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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거리는 은빛물살에 일상시름 달래본다”[박상건 시인의 섬과 등대여행] <83> 경기도 화성시 제부도
  • 박상건 기자 pass386@daum.net
  • 승인 2020.04.2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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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건 기자] 제부도는 행정구역으로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다. 제부도는 예로부터 육지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섬이라는 뜻에서 ‘저비섬’, ‘접비섬’으로 불렸다. 조선시대에는 송교리와 제부도를 연결한 뻘강(갯벌 고랑)을 건널 때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해서 건넌다는 의미에서 ‘제약부경(濟弱扶傾)’으로 불렀다. 제약부경의 ‘제’자와 ‘부’자를 따와 행정구역을 ‘제부리’로 개칭했다고도 전한다. 제약부경이라 함은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을 속 제부도로 가는 길

제부도는 하루 두 번씩 바닷길이 열리면 건너 갈 수 있는 섬이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2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걷거나 승용차로 갈 수 있다. 섬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2.3km, 해안순환도로 5.2km, 마을신도로 1.9km, 산책로 831m 등 총 9.4km이다.

해상 진입로는 1980년 초 제부도와 송교리 2.3km를 마을주민들이 3년 동안 돌길을 놓아가며 만들었다. 1988년에 화성시에서 1차선으로 시멘트 포장을 했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자 2차선으로 확장해 포장했다. 2008년 11월 다시 포장공사와 함께 폭 2.5m 인도를 설치하여 신비의 바닷길을 직접 걸어가면서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진입로를 꼬불꼬불하게 만든 이유는 밀물 때 물이 넘치지 않도록 가장 지반이 높은 지역을 찾아 도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해저지형의 영향으로 아침저녁으로 물길이 낮을 경우 주위보다 높은 해저지형이 해상으로 노출돼 마치 바다를 양쪽으로 갈라놓은 것같이 보인다. 이를 해양용어로는 해할 현상이라 부른다. 이런 바다는 하루에 두 번씩 갈라지는데 이를 신비의 바닷길, 모세의 기적이라고 부르고 있다.

제부도 갯벌

제부도로 건너가는 시간은 물때에 따라 다르다. 보름과 그믐에는 한사리 때로 하루에 4시간 정도만 물이 빠진다. 바닷가는 자갈해변과 갯벌로 이뤄져 있다. 물이 많이 빠진 날은 갯벌과 바위에서 게와 덕지덕지 나붙은 파래 등 해초류를 구경할 수 있고 바지락, 동죽, 칠게, 낙지를 캘 수 있다. 밀물 때는 낚시 하는 재미도 쏠쏠한데 주로 우럭, 숭어, 망둥어, 주꾸미가 잡힌다.

해수욕장에서 선창가로 가는 통나무 산책길도 호젓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섬으로 들어서면 두 갈래 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탁 트인 바다와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오른쪽 길로 가면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횟집촌을 만난다. 횟집에서는 광어, 우럭, 꽃게, 조개구이 등 풍성하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제부도 남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높이 20m 안팎의 기암괴석이 있는데 매바위다. 오랜 세월 바닷물에 패어 매의 부리를 닮은 자연조각상이 날카롭게 솟아 있다. 30여 년 전 실제로 바위에 매가 살았다고 전한다. 매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형상을 연출한다. 사람 옆모습, 하늘로 비상하는 매, 먹이를 노리고 앉아 있는 매의 형상 등으로 변한다.

무인도 도리도

매바위 중에서 큰 것은 신랑바위, 작은 것은 각시바위, 그 앞의 바위는 하인바위라고 불린다. 매바위 주변에서는 여행자들이 게 잡기 체험에 좋은 갯벌과 바위에 다닥다닥 붙은 굴을 뾰족한 돌로 까먹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횟집촌도 바닷가 쪽으로 몰려 있어 싱싱한 서해 대표 해산물을 맛보며 제부도 바다풍경까지 조망할 수 있다.

매바위는 일몰 감상 포인트이기도 하다. 일몰이 아니더라도 햇살이 눈부실 때 수면 위로 재잘거리는 은빛물살은 바쁜 일상에서 탈출한 도시민들의 정서를 어루만져 주기에 충분하다. 이 곳은 바다 감상 포인트이면서 포토존이기도 하다.

바로 맞은편에 작은 무인도가 보인다. 섬 이름은 도리도. 해수욕장을 지나 동쪽 해변 끝으로 가면 선창으로 이어지는 통나무 산책로는 연인과 가족끼리 오붓하게 걷기에 좋은 코스다. 수도권에서 가까우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적막한 바닷가를 걸으며 추억을 만들기에 이만한 섬도 드물다.

방파제 등대

산책로는 신선한 바다 행기를 호흡하면서 수면 위를 걸을 수 있는 신비로움과 서해안 낙조의 아름다음을 만끽하기에 손색이 없다. 특히, 산책로 중간에 설치된 포토존은 서해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추억의 사진을 간직할 수 있다. 이곳에는 고성능 망원경이 설치돼 먼 서해바다까지 감상 할 수 있다.

매바위 오른쪽 해안선으로부터 백사장이 쭉 뻗어 길이1.8km, 폭 30m 정도의 해수욕장이 있다. 이 백사장에서 해질 무렵 밀려오는 바다와 노을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고 갈매기 나래 짓과 동행하며 백사장을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방파제 선착장에서는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을 많이 볼 수 있다. 여기서 프로 낚시꾼과 아마추어 구별이 없다. 남녀노소 할 것이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낚시도구는 현장에서 구매하거나 민박집에서 빌려주기도 한다. 우럭과 망둥이가 주로 잡히는데 낚싯줄이 바닥에 닿을 경우는 주꾸미도 걸려 올라오곤 한다.

방파제 낚시

낚시를 중점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피싱피어(Fishing Pier)를 찾으면 좋다. 서해바다를 활용한 새로운 관광 체험장을 마련하고자 지난 2009년 조성됐다. 바다 안쪽까지 걸어 나갈 수 있도록 77m 목재 다리를 설치해 물 위를 걷듯 색다른 재미를 체감할 수 있다. 낚시도 즐기고 바다 풍경을 더욱 가까이서 즐길 수 있어서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빨간 등대는 섬을 찾는 이들에게 이정표 역할과 추억의 공간으로 제격이다.

선착장 주변에는 그물질하는 어부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어민들이 갓 잡아온 다양하고 싱싱한 해산물을 살 수 있다. 방파제에 서 있으면 조개구이와 굴 구이 냄새에서부터 수산물 익어가는 냄새가 어촌 풍경을 더욱 정겹게 한다. 오느 횟집을 들어가나 빼놓지 않는 메뉴가 있는데 바지락 칼국수다. 맛 기행 마지막 코스로 시장한 배를 마무리하기에 그만이다.

제부도로 가는 사람들

제부도 갈 때는 미리 물때를 확인하는 게 좋다. 섬 안에서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비봉IC, 306번국도 남양, 마도 송산, 사강, 309번 도로로 진입하여 5㎞가량 더 가면 물길이 열리는 제부도 입구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수원역, 금정역에서 제부도행을 운행한다. 화성시에서 마을버스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운행하기도 한다. 문의: 제부도 관리 사무소(031-355-3924)

글・사진: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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