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에 이어 박지수까지' 도 넘은 악플에 고통 받는 농구계

'라건아에 이어 박지수까지' 도 넘은 악플에 고통 받는 농구계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20.01.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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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KBL)
(사진=WKBL)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팬들의 무분별한 비난에 농구선수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정당한 비판이 아닌 개인의 SNS까지 찾아가 도를 넘는 비난을 하면서 선수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남자농구에서는 라건아와 브랜든 브라운이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여자농구의 여제 박지수가 자신의 SNS에 심경을 남겼다. 

청주 KB스타즈 박지수는 지난 20일 부산 BNK와의 경기를 마친 후 자신의 SNS에 심경을 밝히는 글을 올렸다. 박지수는 "매번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시즌 초엔 우울증 초기까지도 갔었다. 이젠 정말 너무 힘들다"고 전했다.

박지수는 "어렸을 때부터 표정 얘길을 많이 들었었기 때문에 저도 인지하고 있고 반성하고 고치려 노력 중이다. 그래서 시합 때 일부러 무표정으로 뛰려고 노력하고 억울해도 항의를 안하려고 노력했다"라며, 그런데도 '표정이 왜 저러냐' '무슨 일 있냐' 매번 이렇게 말하면 내 귀에 안들어올 것 같나, 일부러 들으라고 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또, "몸싸움이 심한 농구 경기에서 어떻게 웃으면서 뛸 수 있겠느냐. "전쟁에서 웃으면서 총 쏘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되풀이되는 상황에 박지수는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해서 당장 변할 건 없고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안다"면서도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그는 "너무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진짜 그만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그냥 농구가 좋아서 하는 것이고 직업에 대해 자부심이 있는데 이젠 그 이유마저 잃어버리고 포기하고 싶을 것 같다"고 적었다. 

최근 농구계는 SNS를 통한 도를 넘는 비난으로 시끄럽다. 지난 15일에는 특별 귀화선수인 라건아가 SNS를 통해 인종차별을 받는 고충을 전한 바 있다. 당시 라건아에겐 "KBL에서 뛰는 다른 외국선수들이 너보다 잘하니 네 나라로 돌아가라"라는 말과 함께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인종차별적 표현 등이 들어있었다.

라건아는 이에 대해 "나는 한국인들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매일같이 받는다. 대부분은 그냥 차단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을 매일 헤쳐나가야 한다"고 적었다. 그럼에도 그는 "예전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곤 했지만 최근 아내와 딸을 공격하는 내용까지 늘어났다"고 개인적으로 받은 메시지를 공개한 이유를 밝히며 "법적으로 대응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나와 가족 모두 한국을 사랑한다"고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KBL을 대표하는 외국선수 중 한 명인 브랜든 브라운도 자신의 SNS에 인신공격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브라운이 공개한 '악성 메시지'에는 인종 차별 발언이 포함됐고, 자유투 4개를 다 놓쳤다며 경기력을 문제 삼는 내용도 있었다. 또 '교통사고나 나라'는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팬들의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 농구선수들도 하나의 인격체다.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는 선수들에게 너무 가혹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한편, KBL은 인종차별과 관련해 전수조사에 들어가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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