대응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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