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이상민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가을야구가 한 경기 만에 끝났다.
키움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LG 트윈스에 3-4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선발 브리검과 불펜 투수들이 호투했지만 연장 13회 역전을 허용하며 패했다.
불과 한 달 전만에도 키움이 허무하게 가을야구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9월 말까지 2위를 지켰고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전까지 3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두산과 최종전에서 패하며 5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그리고 와일드카드전에서 LG에 패하며 한 경기 만에 포스트시즌을 마쳤다.
키움은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냈다. 시작부터 좋지 못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승인 86승과 준우승을 이룬 장정석 감독과 결별했다.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팀이 감독을 교체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그래도 시즌이 시작되자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키움은 10월 초 팀이 잠깐 삐끗하자 또 한 번 파격적인 결정을 단행한다.
손혁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는 소식을 알리며 김창현 퀄리티 컨트롤 코치를 감독대행 자리에 앉혔다. 하지만 당시 키움은 3위를 유지했고 정규시즌이 얼마 남지 않아 감독 교체는 모두가 의아해 하는 결정이었다. 결국 키움은 반등하지 못하고 정규시즌을 5위로 마무리했다.
외국인 타자도 실패도 한몫 했다. 키움은 2년간 활약하던 제리 샌즈와 재계약에 실패하고 테일러 모터를 새로 데려왔다. 하지만 모터는 10경기 만 뛰고 방출 당했다. 대체 선수로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출신 에디슨 러셀을 영입했다. 초반에는 반짝였지만 러셀은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타율 0.254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믿음직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와일드카드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교체 출전해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키움의 탈락이 더욱 아쉬운 이유는 플레이오프부터 모든 경기가 고척돔 중립 경기로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플레이오프부터 고척돔 중립 경기로 열기로 합의했었는데, 고척의 주인 키움이 일찌감치 떨어지며 홈 이점을 얻지 못하게 됐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올 시즌 여러 가지로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해줘서 오히려 제가 힘을 받아 코치님들과 함께 이끌 수 있었다"라며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마지막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