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물괴, 놈이 조선의 심장을 위협한다

영화 물괴, 놈이 조선의 심장을 위협한다

  • 기자명 김지혜 기자
  • 입력 2020.02.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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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물괴' 포스터
사진=영화 '물괴' 포스터

[데일리스포츠한국 김지혜 기자] 영화 '물괴'는 조선왕조 중종실록에 기록된 괴이한 짐승을 모티브로 했다. 물괴가 나타나 중종이 경복궁을 3년이나 비웠다는 기록에 허종호 감독이 상상력을 더해 각각의 캐릭터와 서사가 완성됐다. 

폭군 연산군을 몰아내고 왕이 됐지만 신하들의 등살에 위협받는 중종(박희순). 갑자기 나타나 역병을 퍼트리고 백성을 죽이는 물괴는 중종의 정치적인 기반을 더욱 위태롭게 만드는 요소였다. 그의 곁을 떠나 숲에서 사냥을 하며 지내던 내금위장 윤겸(김명민)을 다시 찾은 것도 물괴를 없애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함이었다.

물괴의 실체를 밝히는 세 사람과 그를 돕는 허 선전관(최우식)의 이야기가 극을 이끌어 나간다. 영의정과 그의 친위대 착호갑사의 수장 진용(박성웅)이 이들의 반대편에서 갈등을 만들어 낸다. 물괴라는 소재를 통해서 시대의 정치,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려는 시도는 이 부분에서 엿보인다.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허황된 소문을 퍼뜨리고 여론을 흉흉하게 해 상대를 무너뜨리려 하는 행위는 지금 정치권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영화가 조선왕조실록에 실제 언급된 ‘괴이한 생명체’ 기록에 기반을 뒀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역사적 해석을 가미할 수 있었을 듯싶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탄생한 물괴의 모습은 생각만큼 무섭거나 괴기스럽지는 않다. 사람을 죽이고 마을을 초토화하지만, 물괴의 탄생 이유를 생각하면 짠한 느낌까지 들 정도다. 스토리가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관객이 물괴를 더 무서워하기도 어렵다. 허종호 감독은 기자시사회에서 “궁과 잘 어울리는 크리처를 고민했다”며 “외국과 다른 우리만의 크리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물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까지는 중반까지는 이들이 물괴 수색대로 모이고, 진짜 물괴의 실체를 찾아가는 모습이 차근차근 그려진다. 이후 물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는 물괴와 수색대의 대결이 긴장감 넘치게 그려지며 강렬한 흐름을 이어나간다. 

한편 '물괴'는 OCN에서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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