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축수하는 무당에게 취한 피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축수하는 무당에게 취한 피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0.02.07 09:02
  • 수정 2020.02.1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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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프레이저(James G. Frazer: 1854-1941)경은 <황금의 가지(상 /을유문화사) (297-298쪽)>에서는 적의 피를 마시거나 그것을 제 몸에 바르는 습관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이러한 행위는 “피 속에 영혼이 살고 있다는 믿음”에 기인한 것으로, 적의 피를 마시고 제 몸에 바르면 상대방의 신성한 능력이 자신에게 전이된다는 주술적인 믿음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그녀와의 교접의 행위가 수미산에 등반하듯, 줄기차게 고조되어 가는 도중, 정상에 다 오를 즈음에, 마치 드라큐라(Dracula)가 한 인간을 자신의 숙주로 만들기 위해 취하는 행위와 유사하게, 저 계집의 대정맥이 건너뻗은 목줄기의 한 곳에 이빨을 박았다. (<죽음의 한 연구(하)> 309쪽)

그 순간, 한 마리의 구렁이가 타는 숯불에 던져진 것 같은 무서운 격동”이 그의 전신으로까지 밀려닥쳤다. 그녀의 피에서 밀려나오는 “덥고, 신선히 밀큰하며 달콤한 짠 비린내로 인해 그의 창자까지 그녀의 피가 뜨겁게 들끓었으며, 그로부터 일던 격동도 서서히 가시기 시작했다.

그녀는 마치 ‘축수하는 무당’과도 같이 그의 한 없이 빨고드는 입술에, 그저 조용히 목을 맡겼다. 그러면서 그녀는 ”천 년 묵은 구렁이, 계집의 간을 쪼으는 독수리, 처녀의 제사만을 받고 사는 인당수의 소용돌이, 허지만 어쩐지 나는 그래요, 전에 없이 청순해진 듯한 것은 이상하죠?“라고 했다.

연이어 그녀는 “내님, 나의 주, 나를 불로 태우는 힘, 나를 저주스러운 힘으로 휘감아 틀어삼키는 이-여보, 이제는 나도, 당신을 죽이려 돌을 던지는 데 끼어 함께 던지게 하시고, 당신을 못 박는 데 나도 함께 망치질하게 하시고, 당신을 태우려는 데 나도 끼어들어 송진을 끼얹게 하셔요. 그렇게 하셔요. 그러기 전에 그러나 여보, 나로부터 최후의 한 방울까지 피를 뽑아가셔요. 생명을 뽑아가셔요. 혼을 뽑아가셔요. 그렇게밖에 나로서는, 달리 어떻게 당신을 예배할지를 알지 못한답니다”라고 말했다. (<죽음의 한 연구(하)> 309쪽 말미-310쪽 초입)

이 대목은 내게 요한복음 19:5절-19:6절의 ‘에케 호모(Ecco Homo: 이 사람을 보라)’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이에 예수께서 가시관을 쓰고 자색 옷을 입고 나오시니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되 보라 이 사람이로다 하매. 대제사장들과 아랫사람들이 예수를 보고 소리 질러 이르되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 하는지라 빌라도가 이르되 너희가 친히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라 나는 그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였노라”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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