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농심 키워라" 신춘호 회장 영면

"세계 속 농심 키워라" 신춘호 회장 영면

  • 기자명 우봉철 인턴기자
  • 입력 2021.03.28 14:04
  • 수정 2021.03.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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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농심 창업 후 '라면왕'이라 불리며 진두지휘…생전 서울대병원에 10억 기부 의사 밝혀

(사진=농심 신춘호 회장 / 농심)
(사진=농심 신춘호 회장 / 농심)

[데일리스포츠한국 우봉철 인턴기자] 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향년 92세 나이로 영면했다.

농심은 27일 "신춘호 회장이 오늘 오전 3시 38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자 농심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은 최근 노환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농심에 따르면 신춘호 회장은 몇 달 전 마지막 출근 당시 임직원에게 "거짓 없는 최고의 품질로 세계 속의 농심을 키워라"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 창업 이래 50여 년간 강조해온 품질의 중요성을 마지막 업무지시로 다시 한번 강조한 것.

이어 신춘호 회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에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전략을 가지고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최근까지 신제품 출시 등 주요 경영 사안을 꼼꼼히 챙긴 신 회장의 회사를 향한 애착을 알 수 있는 메시지였다.

울산 출신인 신춘호 회장은 1958년 대학교 졸업 후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공업 사장으로 일했다. 이후 독자적인 사업을 모색한 끝에 1965년 롯데공업을 계열분리해 농심을 설립했다. 당시 일본에서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이 인기몰이를 한 것에 주목해 내린 결단이었다.

신춘호 회장은 농심 창업 후 신라면을 출시해 라면 업계 판매 1위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며 대성공을 거뒀다. 그가 '라면왕'이라 불리게 된 계기다. 이어 신 회장은 한국 최초의 짜장 라면인 짜파게티와 새우깡 등 각종 과자 제품을 출시하며 사업을 넓혔다. 

특히 신춘호 회장의 역작이라 할 수 있는 신라면은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며 부동의 인기를 유지 중이다. 평소 '스스로 서야 멀리 갈 수 있다'라는 철학을 갖고 농심 초기부터 연구소를 설립, 독자 기술로 제품을 개발해 온 신 회장의 유산인 셈이다.

지난 1992년까지 농심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신춘호 회장은 농심의 그룹 체제 전환 후 그룹 회장직을 맡아왔다. 이후 별세 이틀 전인 지난 25일 농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입되지 않으면서 경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 상태였다. 

신춘호 회장은 최근까지 노환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며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신 회장은 자신을 돌본 의료진과 관계자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생전 기부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 관계자는 "신춘호 회장이 최근 서울대병원에 10억원 기부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안다"라며 "아직 구체적인 기부금 사용처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신춘호 회장 별세로 차기 회장에는 현재 농심 대표이사인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박준 부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지난 1979년 농심에 입사해 전무, 부사장 등을 거친 신 부회장은 2000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사실상 농심 경영을 맡아왔다.

한편, 신춘호 회장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5시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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