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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아픔 고스란히 머금은 그 등대 그 바다[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91)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화진포・금구도
  • 박상건 기자 pass386@daum.net
  • 승인 2020.06.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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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대진등대는 북쪽으로는 통일전망대 가는 길, 남쪽으로는 화진포 가는 길이다. 대진등대는 동해 최북단 유인등대로 31m 상공에서 북한과 남한 해역을 비춘다. 불빛은 37km 거리까지다. 등대 불빛이 그대로 동해안 북방어로한계선이다.

분단의 아픔 고스란히 머금은 등대

그 바다에서 써내려간 두 아이의 ‘가을동화’

대진등대 전경

대진등대는 북녘의 저진도 무인등대와 아래로 화진포 거진등대까지 원격 조정한다. 등대에서 대진항 방파제를 따라 해안선을 걸었다. 30여 분 정도 걸어서 화진포 해양박물관에 도착했다. 거진항에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해안도로로 10분 정도면 당도한다. 속초에서 버스를 탈 경우는 대진고등학교 앞에서 900m 걸으면 화진포다.

화진포 입구에 화진포 해양박물관이 있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각종 조개류, 갑각류, 산호류, 화석류, 박제 등 1500여종 4만여 점을 전시하는 패류박물관, 그리고 수중생물 125종 3000여 마리가 전시된 어류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개장 시간이 지났지만 서울에서 예까지 왔노라니 여직원은 친절히 문을 열어줬다. 바다 속을 죄다 옮겨 놓은 느낌이다. 물개부터 크고 작은 해저생물이 전시돼 있다. 작은 조개에 오래도록 눈길이 머물렀다. 바퀴고둥, 밤고둥, 비단가리비, 꼬마꼭지고둥, 주름예쁜삿갓조개, 각시언청이고둥, 목주름고둥, 이색구슬우렁이 등 이름처럼 예쁜 조개들이 오색찬란했다.

화진포 해양박물관

박물관에서 10여분 거리에 드넓은 백사장으로 펼쳐진 화진포가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도 격찬한 화진포는 72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석호 호수다. 청정의 호수와 바다가 절경을 이룬다. 화진포호는 강 하구와 바다가 닿는 곳에 생긴 자연호수로 담수와 해수가 섞인 석호다. 예전에 동해 바다였는데 세월이 흘러 동해와 격리돼 형성됐다. 호수 둘레는 15km를 넘는다. 호수에는 잉어, 숭어, 향어, 가물치 등이 풍부하고 천연기념물 고니 떼와 철새들이 장관을 이룬다. 이름 그대로 백조의 호수다.

화진포 지명은 설화로 전하는데 이화진이라는 구두쇠 부자가 있었다. 그는 이웃들에게 너무 인색하고 야박했는데 어느 날 시주 온 스님에게 곡식 대신 소똥을 줬다. 이를 지켜보던 며느리가 얼른 쌀을 퍼서 스님께 시아버지의 용서를 빌었다. 스님은 시주를 받으며 “나를 따라오라.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나더라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며느리는 고충고개에 이르러 뒤를 돌아보았는데 이화진이 살던 집과 논밭이 모두 물에 잠겨 호수가 됐다는 것.​ 화진포에는 이 설화 속 여인상을 조형물로 세워 놓고 있다.

화진포

화진포해변 백사장은 수 만년 동안 조개껍질과 바위가 부서져 만들어진 모나즈 성분의 모래로 이뤄졌다. 고성군이 시범해수욕장으로 지정한 화진포는 기암괴석이 신비의 극치를 이룬다. 바닷물이 깨끗하고 수심이 얕은 동해안 최북단 해수욕장이다.

2000년대는 대표 한류 드라마인 ‘가을동화’ 촬영지로 주목받았다. 은서와 준서가 어린 시절 추억을 쌓던 그 바다다. 준서가 은서를 업고 마지막을 보낸 라스트신 바다가 바로 화진포다.

화진포는 1973년 개장했고 1990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수려한 자연풍광을 자랑한다. 특히 금강송은 줄기가 곧고 수피가 얇으며 재질이 우수해 예로부터 궁궐의 대목으로 사용됐다. 화진포 금강송은 수령이 100년 이상으로 추정되고 20m 이상의 높이다. 산림청은 이 솔숲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10곳 중 하나로 선정했다. 고성군은 ‘화진포 소나무숲 삼림욕장’으로 단장했고, 통일전망대에서 이곳까지 둘레길 코스를 ‘화진포 산소길’로 명명하고 있다.

