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을 뗀 아시아쿼터 제도, 한일 농구 교류에 긍정과 아쉬움 교차

첫 발을 뗀 아시아쿼터 제도, 한일 농구 교류에 긍정과 아쉬움 교차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0.05.28 10:53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KBL)
(사진=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프로농구에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된다. KBL 각 구단들은 자율 의지에 따라서 일본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변화의 시발점이 될 아시아쿼터를 두고 긍정과 아쉬움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KBL은 27일 이사회를 통해 2020-2021시즌부터 국내 프로농구 경쟁력 강화, 글로벌 시장 확대, 선수 육성 및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아시아쿼터 제도'를 일본(B-리그) 대상으로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각 구단은 일본 선수(귀화, 이중국적, 혼혈선수 제외) 대상이며 구단 자율 영입으로 진행된다. 각 팀은 1명씩 보유할 수 있으며 출전은 국내선수 기준이다. 또한, 국내선수 샐러리캡 및 정원에 포함된다. 또한, 앞으로 한국 선수들의 일본 진출도 가능해졌다.

아시아쿼터에 대한 논의는 1년 전부터 이뤄졌다. 지난해 4월 19일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4차전이 열린 인천삼산체육관에 KBL 이정대 총재와 B-리그 오오카와 마사아키 총재의 만남이 이뤄졌고 이때부터 아시아쿼터에 대한 대화의 창이 열렸다. 이후 이정대 총재가 B-리그 플레이오프 때 일본을 방문, 협약식을 체결하며 아시아쿼터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아시아쿼터의 도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국과 일본의 농구 시장을 확장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양국을 오가며 경기를 뛰면서 국가 경쟁력 강화도 바라볼 수 있다. 일본에서 수준급 선수들이 한국으로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KBL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NBA에 도전하고 있는 하치무라 루이나 와타나베 유타와 같은 선수들이 올 수는 없지만, 일본 최고 스타 가드인 토가시 유키와 같은 선수들의 이동 가능성도 있다. 

(사진=KBL)
(사진=KBL)

일본 선수들이 한국으로 향하면 자연스럽게 마케팅적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모기업의 투자에 의존해 자생력이 부족한 KBL 구단들의 사정을 생각하면 마케팅적 요소의 추가는 건강한 구단 운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장이 된다. 중계권 사업도 가능해질 수 있다. 가치가 높지 않았던 KBL의 중계권이 빛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한국선수들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KBL 진출 만이 유일한 수단이었던 선수들에게 일본 진출이라는 새로운 카드가 등장할 수 있다. 아시아쿼터 제도 발표 후 대학들이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근시안적 태도다. B-리그에는 1부리그부터 3부까지 존재해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선수들이 뛸 수 있는 환경은 충분하다. 실제로 아시아쿼터가 발표되면서 B-리그 팀들은 KBL 은퇴선수를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장이 열린 것이다.

다만, 시기상조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부분도 있다. 한일 농구 교류를 통해 장기적인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한일 농구계에도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제도를 도입하는데 있어 장기적인 관점만 바라볼 수 없는 법. 단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있다. 아시아쿼터 제도를 이용해 일본선수를 영입 의지를 보인 KBL 구단은 소수에 불과하다. 공식 발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원주 DB가 이상범 감독의 제자였던 나카무라 다이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 외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지방 A 구단에서 협의 중이라는 사실만 전해지고 있는 상황. 일본 선수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아시아쿼터 제도가 발표된 27일은 이미 2020년 KBL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막을 내려 각 팀이 어느정도 전력을 갖춘 상태라는 것. 일본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샐러리캡의 여유분을 고려해야 하는데 즉시 전력감을 영입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구단들이 상당수다. B-리그에서 뛰는 주축 일본 선수들의 경우 이미 계약이 연장된 경우가 많아 움직이기도 쉽지 않다고. 일본에 정통한 한 농구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샐러리캡이 없기 때문에 선수를 추가로 영입하는데 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투자한 비용만큼 마케팅 효과를 당장에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일본 선수가 활약해야 관심을 받을 수 있고 그에 따른 효과도 커질 수 있다. 적응 문제도 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있는 선택을 구단이 할 지도 의문이다. 일본은 클럽 라이센스 제도를 도입 , 경영수지도 평가 항목에 들어가기 때문에 각 구단이 마케팅에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 그들에게 한국 선수의 영입은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 한일 농구 경쟁력 강화라는 이상적인 목표 외에도 구단들은 경제적인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 각 구단들이 아시아쿼터 제도에 대한 준비가 당장에 얼마나 되어있을지 의문이다. 코로나19로 양국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진=KBL)
(사진=KBL)

그래도 장기적인 효과 만큼은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일본에 정통한 농구 관계자는 "당장에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양국에 선수들이 뛰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선수들이 뛰면 한일 농구 교류는 본격적인 시작이다. 시대가 변하면 충돌이 올 수 있다. 그래도 아시아쿼터의 도입으로 한일 농구 경쟁력이 더 올라면 좋겠다. "고 강조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단기적인 효과와 장기적인 발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모두의 숙제가 됐다. 한국과 일본의 농구 교류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