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김성은 인턴기자] "오늘 심판이 완전히 문제 있는 거야. 신경 쓰지 말고 우리 할 거 하나하나씩 하자"
지난 2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이 1세트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전한 말이다.
우리카드는 한전에게 3:0(21-25, 20-25, 17-25)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신 감독은 "1세트의 불이익이 경기 흐름을 많이 바꾼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했다.
논란의 키워드는 '포지션 폴트'였다. 배구 경기에서 로테이션과 포지션 폴트는 까다로운 규칙에 속한다.
한 선수가 서브를 독점하는 것을 막고 선수들이 골고루 서브할 수 있게 포지션 로테이션이 돌아간다. 리시브 받는 팀이 득점을 올려 서브권을 받게 되면 득점한 팀만 시계 방향으로 한 칸씩 옮기고 서브권을 가진 상태에서 득점을 올렸을 때는 로테이션을 하지 않는다. 로테이션이 된 포지션에서 공이 서브자의 손을 떠나기 전까지는 자신의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논란의 장면은 1세트 13-13 상황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시몬의 서브를 하현용이 더블 컨택을 하며 점수를 내줬다. 이 상황에서 알렉스는 한전의 포지션 폴트를 지적했고 신 감독도 강력하게 항의했다.
배구 규정에 '서브를 할 때, 전위는 후위보다 네트 쪽에, 레프트는 라이트의 좌측에, 센터는 레프트와 라이트의 중간에 있어야 한다'라고 나와 있고 '이 규정을 어기면 반칙이 선언된다'고 명시돼 있다.
한전의 서브 상황에서 황동일(등번호 6번)이 센터 위치에 신영석(등번호 1번)이 라이트 위치에 있어야 했다. 하지만 신영석은 센터 위치에 서 있었고 황동일은 이시몬이 서브를 하자 다급하게 라이트 위치로 넘어왔다. 포지션 폴트로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신 감독은 강하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았고 한전의 점수는 그대로 올라있었다.
같은 세트 16-16에서 다시 한번 포지션 폴트가 논란이 됐다. 알렉스가 서브 에이스를 올리며 우리카드의 득점으로 인정되나 싶었지만 심판은 포지션 폴트를 지적했다. 한전에서 포지션 폴트가 아니라고 항의하자 주심은 오심을 인정하며 노카운트 선언을 해 알렉스의 서브 에이스가 사라졌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포지션 폴트가 3번이나 더 있었다. 심판과 감독관 모두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주심과 부심은 서로 자기 구역이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서브를 받는 팀 포지션 폴트는 부심이 판단하고, 서브를 넣는 팀 포지션 폴트는 주심 소관의 사항이다. 주, 부심 모두가 포지션 폴트를 잡아낼 수 없다면 폴트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카드는 25일 KOVO에 다수의 포지션 폴트 오판정에 대한 조치 및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의견 요청서를 제출했다. KOVO의 확실한 대처가 한국 프로배구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