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박민석 기자] "주전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백업 선수들이 더 욕심냈으면 좋겠다"
LG 오지환은 지난 19일 NC전을 끝으로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약 열흘 만에 가진 1군 복귀전서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6-0으로 앞선 6회말 2사 1·2루서 8-0으로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만난 오지환은 "안구건조증은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심리적 요인이 컸던 것 같다. 가까운 거리서 투수에 집중하다 보니 눈이 갑자기 돌아가는 증상이 있었다"며 "다행히 2군에 다녀오면서 지금은 눈 상태가 완전히 괜찮아졌다. 내가 없는 사이 선후배들이 어려운 순간을 버텨내며 열심히 하는 것을 보니 정말 미안했다"고 말했다.
LG는 오지환이 안구건조증으로 2군에 내려가 있는 동안 이영빈, 손호영 등이 그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 팀의 주전 유격수인 그에게 후배들의 활약은 조급함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오히려 열심히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그는 "오히려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저는 경기 딱 임하는 순간에 무조건 100%로 한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그런 위기감이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르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이 경기 끝나는 순간까지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영빈이한테도 그렇고 (손)호영이한테 '나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 경기에 나가는 사람이 주전 선수다. 주전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부담 갖지 말고 보여줄 수 있는 거 다 보여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그는 올라오는 신예 선수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오지환은 "나는 항상 격려를 하는 편이다. 제가 어렸을 때 선배들의 '자신 있게 해라. 쫄지 마라' 이런 말씀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반면 후배들을 향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백업에 있는 선수들이 더욱 욕심냈으면 좋겠다. 기회가 왔을 때 그 선수를 이기려는 마음이 강해야 한다"며 "말 그대로 프로기 때문에 결과를 갖고 논한다. 수비만 잘해서 수비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타격에서도 준비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잠실=박민석 기자 kepain@dailysports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