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라임사태 전액반환 결정에 ‘침묵’

신한은행, 라임사태 전액반환 결정에 ‘침묵’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특별취재팀
  • 입력 2020.07.09 07:26
  • 24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한금융그룹 복합점포 운영 민낯 드러나…고객 자산・상품정보 공유 영업시스템

[데일리스포츠한국 특별취재팀]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2018년 11월 이후 무역금융펀드 투자회사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로부터 펀드의 부실 및 청산통보를 받고도 판매한 무역금융펀드 4건, 총 1611억 원에 대해 투자원금 전액 반환을 결정했다.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투자원금의 98%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판매사가 이를 감추고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고, 일부 판매직원들은 투자성향 등을 임의로 기재하거나 합리적 투자판단의 기회를 원천 차단했던 것으로 인정돼 민법 제 109조(착오로 인한 의사표시)를 적용한 것이다.

피해자들이 판매사기 책임을 물어 신한은행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판매사기 책임을 물어 신한은행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금감원은 현장조사에서 판매사가 투자자 성향 임의기재, 손실보전각서 작성, 실명확인절차 위반, 계약서류 대필, 고령투자자 보호절차 위반 등 여러 법규를 위반한 사항을 확인했다. 또한, 투자한 자산이 부실화 된 상황에서 판매사가 제안서의 수익률, 투자위험, 핵심정보 등을 허위기재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제공하거나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상품제안서를 변조하고 투자자 성향을 조작하고 임의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분쟁조정 결과 100% 수용할거라더니…

신한은행, 라임사태 전액반환 결정에 ‘침묵’

신한금융그룹 복합점포 운영 민낯 드러나

고객 자산현황・상품정보 공유하는 영업 시스템

분조위의 결정 발표가 있던 지난 1일 서울남부지검(형사6부 조상원 부장검사)은 신한은행 본사를 11시간 압수수색했다. 이번 분조위 결정의 주된 대상이 신한금융투자였던 만큼 검찰의 신한은행 압수수색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신한은행은 그동안 신한금융투자와 관련설을 부인했었다. 그러나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자산관리분야(WM)에서 ‘복합점포’ 즉 메트릭스체제로 운영된다. 신한은행 WM사업부 관계자는 “2002년 국내 최초로 은행과 증권을 통합한 PB비즈니스 모델을 출범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실제로 신한은행 부행장급 5명이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직을 겸직했다. 이런 시스템으로 고객 자산현황이나 상품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복합점포를 통한 ‘소개영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관련기사 본지 6월 17일자 1면)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 겸직현황표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 겸직현황표
라임펀드 환매 연기 현황 ’19.12월말 기준 (금융감독원)
라임펀드 환매 연기 현황 ’19.12월말 기준 (금융감독원)

지난 2018년 11월 라임과 신한금투가 수익률을 조작하고 폰지사기를 공모했던 사실은 이미 금감원 조사에서 드러났다. 그로부터 5개월 후 라임과 신한은 로디움사와 펀드 재구조화 작업을 통해 다시 라임 CI펀드를 기획해 판매했고 플루토 돌려막기에 이 자금을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협업 구조는 중대한 역효과를 초래했다. 신한은행은 신한금투에서 2018년 11월에 라임 플루토 TF-1호 폰지사기에 연루돼 사기판매 공모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2700억 규모의 라임무역금융 크레딧 인슈어드(CI펀드)을 추가로 고객들에게 판매, 부실펀드 돌려막기 의혹이 불거졌다. 라임 CI펀드의 부실을 감지한 경남은행은 지난해 5월에 CI펀드 판매를 취소 · 중지했고, 타 금융권에서도 더 이상 라임 상품들을 판매 중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만 라임사태 폭발 직전인 지난해 8월말까지 상품을 이전보다 더 많이 판매했다.

