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최수원 심판, 연이틀 오심…“심판은 룰이 필요없네”

또~최수원 심판, 연이틀 오심…“심판은 룰이 필요없네”

  • 기자명 박상건 기자
  • 입력 2020.08.24 17:04
  • 수정 2020.08.2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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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판독 시간 3분 지났는데 번복……선수와 팬들 부글부글……KBO 대책마련 절실

[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심판인가? 프로야구 연이틀 오심논란이 점입가경이다. 프로야구 선수와 팬들의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되레 품격을 떨어뜨리는 장본인들을 이제 퇴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틀 동안 같은 팀끼리 경기에서 오심문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프로야구 전체 민심을 요동치게 한 이상 이제 자질 논의 수준을 넘어 퇴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다. KBO가 일시적 징계 수준으로 시간 보내기와 잠시 여론을 잠재우는 방식보다 한국 프로야구 미래를 생각하며 심판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수술하고 진지한 대책을 내놓아 할 때다.(관련기사 8월 24일자 2면 머리기사)

심판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윌리엄스 감독
심판에 강력하게 항의하는 윌리엄스 감독

지난 23일 KIA-키움전에 앞서 KIA 윌리엄스 감독은 전날 오심의 순간인 김호령 캐치 장면 리플레이를 100번 정도는 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날 KIA-키움전에서 KIA는 선발 양현종의 6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8회말 주자 없이 1사후에 승리를 목전에 뒀다. 이정후의 타구가 길게 담장 쪽으로 치솟았고 중견수 김호령이 펄쩍 뛰어올라 담장에 부딪치며 수퍼캐치로 명수비를 연출했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최수원 2루심은 2루타를 선언했다. KIA는 비디오판독을 요구했지만 기회를 다 소진해서 판정을 바꿀 수 없었다. KIA는 결국 5연패 늪에 빠졌다. 최수원 심판은 이 때 오심뿐 아니라, 임기영 투수 보크논란의 장본이기도 하다. 극도로 분노한 KIA 팬들은 최수원 퇴출 서명운동과 청와대 국민청원을 전개 중이다.

그런데 문제의 장본인인 최수원 심판은 다음날 KIA-키움전에 또 다시 주심으로 출장했다. KBO 심판위원회 로테이션에 따라 전날 2루심이던 최수원 심판은 주심으로 배치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최소한 KIA 측에 진정어린 사과를 했어야 했다. 그래야 타 구단과 야구팬들 역시 향후 심판에 대해 한 가닥의 신뢰를 가져볼 수 있었을 것이다.

2010년 6월 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투수 아만도 갈라라가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9회 2사 퍼펙트 기록을 앞두고 마지막 타자 제이슨 도날드를 1루 땅볼로 유도했다. 명백한 아웃을 당시 1루심 짐 조이스는 세이프로 선언, 타이거즈 대기록이 무산됐고 심판의 역대급 오심으로 기록됐다.

비디오판독 하는 최수원 주심
비디오판독 하는 최수원 주심

당시 타이거즈 팬들은 일제히 야유를 퍼붓고 타이거즈 감독도 거세게 항의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 22년 베테랑 심판 짐 조이스는 경기 후 투수 갈라라가를 찾아가 오심을 인정하고 정중히 사과했다. 그는 다음날도 눈물을 흘리면서 투수와 타이거즈 구단에 다시금 사죄했다.

최수원 오심 후 행동거지와 너무 대조적이다. 최수원 주심은 23일 경기에서 또 다시 판정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운명처럼 22일과 같은 8회말 상황. KIA가 6-5로 앞선 8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KIA는 홈으로 쇄도하는 키움 3루주자 김웅빈을 아웃시켰다. 키움은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판정은 세이프로 뒤집혔다. 그런데 비디오판독이 3분을 훌쩍 넘겼다. 비디오판독 규정은 “3분이 지나도록 판정을 뒤집을 수 없는 근거를 찾지 못하면 원심이 유지된다”고 돼있다.

KIA 윌리엄스 감독은 “3분이 넘었는데 왜 판정을 번복하느냐”, “당신은 또 잘못된 판정을 내렸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심판진은 비디오판독 후 항의하면 퇴장당할 수 있다며 그를 퇴장시켰다.

야구 팬클럽 사이트에서는 ‘최수원씨 보세요 규정도 몰라요?”라며 KBO 규칙위원회 규정을 복사해 올리는가 하면, 9회 역전홈런으로 KIA가 이겼지만 “이긴 건 맞는데, 왜 이리 찜찜한지”라며 오심판정을 비난했고, “어떻게 저런 주심이 외부 심판강의를 다니나?”, “심판은 룰이 필요없네”, “최수원 심판조는 오심조”라는 의견과 언론보도마다 비난 댓글이 넘쳐났다.

전날 경기에 비디오 판독 요구를 2차례 사용권 소진했다면서 오심을 번복하지 않다가 이날은 규정을 어겨가며 1심 판정을 번복했다. 감독도, 선수도, 팬들도 기가 찰 노릇이다. 이현령 비현령이다. 심판의 선수와 팬들을 대한 태도가 무례와 오만함의 극치다.

지난해 7월 6일 한화-KT 전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다. 7-8로 뒤지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한화 김태균 병살타가 세이프 판정으로 바뀌면서 동점, 10회말 9대8 끝내기 역전승으로 승패가 엇갈렸다. 이런 오심은 비일비재했지만 여전히 KBO도 심판위원회도 무대책이다.

‘심판재량’은 심판에 대한 신뢰가 전재될 때 가능하다. 특정 팀에 기회를 더 주고, 덜 줄 수 는 없다. 그러나 유독 특정 팀에게 오심이 잦다면 심판횡포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심판재량이 ‘감정재량’이라는 힐난과 함께 “최수원 심판은 최동원 투수 동생”으로 회자되며 연고지 중심 프로야구에서 끊임없이 논란의 단초가 된 점은 곱씹어 봐야 하는 대목이다. 오야나무 아래서 갓끈 매지 말 일이다. 선수와 구단은 매 경기 자신의 삶과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이다. 이런 프로경기에서 심판이 더 진중하고 겸허하며 형평성, 공정성,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야구 팬클럽 커뮤니티 심판 비판 글모음
야구 팬클럽 커뮤니티 심판 비판 글모음

심판도 인간이고 경기의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을 거론하기에는 이제 오심문제가 도질 때로 도졌다. 불신의 상징이 됐다. 팬들은 오심 때마다 불심감만 더욱 깊어간다. 심판들은 선수와 팬들을 대하는 자세부터 고쳐야 한다.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을 벗고 선위의 경쟁으로 치열한 경기장에서 중심을 잡고 더 투명하고 열린 자세로 합리적이고 즐거운 스포츠 무대의 연출진으로 동참해야 한다.

심판이 기승전결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많은 경우의 수가 산재한 경기에서 완벽한 잣대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심판위원회는 스스로 비디오판독 4심 합의제 등 여러 사례를 고민 있게 연구하고 K-야구 진화를 위해 더불어 전진하는 길을 모색할 줄은 알아야 한다. KBO는 심판윤리와 책임문제, 선수와 팬들이 보다 참신하고 역동적인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프로그램과 제도개선을 강구해야 한다.

데일리스포츠한국 2020년 8월 25일자 1면
데일리스포츠한국 2020년 8월 25일자 1면

22일 오심사건 후 KIA 타이거즈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 결과가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나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아마 모든 구단의 감독과 선수, 팬들의 바람일 게다. 프로야구 오심문제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졌다. 청와대가 답하기 전에 KBO가 먼저 당당하고 진실하게 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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