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연기론 속 "선수들은 똑같이 훈련"

올림픽 연기론 속 "선수들은 똑같이 훈련"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20.03.20 16:35
  • 수정 2020.03.2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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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가파른 확산으로 전세계 스포츠가 멈췄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상 중국 만큼이나 빠르게 코로나19의 위험 지대로 분류됐다.

(사진 = 데일리스포츠한국 DB)
(사진 = 데일리스포츠한국 DB)

축구, 야구, 농구, 배구, 골프 등 인기있고, 팬층이 두터운 스포츠들이 차례로 시즌을 중단하거나 새로운 시즌의 개막을 무기한 연기했다. 다행히 최근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 하면서 큰 위기를 벗어난 듯 보이지만 결코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올해 7월에는 도쿄에서 올림픽이 개최된다. 인기많은 프로 스포츠 종목 말고도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각자 맡은 종목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이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점점 불안해 지고있는 도쿄올림픽. 불과 넉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상적인 개최가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마음은 더 어지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묵묵히 제 길을 가고있다.

진천 선수촌 태권도 스타 이대훈(28·대전시청)도 그중 한명이다.

태권도 대표팀은 지난 1월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최종선발대회가 끝난 뒤 2월 2일부터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다.

선수들은 초반 2주 정도는 외출도 하고 평소처럼 지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국내에서도 커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이대훈은 "최근 한 달 동안 집에도 못 갔다"면서 "선수촌 밖에 나간 적은 딱 한 번 있었는데 길어진 머리카락이 훈련에 방해되서 팀 허락을 받고 잠깐 나가 자르고 온게 다"라고 말했다.

최근 타 종목 국가대표팀 지도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자와 외부 동선이 겹치면서 선수촌 밖에서 자가 격리 조처되는 등 불안한 상황이 이어져 앞으로 선수들은 외박은 물론 외출도 더 어려워졌다.

작년 5월 결혼을 한 이대훈은 "아내와 하루에 두세 번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면서 "좀 답답하기도 하지만 모두 조심해야 할 때라 어쩔 수 없지 않나"며 푸념했다.

2010년부터 11년째 태권도 종주국의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이대훈은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한국 태권도선수가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은퇴한 '여제' 황경선과 남자 중량급 간판이었던 차동민에 이어 이대훈이 세 번째다. 이대훈에게 도쿄 대회에는 선수로서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런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도쿄올림픽의 취소나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대훈은 "선수들도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진짜냐'며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확정된 것이 아니라 운동하는 것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면서 "선생님들도 '우리가 해야 할 준비만 하면 된다'고 해서 똑같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선수단 상황을 전했다.

이대훈은 역대 최다인 네 번이나 세계태권도연맹(WT)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세계적인 스타다. 하지만 아직 올림픽 시상대 맨 위에 서보지 못했다. 남자 58㎏급에 출전한 런던 대회에서는 은메달, 남자 68㎏급에 나선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는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 선수가 이대훈이라면 조금은 아쉬운 성적이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일찌감치 정상을 밟아본 이대훈은 올림픽 금메달만 목에 걸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선 두 번의 '대관식' 기회를 놓쳤다.

이대훈이 도쿄올림픽을 더욱 벼르고 있는 이유다.

이대훈은 "아무래도 세 번째 올림픽이라 편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더 독한 마음을 먹게 되는 듯하다"면서 "지금은 무조건 도쿄올림픽 금메달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대처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온 국민이 다 같이 힘을 합쳐 노력하니 더 빠르게 잠잠해지리라 믿는다"며 "모두가 조금만 더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지난 17일 국가대표 지도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대응 간담회를 열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고자 당분간 외출·외박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코로나 정국이지만 진촌 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들은 자신이 세운 목표를 위해 오늘도 묵묵히 나가고 있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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