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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의 섬과 등대여행] <133회> 여수 남면 금오도멸치 황금어장의 뱃노래, 어야~디~야 어야~디~야 어기여차 어서~가세
  • 박상건 소장 pass386@daum.net
  • 승인 2021.05.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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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 섬문화연구소 소장] 금오도는 여수시에서 남쪽으로 20km 해상에 있다. 여수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금오도 가는 배를 탔다. 가장 먼 항로이지만 가막만 일대 작은 섬들을 둘러보며 가고 싶었다. 짧은 항로를 이용할 경우 백야도~함구미항 12.67㎞, 돌산도 신기항~여천항 8.1㎞ 거리다.

철부선 맨 앞자리는 만물트럭이 차지했다. 고령인구가 많은 섬사람들에게 만물트럭은 반가운 손님 중 하나다.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만물트럭은 섬에서는 움직이는 슈퍼마켓으로 통한다. 만물장수는 할머니들 말동무이자 개인적으로 주문한 생필품을 구입해 전달하는 아름다운 전령사이기도 하다.

철부선 만물트럭

금오도는 유인도 11개, 무인도 21개 등 32개 섬으로 이뤄졌다. 섬 면적은 27.0㎢, 해안선 길이는 64.5㎞다. 금오도는 여수에서 돌산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돌산도, 횡간도, 소리도, 월호도, 두리도, 개도 등 섬들과 금오열도를 이룬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금오지구에 해당한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금오지구 해안선 길이는 185.9㎞. 노랑때까치, 수리부엉이 등 희귀조류 35종이 자생하는 동물낙원이다. 또한 수산자원의 보고이자 해상관광자원의 명소다.

특히 금오도 해역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멸치 황금어장이다. 이날도 멸치잡이 선원들은 그물 털기가 한창이다. 남해안 멸치어선 선원들은 그물을 후릴 때마다 거문도 뱃노래를 합창한다. “어야~디~야 어야~디~야/어기여차 어서~가세/어야~디~야 가자 가자/어~서 가자 어야~디~야”

멸치잡이 어선

금오도 멸치잡이 방식은 수심이 깊지 않고 조류가 빠른 곳에서 긴 그물을 던져 어획하는 이른바 낭장망어장이다. 금오도는 육지 하천수 공급으로 플랑크톤 생산력이 높고 돌산도와 통영 욕지도에서 동서방향으로 밀려오는 해류, 대마도서 북상하는 난류가 교차하는 해역으로 먹이생물과 영양염류가 풍부하다. 적정 수온으로 빛에너지를 흡수하는 녹색색소인 클로로필의 농도가 높다. 그래서 연안 정착성, 회유성 어종들이 산란장과 성장해역으로 최적의 조건이다. 이 해역에서 연간 20만 톤 이상의 멸치가 생산된다.

금오도 사람들은 큰 멸치를 정어리라고 부른다. 주로 젓갈이나 쌈밥용으로 활용한다. 멸치는 크기에 따라 세멸, 소멸, 중멸, 대멸, 특대멸로 구분하는데 금오도에서는 보통 10㎝ 이하의 중멸, 소멸이 많이 잡힌다. 대부분 볶음용, 국물 다시용으로 활용한다. 금오도 멸치어장의 영향 탓에 최근 여수시 식당가에서 각광받는 메뉴 중 하나가 바로 멸치국수다.

멸치는 잡는 즉시 어선에서 바로 삶기도 하고 국물용 큰 멸치 등은 해안도로에서 햇볕에 건조한다. 멸치 떼는 4월부터 6월까지 산란을 위해 해안가로 몰려든다. 이 때문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네 주민, 여행객, 낚시인들은 몽돌과 갯바위 사이에서 파닥이는 멸치를 줍다시피 한다. 맨손으로 쓸어 담은 멸치는 즉석 회와 구이로 먹거나 젓갈로 사용하고자 대야, 낚시용 저장고에 듬뿍듬뿍 담아가곤 한다.

여천항

이런 먹이사슬 때문인지 동고지에서는 토종 돌고래로 멸종위기종에 속한 상쾡이와 바다거북이도 그물에 걸려들고 포구에는 섬사람들이 해달이라고 부르는 수달이 뛰어다니는 풍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금오도 바다가 황금어장이라면 산은 울창한 숲이다. 숲이 검게 보일 정도라서 거무섬으로 불렀던 금오도는 조선시대에 울창한 숲과 사슴이 많아서 사슴목장으로 지정해 일반인 출입과 벌채를 금하는 봉산정책 대상지이기도 했다.

