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레전드' 김태균 은퇴식 "팬들은 내게 굉장히 큰 존재"

한화 '레전드' 김태균 은퇴식 "팬들은 내게 굉장히 큰 존재"

  • 기자명 박민석 기자
  • 입력 2021.05.30 13:48
  • 수정 2021.05.3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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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이 지난 29일 은퇴식서 울먹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태균이 지난 29일 은퇴식서 울먹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민석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화이글스 '레전드' 김태균이 은퇴식을 끝으로 20년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태균은 지난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끝난 뒤 은퇴식을 가졌다. 

그는 지난 시즌 2군에 있던 도중 은퇴를 선언했다. 한화 구단은 김태균에게 은퇴 경기를 권유했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은퇴 경기를 치르면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데, 후배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의미였다.

KBO가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 경기 거행을 위해 엔트리 등록이 필요한 경우 정원을 초과해 엔트리에 등록할 수 있는 특별 엔트리 제도를 도입했고, 김태균은 뒤늦게 은퇴식을 치를 수 있게됐다.

그는 은퇴식에 앞서 경기에 깜짝 출전했다. SSG랜더스와의 홈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것. 이후 1회초 플레이볼 선언 직후 노시환과 교체됐다.

김태균은 교체 사인을 받은 뒤 모자를 벗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관중들은 김태균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고, 상대팀 SSG 선수단도 더그아웃 앞에서 도열해 박수를 쳤다.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와 과거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태양은 꽃다발을 전달하며 그를 축하했다.

한화 선수단은 그라운드를 떠나는 대선배에게 승리를 선물하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도 SSG에 2-6으로 패했다.

경기가 종료된 뒤 은퇴식이 치러졌고, 김태균은 교복을 연상케 하는 정장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는 은퇴식 전 "한화 구단과 계약하기 위해 대전구장을 처음 방문한 날, 재학 중이던 천안북일고 교복을 입었다"며 "선수 생활의 처음과 끝을 비슷한 복장으로 하고 싶어서 교복 스타일의 정장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코칭 스태프와 후배들이 경기장에 들어선 그를 맞이했고, 지난해 은퇴했던 최진행, 송창식, 윤규진, 김회성, 양성우도 행사에 특별 참석했다. 또한 과거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함께 이끌었던 이범호 KIA타이거즈 2군 총괄 코치와 한화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류현진,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영상을 통해 김태균을 축하했다.

김태균은 "방망이를 처음 잡았던 30년 전, 한화는 내게 꿈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며 "한화에 지명받아 선수 생활을 했고, 이렇게 야구 인생에 마침표를 찍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감독님과 코치님, 역대 한화 이글스 사장님, 단장님들, 프런트 직원분들이 계셨기에 제가 이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는 현재 큰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며 "팬들이 염원하는 정상에 서는 그날이 꼭 올 것이라고 믿는다. 저도 팬 여러분과 함께 이글스가 정상에 서는 그날까지 항상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감정이 복받친 김태균은 몇 차례 울컥하며 감정을 추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고생한 부모님과 아내,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2001년 한화에 입단한 김태균은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 진출한 2010, 2011년을 제외하고 18시즌 동안 '한화이글스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통산 20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 2209안타 311홈런 1358타점 1024득점 출루율 0.421의 성적을 남겼고, 특히 역대 우타자 통산 최다 안타(2209개) 기록을 갖고 있다.

또한 지난 2016년 8월 7일 NC전부터 2017년 6월 3일 SK(현 SSG)전까지 86경기 연속 출루를 달성하며 한·미·일 프로야구 최다 경기 연속 출루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의 등번호 '52번'은 영구 결번으로 지정됐다. 이글스의 영구결번은 장종훈(35), 정민철(23), 송진우(21)에 이어 김태균이 4번째다.

김태균은 끝으로 "팬들은 내게 굉장히 큰 존재였다. 여러분 덕분에 내가 더 빛날 수 있었고 더 나은 김태균이 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많은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의 감사한 마음을 영원히 간직하며 살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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