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산 희생으로 치른 정화의례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산 희생으로 치른 정화의례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0.02.0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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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이 수업의 마지막으로써, 최초에 행했던 정상위로 다시 돌아왔을 때, 장로의 손녀딸은 그에게,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사내일 거예요”라고 속삭였다.

(<죽음의 한 연구(하)> 307쪽)

그는 그녀와의 ‘명상’을 통해 우주와의 교합을 꾀하며 이십 팔회를 거쳐, “여든 네가지의 체위를 시험”했다. 그는 자신과 그녀가 분명히 ‘훌륭한 예술가’임을 확인했다. 그들에게 정상위는, 그 시작이며, 또 모든 체위의 저변에 놓이는 것이며, 그 끝이어서, 그와 그녀는 최후의 작열을 아껴 두었다. (308쪽)

그 때 그는 그녀의 피를 탐하고 있었고, 그 피에의 갈증은 혼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어서, 어떤 수분으로도 해갈시켜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목줄기를 탐하여, 쉬임 없이 격동을 보내는, 그 피의 뛰놀음에 미치고는 있었다.

저 신선하고 더운 피에의 갈구! 그가 정진하고 명상해서, 한 계집인 것의 불순을 씻어버린, 그 더운 피는 그가 마셔버려야 될 어떤 ‘정화수’처럼 여겨졌다.

그것은 잃어버린 눈과, 끊긴 언어의 육신적 불모스러움 위에 뿌리는 제주로서 그는 저 피를 저 황폐 위에 뿌리려는 것이었다. 그에게 빛과 언어는 피를 고향으로 거기서 발원한 두 의지였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사라져 가는 신성(神聖)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 모든 황폐 위에는, 피를 흩뿌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임을 깨달았다. 여기에는 또한 ‘속죄’가 따라야만 한다는 것을 그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것은 이미 그가 상실했던 것을 대체할 등가물이므로 일종의 ‘피 뿌리기의 제사’인 것이다.

나는 ‘피 뿌리기의 제사’라는 문장을 읽으며, 구약성서의 출애굽기 12;3-12:6절을 떠올렸다.

“너희는 이스라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라. 이 달 열흘에 너희 각자가 어린 양을 잡을지니 각 가족대로 그 식구를 위하여 어린 양을 취하되, 어린 양에 대하여 식구가 너무 적으면 그 집의 이웃과 함께 사람 수를 따라서 하나를 잡고, 각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분량에 따라서 너희 어린 양을 계산할 것이며, 너희 어린 양은 흠 없고 일 년 된 수컷으로 하되, 양이나 염소 중에서 취하고, 이 달 열나흗날까지 간직하였다가 해 질 때에 이스라엘회중이 그 양을 잡고, 그 피를 양을 먹을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프레이저(James G. Frazer: 1854-1941)경의 책, <황금의 가지(상 /을유문화사) (297쪽)>에 언급되었듯이, 예로부터 인류는 “피가 짐승의 생명과 정령을 간직하고 있다”고 믿어오고 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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