금오도에는 현재 874세대에 1408명이 거주하고 남쪽 섬 안도와 안도대교로 연결됐다. 주민들은 바다에서 전복, 해삼, 톳, 멸치를 잡고 육지에서는 쌀, 보리, 콩, 고추 등 농산물을 자급자족하며 산다. 사계절 낚시꾼들이 찾는 섬인데 주요 어종은 감성돔, 참돔, 붉은돔, 돌돔이다.

유송리 무인등대

금오도 지명은 ‘황금 자라 섬’이라는 뜻이다. 절벽이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섬이 자라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금오도 해안은 80m 내외 절벽으로 이뤄진 벼랑길이 많다. 벼랑의 사투리가 비렁. 금오도 비렁길 18.5㎞ 탐방로는 행정안전부의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사업 공모에 당선돼 조성됐다. 대부산·망산 등 해안 벼랑길은 등산과 일출, 일몰 포인트다.

비렁길 탐방로는 자연 그대로 숲과 해안선을 따라 5개 코스로 나눠졌다. 길마다 고란초 군락지, 취나물, 고사리, 참가시나무, 생강나무, 비자나무, 동백나무, 소사나무, 소나무 등 생생한 식생을 자랑한다. 능선에서 탁 트인 여수 앞바다와 크고 작은 섬들을 조망할 수 있다. 가을이면 해풍에 휘날리는 억새밭, 다도해 출렁이는 섬과 포구마을 조화가 일품이다.

금오도에서 자주 마주하는 작물 중 하나가 방풍나물이다. 다른 섬에서는 벼랑에서 자라는데 금오도에서는 밭과 앞마당 화단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전국 생산량의 95%를 차지한다. 해풍에 자란 방풍은 쌉쌀하면서도 오묘한 맛이 특징. 중풍, 중금속 해독, 비염, 천식, 호흡기 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고(松高)는 소나무가 많은 곳, 솔숲의 곶이라는 뜻이다. 송고마을은 조선시대 궁궐을 짓고 임금의 관을 짜고 판옥선 등 군함을 만드는 소나무를 공급했다. 송림 아래 해안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감성돔 산란처다. 참돔, 돌돔 등 입질이 탁월해 사계절 낚시꾼들이 찾는다. 이 마을에서는 돔 양식이 활발하다.

비렁길 1구간 시작 지점이자 여객선 포구마을인 함구미는 숯을 굽던 마을. 산줄기 끝부분이 용머리를 닮아 용두리라고도 부른다. 기암절벽의 아홉 골짜기로 이뤄져 함구미라 부른다. 용두바위에서 고흥반도 나로도우주센터가 보인다.

오동도

금오도에서 가장 큰 마을인 우학리는 1975년 지방어항으로 지정된 어항마을이다. 해안지형이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간 내만을 이루고 경사가 완만한 간석지가 발달했다. 여객선 이용객이 많은 여천마을은 해풍과 파도의 피해가 적은 만이 형성됐다. 선사시대 조개껍질 퇴적층인 조개더미가 유송리 마을 앞 바닷가까지 분포한다.

이웃 섬 안도와 연결하는 안도대교 연결지점이자 비렁길 5코스 종점인 장지마을은 해안에 자갈이 길게 깔린 마을이라고 해서 ‘진작지’, 장지마을로 부른다. ‘2021 어촌뉴딜300 공모사업’에 선정돼 방파제·선착장을 확장하고 어부밥상, 루프탑 카페 등을 만들 예정이다. 폐교를 리모델링해 바다캠핑장과 어부장터도 만들어 금오도 대표 어촌관광마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우학리 어선

마을 개척 당시 동구 밖 버드나무숲이 있어 ‘큰 버들개’라고 불렀던 대유마을 앞 바다 800m 거리에 수항도가 있다. 항아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의 수항도 면적은 0.05㎢, 해안선 길이는1km다. 섬에는 몇 년 전까지 2가구 3명의 주민이 거주했으나 현재는 무인도다.

금오도는 함구미에서 안도까지 자전거 길도 잘 조성돼 있다. 심포~장지까지 15.5Km 구간으로 2시간 소요되고 전체 구간은 25.7㎞로 총 3시간 소요된다. 여천항에서 안도까지 하이킹 코스는 해안도로를 따라 툭 트인 바다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명품 코스다.

금오도로 가는 길은 서울에서 고속버스의 경우 센트럴시티터미널~여수터미널, 승용차는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순천완주고속도로~동순천IC~국도17호~여수, 기차는 용산역-여수엑스포역, 항공은 김포~여수공항 코스다.

여객선은 여수~금오도 1일 3회, 돌산도 신기항~금오도 1일 7회, 백야도~금오도 1일 4회 운항한다. 섬 안에서 마을버스가 운행한다. 문의: 여수시 관광과(061-659-3877)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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