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그녀의 꿈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그녀의 꿈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0.01.2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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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이 유리로 들어선 지 32일 째에 장로의 손녀딸은, “여보 스님, 밤에 난 꿈을 꾸었더랍니다”라며 그에게 간밤에 꾼 꿈에 대해 서두를 꺼냈다. <죽음의 한 연구(하)> 300쪽)

“그것은 너무도 아름다운 광경이어서, 눈으로 볼 것이지 말로 해버려서는 안 될 것이에요. 글쎄 말로 해버리면 말예요, 당신이 아주 작고 예쁜 배에 타고 말예요, 하늘을 헤쳐나가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배를 말예요, 한 마리의 갈매기 같은 독수리가, 일곱 색깔쯤으로나 보이는 끈을 목에 매고 날아가며, 끌고 가더라는, 그냥 이런 이야기나 될 거예요. (중략) 그 배는 새의 둥지 같기도 했어요. 그리고 거기에 탄 당신은 붉은 볼을 하고 있었어요. 눈은 꿈꾸듯 뜨고 있었는데, 얼마나 반짝였는지 몰라요. 아주 어린 얼굴이었지만, 당신이었어요”

그녀의 꿈 이야기를 묵묵히 들으며, 그는 속으로, “이 여자의 감수성은, 그리고 이 여자에게 수수께끼처럼 던져진 것은, 아마도 곧장 꿈에서 그 해결을 찾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허긴, 촛불중이 그들에게 독수리 이야기를 던져주긴 했었다.

나는 그녀가 그에게 그녀의 꿈 이야기를 전하는 대목을 읽으며, 그녀의 감수성이 남다르다고 여겼다기보다는 오히려 그녀의 꿈이 꽤나 신화적인 상상력과 ‘원망성취(願望成就, Wunscherfuellung)’의 기원을 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꿈은 무의식으로 통하는 왕도“라고 정의했던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ued: 1856-1939)는 ”모든 꿈은 각성시의 정신 활동에 포함시킬 수 있는 뜻 깊은 심리적인 형성물로 드러난다”고도 말했다.

(<꿈의 해석(상)> 25쪽(열린책들))

그는 선사시대 사람들은 “꿈이 자신들이 믿는 초인간적 세계와 관계 있으며, 신과 악령들의 계시를 알려주는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꿈에는 일반적으로 꿈꾸는 사람에게 미래를 알려주는 중요한 목적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꿈의 해석(상)> 26쪽)

나에게는 <죽음의 한 연구>에서 박상륭이 그녀의 꿈의 소재로 ‘바리공주 신화’의 일부를 차용한 것처럼 느껴졌다. 한국의 샤머니즘적 관점에서 본다면, 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꿈은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하는 것이며, 특히 배에 탄 사람의 죽음을 예견하는 꿈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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