김일성별장

솔숲 해안가에 화진포의성(김일성 별장), 이승만대통령 별장, 이기붕별장이 있다. 화진포는 한국전쟁 전까지는 소련군정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역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전망 좋은 암벽 위에 ‘화진포의 성(城)’이라는 유럽풍 성과 유사한 휴양지를 마련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간부들이 여름휴가지로도 사용했다. 김일성은 가족들과 화진포를 자주 찾았다. 이후 이 건물은 ‘김일성 별장’으로 불렸다.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숙, 김정일의 ‘백두산 3대장군’이 함께 찾았다. 한국전쟁 후 삼팔선이 그어지면서 휴전선 남쪽이 대한민국 영토에 편입됐고 이승만과 이기붕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며 두 별장이 여기 있게 됐다.

화진포의 성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석조 건물로 화려함이 돋보인다. 이곳에는 옛 별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자료와 김일성 가족이 사용한 응접세트 등 유품이 모형물로 전시됐다. 김일성 별장의 숨겨진 전망 포인트는 옥상이다. 옥상에서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화진포의 성이 동해를 내려다보는 언덕에 있는 것과 달리 이승만 별장은 바다는 보이지 않고 화진포 호만 내려다보인다. 유족으로부터 기증 받은 물품을 전시해놓고 있다. 이기붕 별장은 이승만과 김일성 별장 사이 호숫가에 위치한다. 이 별장은 해방 후엔 북한 공산당 간부 휴양소로 사용되다가 휴전 후 이기붕과 박마리아 여사 개인 별장으로 사용했다.

금구도

화진포 해변에서 3백여m 떨어진 앞 바다에 무인도 금구도가 있다. ‘거북섬’이라는 뜻의 이 섬에 대숲과 갈매기 나는 모습이 한 폭의 산수화다.

금구도는 광개토대왕의 능이 있다고 전한다. 광개토대왕릉은 중국 길림성 집안현 호태왕릉으로 추정했으나 고구려 연대기에 화진포의 거북섬에 왕릉 축조를 시작했고 광개토대왕 18년 8월에 화진포 수릉축조 현장을 대왕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던 것으로 기록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끈 바 있다.

광개토대왕이 서거한 이듬해인 장수왕 2년 화진포 거북섬에 광개토대왕의 시신을 안장했다고 전하고 그곳에 광개토대왕능 수비대가 왕릉을 지키고 있었으며 신라 군사와 수비대의 잦은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한다. 또 문자명왕2년 이곳에서 광개토대왕 망제(望祭)를 지냈다는 기록도 전한다.

금구도는 가을이면 대나무 숲이 노랗게 변해 섬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둘어 이색적인 풍경화를 그려낸다. 여름에는 사람들이 배를 타고 건너가 해초, 전복 등을 채취하고 해수욕을 즐기기도 하며 겨울철에는 천연기념물 201호 고니를 비롯한 철새들이 군무를 펼친다.

이밖에도 화진포해변에서는 매년 여름에 맥주시음대회, 해변 노래자랑, 페이스페인팅, 윈드서핑 대회가 열린다. 주변에 건봉사지(강원기념물51), 어명기 가옥(중요민속자료 131), 청간정(강원 유형문화재 32) 등 문화재와 통일전망대, 송지호해수욕장, 설악산국립공원, 역사안보전시관 등이 있어 연계 여행에 좋다.

금강송 숲

화진포에서 거진항까지 이르는 4km 구간은 송강 정철이 해안선을 유람하며 지은 관동별곡의 무대다. 관동별곡 800리길이라 부른 이 길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조그만 항구가 나오는데 초도항이다. 맑고 투명한 바다를 자랑하며 금구도와 멋진 조화를 이루는 포구다.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낚시터이기도한데 배낚시를 할 경우 학꽁지, 임연수어, 가자미 등아 많이 잡힌다.

화진포 해안도로

화진포로 가는 길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신갈IC→호법IC→강릉→속초→간성→대대리 검문소(46번, 7번국도 분기점)→통일전망대 방향 우회전→거진(거진과 대진지역 분기점에서 직진)→화진포 코스다. 국도를 이용할 경우 미사리→팔당대교→양수리→양평→홍천→인제→원통→용대리(미시령과 진부령 분기점에서 진부령방향으로 좌회전)→진부령→대대리검문소(46번, 7번국도 분기점)→통일전망대 방향 좌회전)→거진(거진과 대진지역 분기점에서 직진)→ 화진포 코스다.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가 거진, 대진까지 8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문의: 고성군 관광지원팀(033-680-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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