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근무한 최장수 IOC 위원, "코로나19로 위험하다면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도 배제못해"

42년 근무한 최장수 IOC 위원, "코로나19로 위험하다면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도 배제못해"

  • 기자명 김백상 기자
  • 입력 2020.02.27 10:38
  • 수정 2020.02.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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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김백상 기자] "코로나19로 위험하다면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도 배제못해" 

42년 동안 국제올림필위원회(IOC)에 근무한 최장수 IOC 위원 중 한 명이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전세계 체육인의 대축제 올림픽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 감염증)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 출전 자격을 정해야 하는 각 종목별 대회가 장소를 옮기거나 연기되고, 아예 취소 되는 경우도 생기면서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개최 될 수 있을지 스포츠계 안팍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면서 만약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150여일 남짓 남은 2020 도쿄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

발언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현역 IOC 위원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인 42년 재직 중인 딕 파운드(78·캐나다)다.

파운드 위원은 26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도쿄올림픽을 치르기에 너무 위험하다면, 도쿄조직위와 IOC는 올림픽을 연기하거나 개최지를 바꾸는 것보다 대회를 취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물론 이번 발언은 개인의 의견이지 IOC 위원회 전제 목소리를 대변하진 않는다. 그러나 1978년 IOC 위원이 된 이래 집행위원, 부위원장 등 여러 요직을 두루 거친 거물급 위원의 발언이라 아예 현실감이 없는 얘기는 아니다. 도쿄올림픽 위원회가 느끼기에 그의 발언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파운드 위원은 "도쿄올림픽 개막 두 달 전인 5월 말까진 대회 강행 또는 취소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그 무렵에 사람들은 도쿄올림픽 참가를 자신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상황이 통제되고 있는지, 아닌지를 따져 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경비와 음식, 올림픽 선수촌, 호텔 등의 안전 수위를 높이고, 언론 종사자들은 취재 준비를 하는 등 많은 일이 일어난다"며 "IOC가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한다면, 취소를 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림픽 규모를 비춰볼 때 대회 연기 가능성은 작게 봤다.

그는 "많은 나라와 각각 다른 계절, TV 중계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다"며 "단순히 '올림픽을 10월에 열겠다'고 말할 순 없다"고 잘라 말했다.

도쿄조직위가 써야 할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고, 이미 정해진 여러 종목의 연간 일정과 올림픽 일정을 재조정해야 하는 등 걸림돌이 많아서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이 TV 중계, 광고, 올림픽 시즌에 맞춰 조정된 종목별 대회 일정 등이 하나로 묶인 '패키지'라고 볼 때 개최 시기를 쉽게 바꿀 수 없다는 뜻이다. 당장 미국 방송사는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농구(NBA) 시즌 개막, 미국프로야구(MLB) 포스트시즌 등이 겹치는 10월에 올림픽을 중계하는 것에 난색을 표한다.  

파운드 위원은 또 "짧은 시일 내에 시설 준비를 완비할 도시가 전 세계에서도 거의 없다"며 개최지 변경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소도 파운드 위원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겐 계속 훈련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의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3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존 코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장은 도쿄에서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 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예상외 과제의 한 예시"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 선수나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영향을 받는 일이 없도록 어떤 경계를 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애초에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경기를 겸해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실시될 예정이던 2020 아시아수구선수권대회가 취소되는 등 코로나19의 영향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가운데 IOC 측이 우려를 표명한 셈이다. 

아시아수영연맹은 "올해 아시아수구선수권대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득이하게 취소됐으며 국제수영연맹(FINA)의 승인을 받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순위로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대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남자부의 경우 2018년 아시안게임 우승국인 카자흐스탄의 도쿄올림픽 출전이 확정됐다.

아시안게임 2위 일본은 개최국으로 이미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가운데 3위 이란과 4위 중국이 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다. 아시안게임에서 5위를 차지한 한국은 도전도 해보지 못한 채 도쿄행이 무산됐다.

도쿄올림픽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역시 장소와 시기를 모두 변경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월 3∼14일 중국 우한에서 열기로 한 대회를 3월 3∼11일 요르단 암만에서 개최하기로 바꿨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무국도 2월 말에서 3월 초로 예정한 혼다 LPGA 타일랜드(태국),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싱가포르), LPGA 블루베이(중국 하이난)등 아시안스윙 3개 대회를 모조리 취소했다.

어수선한 상황속에서 최근 영국 런던 시장 선거에 나선 숀 베일리 보수당 후보는 "2012년 런던올림픽 개최 경험을 살려 런던에서 올해 올림픽을 옮겨 치를 수 있다고 제안"하자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 지사는 "코로나19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일본 측은 일단 코로나19로 인한 올림픽 취소 가능성과는 선을 긋고 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도쿄 대회의 취소나 연기는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시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다"며 "정부와 협력해 냉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IOC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긴밀히 협조해 올림픽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896년 근대 올림픽이 태동한 이래 1·2차 세계대전 때를 제외하곤 하계올림픽은 4년마다 어김없이 열렸다. 하계올림픽이 취소된 해는 전쟁 중이던 1916년, 1940년, 1944년이다.

지난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모기를 매개로 감염돼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 위험성이 크게 대두됐지만 예정대로 치러졌다.

김백상 기자  104o@dailysports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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