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이상민 기자] 꿈같은 2019년을 보낸 박세혁(29, 두산). 이제 ‘우승 포수’로 새 시즌에 임한다.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박세혁은 양의지의 그늘에 가려 수년간 백업 포수에 머물렀다. 그래도 꾸준히 1군에 엔트리에 들며 조금씩 경험을 쌓아갔다. 그러던 중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2018시즌이 끝난 후 양의지가 NC로 이적하며 자연스레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주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다. 계속해서 경기에 나서기는 했지만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의 빈자리를 잘 메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전까지 한 시즌에 100경기 이상 출전한 적도 없어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었다.
걱정은 기우였다. 박세혁은 팀의 주전 포수로 당당히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수비와 타격 모두 준수했다. 137경기에 나서 타율 0.279 4홈런 63타점으로 활약했고 수비에서는 포수 중 가장 많은 이닝(1071.2)을 소화했다. 또한 안정적인 투수 리드로 팀을 평균자책점 2위(3.51)에 올려놓았다.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417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최고의 해를 보낸 박세혁이지만 올 시즌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유독 투수들의 변화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운드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바뀌었다. 박세혁은 스프링캠프에서 두 외인과 호흡을 맞추는데 집중했다.
박세혁은 “스프링캠프에서 새 외국인 선수들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라며 “알칸타라는 힘으로 윽박지르는 유형이고, 플렉센은 볼이 빠른 데다 변화구도 좋다. 기본적으로 스타일이 다르지만 둘 다 빠른 공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 부분을 활용하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젊은 투수들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박세혁은 “어린 선수들은 윽박지르기보다 좋은 말, 격려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하려 했다. 감독님도 그렇게 말씀하셨고, 내가 그래야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캠프 기간 먼저 다가가려고 했고, 던지고 싶은 게 무엇인지 장점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젊은 투수들이 개개인 장점을 많이 살리면 올해 1군에서 활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타자 박세혁으로서 목표도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 초반 타격이 좋았다가 6~7월 주춤했고 슬럼프가 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캠프에서는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또 슬럼프가 왔을 때 느꼈던 부분을 토대로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박세혁은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좋지 않다. 모든 분들이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시즌 개막일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도 통합우승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