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 울리고 6분간 묵념…떠난 영웅을 기리며

휘슬 울리고 6분간 묵념…떠난 영웅을 기리며

  • 기자명 우봉철 기자
  • 입력 2021.06.0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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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5차전 한국과 스리랑카 간 경기. 지난 7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감독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관중석에 설치됐다 / 연합뉴스)
(사진=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5차전 한국과 스리랑카 간 경기. 지난 7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감독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관중석에 설치됐다 / 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기자] 경기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렸지만, 경기장은 고요했다. 6분간의 묵념이 이어졌다.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과 스리랑카 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H조 5차전 경기가 열렸다. 앞서 치른 투르크메니스탄전 5-0 대승으로 이날 역시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예상됐다. 실제 스리랑카전 입장권 3500여 장은 예매 시작 20분 만에 매진되며, 그 열기를 실감케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 시작 후 팬들은 응원을 하지 않았다. 조용히 그라운드를 바라보거나,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은 채 6분의 시간을 보냈다.

이는 지난 7일 췌장암 투병 끝 영면에 든 고(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추모하기 위함이었다. 경기가 열린 이날은 유상철 감독의 발인이 진행된 날이기도 했다. 팬들의 묵념이 이어진 6분은 유상철 감독이 대표팀 시절 달았던 등번호 '6'을 뜻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과 협의해 경기 전 전광판에 헌정 영상을 상영하고, 묵념을 진행했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은 팔에 검은 밴드를 둘렀고, 파울루 벤투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검은 리본을 착용했다. 관중석에는 추모 통천과 함께 국화꽃 66송이가 달린 현수막이 게시됐다.

(사진=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한·일 월드컵 D조 1차전 경기. 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왼쪽)이 득점 후 설기현 현 경남FC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진=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한·일 월드컵 D조 1차전 경기. 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왼쪽)이 득점 후 설기현 현 경남FC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상철 감독은 한국 축구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한국의 사상 첫 본선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터트리는 등 '4강 신화' 주역으로 활약했다. 프로팀 감독으로는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를 맡아, 투병 중임에도 끝까지 벤치를 지키며 극적인 잔류를 이끌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인해 유상철 감독의 빈소를 찾지 못한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8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 전 묵념으로 유 감독을 추모했다. 그리고 이날 스리랑카전,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을 선배를 위해 대표팀은 평소보다 열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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