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너네 아빠 어제 졌지?" 한선수 의욕 다지게 된 한마디

[현장인터뷰] "너네 아빠 어제 졌지?" 한선수 의욕 다지게 된 한마디

  • 기자명 차혜미 인턴기자
  • 입력 2021.04.1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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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한선수. (사진=KOVO)
대한항공 한선수. (사진=KOVO)

[데일리스포츠한국 차혜미 인턴기자] "아빠로서 처음으로 힘든 순간이 생겼습니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대한항공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2007~2008시즈 입단한 한선수는 대한항공에서만 13년을 지내며 올시즌 전까지 3번의 정규 시즌 우승과 1번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뤄냈다. 유독 통합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FA를 앞둔 마지막 시즌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됐다. 

경기 후 만난 한선수는 우승 소감을 묻자 "'과연 이걸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있었다. 어린 선수들은 그 중압감이 더 컸을 것이다. 리베로 오은렬이 힘들었을텐데 정말 잘 해줬다. 버티고 버텼던 것이 통합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선수에게는 2017~2018시즌 이후 두 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한선수는 "(2017~18시즌) 챔프전 우승 땐 저희가 간당간당하게 올라왔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했으니 당연히 챔프전 우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정규시즌 1위를 하고 나서 '산을 다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산은 계속 오르고 있었고, 깔딱고개를 안 넘은거였다. 챔프전은 산을 넘을 수 있는 가장 힘든 구간이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세터 하승우에 대해서는 "좋은 세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창창하게 클 수 있는 세터다. 리그 세터 선수들 중 가장 잘한다"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V-리그는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됐다. 올시즌은 리그 후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2주간 리그가 중단된 것 이외에는 말끔히 시즌을 마쳤다. 한선수는 "지난해는 선수 의지와 관계없이 시즌이 중단돼 허탈했다. 무관중 경기도 그랬다. 이번 시즌에는 중단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허탈감을 또 느끼고 싶지 않았다. 끝까지 완주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안도했다. 

이날 계양체육관에는 한선수의 가족들이 아빠를 응원했다. '우승'아빠가 된 소감을 묻자, 한선수는 큰 딸 효주양과의 일화를 얘기했다. 한선수는 "큰 딸 효주가 초등학교 2학년이다. 효주 반 친구가 '너네 아빠 어제 우리카드한테 졌지?'라고 물어봤다더라. 이 얘기를 듣는데, 정말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아빠로서 처음으로 힘든 일이 생겼다. 지기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새롭게 각오를 다진 계기를 설명했다. 

주전 세터로서, 팀의 주장으로서 우승을 이끈 한선수는 올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그는 "저의 행방은 아직 잘 모르겠다. 우승을 만끽하고 난 뒤 회사와 얘기해보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가고 싶은 팀이 있냐는 질문에 "가고 싶은 팀이라기 보다는 제 생각과 맞는 팀, 제가 뛸 수 있는 곳이라면 상관 없다"고 덧붙였다.

인천=차혜미 인턴기자 h_yemi829@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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