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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연기 된' 올림픽, 한숨은 돌렸지만...과제는 산적
  • 이상민 기자 imfactor@dailysportshankook.com
  • 승인 2020.03.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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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이상민 기자] 초유의 사태다. 오는 7월 막을 올릴 예정이었던 2020 도쿄 올림픽이 연기됐다. 1896년 초대 대회 이후 올림픽이 연기된 건 124년 만에 처음이다. 

24일(한국시간)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올림픽 1년 연기’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을 열 수 없다는데 뜻을 모았다. 올림픽을 취소‧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지 한 달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현재 전 세계는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것이 통제된 상태다. 감염자가 40만 명에 육박했고 모두가 혼란에 빠졌다. 스포츠도 정지됐다. 시즌이 진행 중인 종목은 잠정 중단하거나 종료한 상태고 개막을 앞둔 종목은 일정을 연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부터 올림픽 연기‧취소 가능성이 제기 됐다. 코로나19 확산 문제가 악화 될 수 있고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관중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유다. 

처음엔 일본 정부와 IOC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계속 강행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최장수 현역 IOC 위원인 딕 파운드(78·캐나다) 위원이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 도쿄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에도 이들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그 사이 상황은 더 악화됐다. 해외국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캐나다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로는 처음으로 올해 올림픽이 열릴 경우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같은 날 호주, 뉴질랜드 등이 줄줄이 뜻을 함께하는 성명을 내놨다.

아울러 노르웨이, 브라질, 슬로베니아, 콜롬비아 등 다수의 국가가 올림픽 연기 주장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IOC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하고 올림픽 중계권을 산 미국 방송사 NBC가 24일 오전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이 나오면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도 한 몫 했다. 그는 지난 13일 "나는 텅 빈 경기장에서 올림픽을 치르는 것보다 연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1년 늦게 연다면 무(無)관중으로 치르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올림픽 연기론에 불을 지폈다.

일본 아베 총리. (사진=연합뉴스)

일본과 IOC의 편은 없었다. 결국 아베 총리와 바흐 위원장은 24일 밤 전화 통화를 통해 도쿄올림픽 1년 연기에 합의한 뒤 해당 내용을 곧바로 발표했다. 올림픽이 처음 연기 되는 순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을 연기하기는 했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시급한 사안은 올림픽을 언제 여느냐는 점이다. 바흐 위원장은 "아베 총리와 올림픽 개막 시점을 논의하진 않았다"며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IOC 조정위원회에 달렸다"고 말했다. IOC 조정위원회는 도쿄조직위의 올림픽 준비 과정을 점검하고 조언하며 냉철하게 비판하는 올림픽 핵심 기구로 IOC 관계자, IF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IOC 조정위원회가 중심을 잡고 IF와의 일정 조정 논의를 거쳐 내년 올림픽 개막 시기의 윤곽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1년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같은 굵직한 스포츠 대회들의 일정 조정도 불가피해졌다. 세계육상연맹은 2021년 예정된 세계선수권대회를 2022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세계수영연맹은 올림픽에 우선권을 주고 개최 시점을 2021년 이내에 새로 정할 것으로 보인다.

바흐 위원장은 "23일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을 4주 안에 내리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일정 조정은 물론 수많은 올림픽 이해당사자들과 얽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며 "IOC 조정위원회가 이해관계자들과의 연기 관련 협상을 이미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제 문제도 골칫거리다.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 (사진=연합뉴스)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일본 정부는 막대한 재정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25일 NHK에 따르면 일본의 민간 경제연구소는 도쿄올림픽 개최로 올해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2조엔(약 22조5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1년가량 연기 결정으로 올해는 그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스포츠 경제학 등을 전문으로 하는 간사이(關西)대학의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명예교수는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경제손실을 6000억엔대로 추산했다. 미야모토 교수는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로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관리비와 각 경기 단체의 예산대회 재개최 경비 등을 합산해 6천408억엔(약 7조2000억원)의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도쿄도(東京都) 소재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는 올림픽 연기로 큰 골칫거리가 됐다. 23동에 5천600채에 달하는 선수촌 아파트는 작년 7월부터 분양이 시작돼 2023년부터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나, 올림픽의 연기로 입주 시기도 지연될 전망이다. 아울러 대회 조직위원회는 올림픽에 대비해 대회 관계자와 스폰서, 미디어 등의 숙박 수요로 4만6000실을 예상하고 숙박지 확보를 진행해왔는데, 올림픽 연기로 인해 대량 취소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올림픽 경기 장소로 사용하는 시설에 지불하는 임차료 등도 530억엔에 달한다. 올림픽 연기로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재계약하거나, 내년까지 계속 빌리는 방안 등을 상정해야 하는데 역시 추가 비용이 든다. 이미 계약한 이벤트의 일정 변경이나 취소 때도 관련 업체에 보상 비용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대회 조직위에서 일하는 3500명에 달하는 직원의 인건비도 문제다. 지난해 조직위 직원의 인건비는 40억2600만원(약 452억원)이었다.

도쿄도와 대회 조직위는 예상외 지출에 대비해 270억엔을 예비비로 계상하고 있지만, 올림픽 연기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올림픽 연기에 따른 추가 비용은 결국 상당 부분을 일본 정부가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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