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을 상대하는 다윗의 특별함, 서울 이랜드가 '서울 더비'를 준비한 방법

골리앗을 상대하는 다윗의 특별함, 서울 이랜드가 '서울 더비'를 준비한 방법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1.04.15 12:52
  • 수정 2021.06.1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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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골리앗을 상대하는 다윗의 준비는 특별했다. 서울 이랜드가 '도전자' 입장에서 시작한 FC서울과의 '서울 더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서울 이랜드 FC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21 하나은행 FA CUP 3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서울 이랜드는 후반 39분에 터진 레안드로의 결승 헤더골에 힘입어 '서울 더비'를 승리로 장식했다.

FC서울을 맞이한 서울 이랜드의 각오는 특별했다. 정정용 감독은 "서울전 준비는 상대가 공격적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저희는 방어를 잘 해야 한다. 수비를 조직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역습을 하던 것을 준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 K리그1 팀에 도전하는 입장인데 조절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각오는 비장했지만 정정용 감독의 표정에는 여유가 있었다.

정정용 감독은 잔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선수들을 제외하고 베스트 멤버를 가동했다. 베네가스와 레안드로를 벤치에서 출격시킨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정정용 감독은 전반엔 수비 조직력을 단단히 하는데 힘썼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마자 서울 이랜드 선수들은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했다. 전방 압박을 통해 FC서울의 실수를 유발했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져 오스마르의 부담감이 커진 상황에서 이랜드의 예상치 못한 압박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이건희는 엄청난 활동량으로 압박 수비에 기여했다. 정정용 감독은 이건희에게 '전방 수비수'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믿음을 보였다. FC서울은 오히려 밀려 다니며 어려움에 빠졌다. FC서울은 전반 이른 시간에 조영욱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교체 카드를 사용하는 등 흐름이 좋지 않았다.

전방 압박 후 역습을 펼치던 서울 이랜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베네가스를 투입했고 이어 레안드로까지 교체하며 한 골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계속해서 위협적으로 골문을 두드리던 서울 이랜드는 결국 후반 39분 결과를 만들어 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김진환이 머리로 연결했고 레안드로가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세트피스는 정정용 감독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 중 하나. 실제로 경기 중에 정정용 감독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활발한 주문을 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세밀한 위치 조정과 움직임, 타이밍을 모두 강조했다. 결국 결승골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다년 간 연령별 대표팀을 통해 토너먼트를 치른 경험에서 나온 결과였다. 정정용 감독은 "모든 대회나 리그가 끝나고 리뷰를 해보면 세트피스 득점률이 높다. 토너먼트의 경기에서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세트피스의 중요성이 크다. 선수들에게도 얘기를 했다. 토너먼트에선 심리적인 부분도 있다. 이번에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상대가 급하기 때문에 냉정하게 기다린 부분이다. 그러면서 세트피스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 창단 이후 첫 '서울 더비'에서 승리를 맛본 정정용 감독은 동등한 입장에서의 경쟁을 원했다. 즉, 서울 이랜드가 올 시즌 승격에 성공해 내년 K리그1 무대에서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정 감독은 "내년에 정말 동등한 입장에서, 우리가 K리그1으로 올라가서 멋있게 홈 앤 어웨이로 경기를 하고 싶다. 오늘(14일)은 잠시 골이 안 들어갔나 할 정도로 조용했다. 원정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잠실에서 반드시 경기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이랜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정정용 감독은 "동계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말도 안 되는 목표 설정을 했다. 승격, 무패 우승, ACL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나는 이미 날아갔다(웃음). ACL은 나갔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 항상 말 한다. 리그도 중요한데 그런 기회를 만들면 한 경기라도 더 뛸 수 있으니 만들자고 했다. 끝까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음 경기가 강원인데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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