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오리온이 시즌 막판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추일승 감독이 물러나면서 전술과 선수 기용 방식에서 달라진 모습이 예상된다.
추일승 감독은 지난 19일 고양 오리온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리온은 추일승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김병철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 남은 시즌을 치른다.
공식적으로는 갑작스러운 발표지만, 추일승 감독은 오랜 시간 고민했다고. 오리온 관계자는 "(추일승) 감독님께서 대표팀 휴식기 마지막 경기인 SK전이 끝나고부터 많은 고민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 19일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셨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서울 SK전을 끝으로 일주일 동안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추일승 감독은 오리온을 떠나면서 "시즌 도중 사퇴하게 되어 구단과 선수단에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후배들에 길을 열어주고자 결심했다”며 “그 동안 응원해주신 팬들과 묵묵히 따라와 준 선수단, 아낌없이 지원해준 구단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오리온의 선전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 결정에는 김병철 코치의 존재도 컸다. 언젠가 추일승 감독이 오리온 사령탑을 물러나게 된다면, 후임 감독으로 김병철 코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농구계에 공공연한 소문이었다. 김병철 코치는 1997년 오리온에 입단해 줄곧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1년을 끝으로 은퇴했고 2013년 2월부터 코치 경험을 쌓았다. 그의 등번호인 '10번'은 오리온의 영구결번이다.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추일승 감독은 김병철 코치가 남은 시즌 동안 사령탑을 미리 경험하면서 차기 시즌 준비가 더욱 수월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병철 코치는 감독대행 직무로 남은 시즌을 소화한다. 올 시즌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오리온이기에 김병철 감독대행의 마무리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아 차기 시즌 주축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리온은 주축 선수들과 벤치 자원의 격차가 큰 팀 중에 하나다. 국내선수들의 역할이 늘어난 상황에서 격차를 줄이는 것이 숙제다.
전술적인 운용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시즌 중에도 추일승 감독의 대신해 자신이 직접 고안한 전술을 선수들에게게 지시하기도 했다. 남은 시즌 동안 자신의 전술적 스타일을 잡아가는 과정도 필요하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어떻게 분위기를 바꾸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힘을 빼고 여유 있게 경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물론 이승현과 장재석이 대표팀에 차출된 관계로 호흡을 맞추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다들 간절함과 열정이 있다. 앞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감독대행은 오는 26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다. 김병철 감독대행이 이끄는 오리온이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