피해자연대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차이니즈 월’(업체 내 정보교류 차단 장치) 핑계를 대며 “신한금투는 계열사 일 뿐 신한금투에서 일어난 라임과의 사기공모는 모르는 일이라고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것. 제보자는 “왕미화 신한은행 부행장 겸 신한금투 부사장에게 묻고 싶다.”면서 “은행과 금투 양사의 임원을 겸직하는 상황에서 이런 사기극을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무슨 이유로, 누가 시켜서, 양사를 돌아다니며 라임과 사기공모를 했느냐?”고 반문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금감원 조사 결과, 신한은행에서 판매한 CI펀드 제안서와 판매PB의 상품설명은 원금과 이자 100%가 우량신용보험에 가입된 상품이라고 했으나, 조사 결과 매출 채권은 올해 1월 기준 51.47%만 보험에 가입돼 있음이 확인됐다. 나머지 자산은 플루토-FI D-1호(27.8%), 플루토TF-1호(1.16%), 사모사채(18.35%. 로디움의 자회사 트리테라스로 추정), 현금성자산(1.21%)으로 편입됐다. 사실 매출채권 51.47%의 보험가입여부도 아직 미지수며, 1년 만기 상품을 5년 만기 장기사모사채 투자한 것과 플루토 돌려막기에 편입한 것은 기획부터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사기적부정거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사문서위조에 해당한다.

라임 크레딧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CI펀드) 자산 편입 현황
라임 크레딧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CI펀드) 자산 편입 현황

분조위의 결정에 판매사는 내부적으로 먼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판매사가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문제는 금감원의 ‘취소결정권한 유무’ 문제, 판매사 내부적으로 ‘배임 소지’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판매사 불만 또한 잠복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판매사만 믿고 상품에 가입했고 판매수수료를 받은 판매사들은 이를 책임져야 하며 운용사에게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면서 “판매사의 책임 경중을 떠나 피해자들에게 원금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한 피해자는 신한은행 배두원 부행장과 펀드가입 지점의 센터장을 면담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배 부행장은 “고객에게 원금을 보상해주고 싶어도 배임 문제가 있어 지금은 어렵지만, 추후 금감원 조정 발표가 원금 100%반환으로 결정 나면 은행은 분쟁조정 결과를 따를 것이며, 하루빨리 전액반환 결정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피해자는 분쟁조정안이 결정되면 ‘결정안을 100% 수용할 것’이라는 약속을 이제는 조속히 실천하라고 촉구했다.

피해자들과 판매담당 PB와의 통화 내용 녹취록 일부
피해자들과 판매담당 PB와의 통화 내용 녹취록 일부

지난 5월 또 다른 피해자는 신한은행 정문 앞에서 진옥동 행장과 만났는데 “라임 스텔라펀드는 판매를 중지하고 원금과 이자를 조기 환매해줬는데, 왜 라임 CI펀드는 계속 더 팔았느냐?” 묻자, 진 행장은 “나는 그런 지시를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은 희대의 사기 사건의 몸통이 신한지주임이 드러났는데 은행장이 모르고 지시한 적이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데일리스포츠한국 2020년 7월 9일자 1면
데일리스포츠한국 2020년 7월 9일자 1면

이런 가운데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회장과 신한은행 진옥동 행장, 왕미화 WM그룹장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은행을 믿고 투자한 피해자들은 사업과 가정이 무너지고 삶이 송두리째 망가지고 있는 상황인데 은행 책임자들은 자리보존에 연연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피해자들은 피해 고객을 방치하고 법의 테두리에 숨어 침묵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 1등 금융그룹을 자부하는 금융사 최고경영진들의 자세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아무튼 이번 분조위 결정과 검찰의 압수수색은 이 사건의 분수령이면서 문제 해결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팀 admin@dailysportshankook.com

※ <데일리스포츠한국> 라임사태 특별취재팀에서는 라임펀드 피해자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우리은행, 신한금투, 신한은행, 대신증권, 메리츠종금, 신영증권, 하나은행, KB증권, 부산은행 판매사로부터 피해를 당한 여러분의 적극적인 기사제보를 부탁드립니다. 연락처는 이메일(admin@dailysportshankook.com) 팩스(02-725-2551)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