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의 관풍(觀風)> 아, 대한민국! 팬데믹 속 선거 치른 나라, 국제 지원 아끼지 않는 나라

<김성의 관풍(觀風)> 아, 대한민국! 팬데믹 속 선거 치른 나라, 국제 지원 아끼지 않는 나라

  • 기자명 김성
  • 입력 2020.04.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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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총선거도 끝났으니 코로나19로 온통 우울해 있는 가운데서도 우리를 흐뭇하게 했던 내용들을 복기하며 기분전환을 해 보았으면 한다.

아무리 봐도 대한민국은 정말 멋진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잘 관리되다가 2월 18일부터 신천지 교인 가운데 수백 명의 확진자가 나타나면서 한때 세계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나라가 되었다.

121개국에서 지원요청…단군 이래 처음 있는 일

그러나 이때부터 전세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정부와 방역당국, 그리고 온 국민이 함께 적극 방역에 나서면서 이제는 방역에 성공한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가 세계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방역담당자들의 노력이 가장 컸다. 하지만 이밖에도 진단키트의 신속한 개발, 드라이브 스루 도입으로 검진기법 향상, 생활치료센터 등의 운영으로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은 점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성공요인은 정부의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대응을 받아들여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하고, 사재기 소동 없는 차분한 대응 등 놀라운 시민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문재인 대통령이 30여개국 지도자들로부터 찬사와 격려의 전화를 받았다. 또 세계 121개 국가로부터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시스템에서부터 의료용품의 지원 또는 구매를 요청받았다. 의료용품을 지원하면서 발이 묶여있던 한국인들이 그 나라의 호의로 항공편을 제공받아 귀국하는 반가운 일도 있었다.

우리나라가 세계 121개국으로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은 단군이래 5천년만에 처음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21세기 들어 대한민국은 민주화와 산업화에 성공한 세계 유일한 국가가 되면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1991년 설립)과 민간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로 빈곤국에 대한 지원사업이 활발히 전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만큼 많은 국가로부터 지원요청을 받은 적은 없었다. 여기에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찬사를 받은 일도 처음이다.

‘진단키트’ 보내 美國 돕는 국가로 발돋움

특히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10일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문재인 대통령의 통화였다. 그는 “한국이 개도국에 진단키트를 지원해주시는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이러한 지원 사실 자체가 한국이 코로나 대응에 성공했음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한국이 세계의 모범이 되고있는 것을 높게 평가했다.

한편 14일에는 우리 기업이 만든 진단키트 60만개를 미국에 보내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로부터 감사의 답을 받았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과학대국이다. 최근들어 사드배치와 방위비 분담 문제로 우리나라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긴 하지만 어찌됐든 가장 중요한 우방이다. 그런데 미국은 우리나라와 같은 날 코로나19가 발생했지만 초기대응을 하지 못해 60만명 넘게 감염되고 3만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위기에 처하게 됐다. 그런 미국을 우리나라가 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받은 일본인의 편지도 우리에게 감명을 주었다. “세금을 낸 적이 없었는데도 2주일간 버틸 수 있게 자치단체로부터 상상 이상으로 무겁고 커다란 상자의 구호물품을 받아 일본과의 차이점을 느꼈다”고 감사해 했다.

최근에는 한국의 총선이 세계적 관심이다. 이미 50여개의 국가들이 선거를 연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은 아무런 사고 없이 3천만명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투표했기 때문이다. 또 자가격리자들까지 참정권을 행사하도록 세밀한 방법으로 배려했다는 것에 놀라워하고 있다.

팬데믹 오자 ‘자국주의’ 민낯 드러낸 선진국들

긍정적인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가적 재난을 당하면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이를 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야당은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점과 중국으로부터 오는 사람들을 막지 않았다며 비판만 하는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구사하는 바람에 국민들을 오히려 불안하게 만들었다. 만약 야당이 ”정부와 힘을 합쳐 방역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더라면 이번 총선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프랑스에서는 한 여성 변호사가 “한국은 감시와 밀고가 중국에 버금가며, 개인의 자유를 포기한 나라”며 “한국인들은 길거리에서 담배 꽁초를 버리는 것과 다른 사람들의 불륜을 신고해 돈을 번다”면서 따르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서 프랑스 유력지 르 피가로의 도쿄 특파원은 “프랑스 정부가 아시아 국가들의 방식을 무지몽매하다며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 대대적 검사도 무용지물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이동제한령을 내리고, 중국에서 마스크 10억개를 받으려 하는가 하면 대규모 검사도 공언했다. 민주주의를 위해 비싼 대가를 치르며 싸운 한국이 이제는 전 세계에서 팬데믹에 잘 대처한 모델로 회자하고 있다”고 한국을 높이 평가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는 의리나 우호관계도 통하지 않는 ‘자국주의’의 민낯을 보기도 했다.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G20국가들은 자기네들의 경제상황만 걱정할 뿐 빈곤국에 대한 배려에는 인색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든 빈곤국이든 가리지 않고 그들을 돕기 위해 애를 썼다. 이러한 진실이 그들에게 전달되어 고마워했고, 우리 국민들도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노력에 긍지를 갖게 되었다.

대한민국, ‘기여’를 통해 ‘나눔의 국가’ 되길

선진국들은 이제 백신과 치료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대해 빌 게이츠는 “팬데믹을 종식시키기 위해선 백신 투자와 가격책정 외에 마스크, 장갑, 진단키트 등 자원들도 전 세계에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G20 정상들이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도 백번 동의하는 제안이다.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이 백신과 치료제도 가장 빨리 개발하여 세계인에게 ‘기여’하는 ‘나눔의 국가’가 되기를 기도해 본다.

김성(광주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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