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 재건 약속' 홍명보 감독, "우승에 대한 갈증, 이제는 답해야 할 때"

'명가 재건 약속' 홍명보 감독, "우승에 대한 갈증, 이제는 답해야 할 때"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1.01.0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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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기자회견에 나선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사진 =울산 현대)
취임 기자회견에 나선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사진 =울산 현대)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울산의 사령탑 홍명보 감독이 명가 재건을 선언했다.

울산 현대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은 7일 울산 동구 클럽하우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홍명보 감독은 이 자리에서 팬들에게 처음 인사를 건넸다.

울산 김광국 단장은 기자회견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에게 꽃다발과 함께 등번호 11번이 적힌 유니폼을 전달했다. 울산의 제 11대 감독으로 선임된 것을 기념하는 의미였다.

홍명보 감독은 "처음으로 울산 팬들에게 인사드리는 자리다. 팬들과 대면했으면 좋았을 텐데,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현장에 돌아와 팬들을 만날 수 있어 기대된다. 내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울산이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지난 3년 동안 대한축구협회(KFA) 전무로 활동했던 홍명보 감독은 4년 만에 지도자로 현장에 복귀한다. 울산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홍명보 감독은 "감독, 행정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마음 한 켠에는 K리그 감독을 생각하고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전무로 행정가 임무를 수행할 때 '어떤 감독 제안이 와도 하겠다'고 생각했다. 3년 동안 열심히 하니 임무가 끝났다. 오늘 정몽규 회장님 체제에서 3선 새 집행부가 가동된다. 새롭게 출발하는데 잘되길 바란다. 선수 시절 함께 했던 후배들과 멋진 경쟁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의 숙제는 명확하다. 울산의 K리그 우승의 한을 풀어야 한다. 울산은 2005년을 끝으로 K리그1 우승이 없다. 홍 감독은 "최근 세계 축구의 흐름을 보면 퀄리티 있는 선수들로 강한 스쿼드로 만드는 추세다. 물론 레스터 시티처럼 예상을 깨는 팀도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좋은 선수를 모아 리그를 준비하고 이어간다. 울산은 2년 동안 훌륭한 선수들을 모았다. 준우승을 했다고 해서 그 과정이 물거품이 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구단과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다"라며, "울산이 못 넘은 건 전북이다. 10년 전부터 좋은 선수들을 모았다. 전북은 K리그를 선도해가는 명문 팀이다. 2년 동안 울산이 정책적으로 만들어서 전북과 마지막까지 경쟁한다는 자체만으로 울산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중요한 고비에서 우리가 이기지 못한 건 큰 한이라고 할 수 있다. 승부처에서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일치된 목표를 이루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점이 전북보다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이 순간부터 선수들과 만들어가야 한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프로 선수의 가치와 책임감을 심어주겠다"고 강조했다.

민감한 질문도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후 사퇴 기자회견에서 K리그 선수들을 향해 'B급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홍명보 감독은 "사임하는 자리에서 나온 것 같은데, K리그를 비하할만한 여유와 이유가 없었다. 나의 발언이 K리그 팬들에게 상처를 줬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나는 K리그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지금까지 아시아를 선도하는 리그를 비하하거나 깎아내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축구인으로서 K리그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갖고 있다. 당시 발언으로 실망하셨을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울산 감독으로 어떤 진심을 갖고 있는지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취임 기자회견에 나선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과 김광국 단장 (사진=울산 현대)
취임 기자회견에 나선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과 김광국 단장 (사진=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은 울산의 슬로건으로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One of All, All of One)’정했다. 홍명보 감독은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다. 우리팀의 슬로건 아래 모두 하나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홍 감독은 "개인만의 헌신 희생을 일방적 요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인 만큼 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물론 각자 개성은 충분히 살릴 것이다. 헌신, 희생하면 거기에 대한 보상과 격려도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 개인과 팀이 서로 배려한다면 위대한 결과물 만들 수 있다. 선수단 책임자로서 개인의 책임과 헌신을 지지할 것이다. 이것이 제가 지휘봉 잡고 있는 동안 울산 선수단이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이다"고 설명했다.

팀의 주장에 대해선 "팀의 주장은 감독 이상의 중요성을 가진 자리다. 감독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고 경기장에서는 감독 역할도 수행해야한다.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지금 생각하는 선수에게 부탁을 할 것인지, 선수단 전체의 의견을 종합해서 정할지 생각 중이다. 리더십도 있어야 하고 전반적인 것들을 고려해서 주장을 정하겠다. 지금은 선수단이 다 모이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이른 감이 있다"고 솔직한 의견을 전했다.

울산의 영원한 라이벌 전북 현대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상식 감독은 화공(화끈한 공격)을 선언하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의 축구는 어떨까. 홍 감독은 "제가 울산 현대 감독 부임해서 몇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팬들이 보시기엔 화끈하고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 역동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하지만 올해 클럽월드컵, 리그, ACL, 컵대회 경기를 치르고, 해외 경기 치르고 나면 2주 격리가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이런 축구, 저런 축구 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상황이 있다. 잘 파악하고, 제가 어떤 축구를 하고 싶은지 어떤 방향의 경기를 할지 때로는 여러분들께 팬들께 아이디어를 듣고 정리해보겠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울산의 우승에 대해서는 "부임과 동시에 우승 숙제 부여받았다. 아주 단순하고 목표가 아주 명확하다. 올해는 우승이라는, 2005년 이후 우승 못한 갈증 알고 있다. 거기에 답해야 한다. 우승보다 중요한 것은 우승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 팀 구심점으로 만들고 울산 유소년 팀이 특수성이 있다. 그 선수들도 앞으로 잘 성장시켜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만들것을 약속시킨다. 올 한해 팀 스쿼드 변화하는 과정이지만 젊고 우승에 도전하는 역량, 잠재력 갖춘 선수들로 꾸려보겠다"고 자신했다.

울산은 2021시즌 개막전부터 전북을 상대한다. 보통 K리그1 우승 팀과 FA컵 우승 팀이 개막전에서 만나지만 지난해 전북이 '더블(두 번의 우승)'을 달성하며 두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울산과 매치업이 성사됐다. 홍명보 감독은 "울산이 K리그 우승 가기 위해선 전북을 반드시 넘어야한다. 지난 시즌 울산이 전체적으로 적게 지고 득점도 앞섰지만 전북과의 맞대결 이기지 못해 우승을 놓쳤다. 전북전은 승점 6점짜리 경기다. 경쟁하는 팀에 절대 지지 않는다는 각오로 첫 경기부터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홍명보 감독은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홍명보 감독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울산 현대의 11대 감독으로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울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을 믿고 응원을 해주시면 좋겠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가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으면 좋겠다. 경기장에서 뵙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지내시면서 만나뵙길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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