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꼬리자르기?…신한銀, 신한금투와 갈라서기?

라임사태 꼬리자르기?…신한銀, 신한금투와 갈라서기?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특별취재팀
  • 입력 2020.11.1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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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연대,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과하고 투자된 원리금 반환하라”

[데일리스포츠한국 특별취재팀] 자고 일어나면 라임사태 뉴스가 쏟아질 정도로 전 국민의 핫 이슈로 부상했지만 정작 피해고객들은 이렇다 할 보상안 마련은커녕 누구도 사과하거나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의 설정 금액은 총 1조6000억원에 이른다. 신한금융투자는 3300여 억 원을 판매했고, 신한은행은 2700여 억 원을 판매했다. 신한금융 차원에서 볼 때 6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판매한 셈이다. 그 외에도 환매 중단된 펀드는 독일 헤리티지 펀드 4000억(신한금투), 젠투펀드 4200억(신한금투), 아름드리 450억(신한은행), 교보 로얄클래스글로벌M펀드105(신한은행) 등이 있다.

지난 4일 피해자연대 회원들이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장면
지난 4일 피해자연대 회원들이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장면

신한금투는 지난 2018년 11월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투자회사 미국IIG와 SEC(미국증권거래위회)로부터 청산통보 메일을 받고도 이를 숨기고 운용방식을 변경해 가면서 펀드판매를 지속해왔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분조위) 지난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 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한 투자원금 전액 반환 결정을 했다. 사실상 라임과 신한금투가 펀드의 부실을 숨기고 상품 설계단계부터 공모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 재판에서 라임 해외무역금융펀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윤 모씨는 IIG에 투자된 펀드가 신한금투 측 제안으로 만들어졌고, 신한금투가 해외펀드 투자 의사결정에 최종권한을 갖고 있으며 펀드 기준가 역시 신한금투를 통해 간접적으로 받아보는 상황이라고 증언했다. 또 신한금투가 해외펀드 투자 의사결정에 최종 권한을 갖고 환매 대응은 신한금투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은 그동안 IIG에 투자된 펀드가 신한금투의 ‘OEM 펀드’이며 해외무역금융 펀드 투자는 신한금투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해왔다.

이날 증언했던 윤 모씨는 신한금투에서 라임으로 근무지를 변경한 인물로 보이고 지난해 10월 신한금투와 라임이 IIG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기 위하여 케이만제도에 청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에서 그의 증언에 신빙성이 실리고 배임을 우려한 라임과 신한금투의 형식적인 청원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한은행과 신한금투는 자산관리분야(WM)에서 복합점포(신한PWM)로 운영되고 있다. 신한 PWM은 은행과 증권의 결합 형태로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주요 임원들이 겸직하는 구조다. 특히 신한WM(자산관리) 그룹장인 왕미화는 신한은행 부행장이자 신한금투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케이만제도 법원에 제출한 파산요청서 자료 일부
케이만제도 법원에 제출한 파산요청서 자료 일부

신한은행은 신한 PWM을 통해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2700억 규모의 라임 C.I펀드를 기획해 판매했다. 은행 측은 “라임이 망해도 원금이 보장된다. 안전한 상품이니 걱정하지 말라”면서 부당한 권유를 지속했고 만기 1년짜리 상품에 년4% 이자에 선취수수료 1%(이자25%)의 높은 수수료를 받았다. 거액의 투자금을 모은 뒤 이 자금은 ‘펀드돌려막기’ 용으로 사용했다. 그렇게 고객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며 불법적 사익을 추구했다. 이는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 신한은행은 높은 선취수수료를 받으면서 관리감독의 의무는 다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상품자체도 불량상품이고 제안서대로 운용이 될 수도 없는 상품을 사기 판매했다. 불량상품을 판매하라고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촉구한 이유다.

라임 C.I펀드는 올해 7월 금감원 분조위에서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한 라임무역금융펀드와 이름과 시차만 다를 뿐 실제로 신한금투에서 판매한 것과 동일한 펀드라고 피해 고객들은 일관되고 공통된 주장을 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투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전혀 모르고 라임 C.I펀드를 판매했다고 주장하지만, 복합점포로 운영되는 구조에서 펀드가 부실이 발생하고 폰지사기에 휘말리는 상황에서 이를 몰랐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신한금융그룹의 결재 임원들을 조사하면 명백하게 밝혀질 사실들이고 신한은행 내부서도 사측의 이런 변명들이 이해가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미 일련의 수사결과와 재판과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여러 증언으로 신한금투와 라임의 공모여부가 기정사실화 됐다. 이런 가운데 신한은행은 법적 처벌을 면키 위해 제 식구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대형 로펌을 통해 신한금투와 연결고리를 없애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해진다. 신한은행이 신한금투와 복합점포로 운영되는 하나의 체계적인 조직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시스템에서 빚어진 불법행위들은 분명하고 합당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라임의 펀드 환매중단 집단사태가 발생한지 1년째를 맞았다. 7월 분조위 결정에 대해 판매사들은 마지못해 이를 수용했고 금융감독기관과 검찰이 조사를 진행 중이나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피해자들은 금융감독원의 징계는 솜방망이 처벌이고 판매사 임원들은 자리보존에만 연연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목도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펀드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 고객들은 물질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자들은 국가와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금융제도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느냐고 되묻고 있다. 고객들에게 불량상품을 판매한 담당자들은 승진과 성과급까지 챙겼다. 한 피해 고객은 “우리 가족의 뼈와 살을 깎아 만든 전 재산인데 이를 가지고 그들만의 배를 불리고 대형 로펌을 지렛대로 활용해 법 뒤에 숨어 질질 시간 끌며 우리가 지쳐 나자빠지기만 기다리는 듯해서 절망과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연대는 원리금을 받는 최후의 일각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과하고 투자된 원리금을 반환하라고 거듭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admin@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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