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저승으로써의 암컷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저승으로써의 암컷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0.01.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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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이제는 ‘음부와 자궁으로써만’ 확인되는 장로의 손녀딸이 그저 “인천지수선(人天地水仙)의 암놈들, 우주에 편재한 암컷, 일반적인 암놈”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죽음의 한 연구(하)> 291쪽)

그 때 그녀가 그에게 “나는 당신의 죽음을 초롱히 지켜볼 것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물수건에 비누를 묻혀 그의 몸을 골고루 닦아주며, 양치질도 시킨 뒤, “나는, 한번 실컷 울 것이에요 서방님, 내가 당신을 죽여버리게 될 것이에요.”라고도 했다. 그 후 그녀는 그에게 장옷을 입히고, 자기도 장옷을 입는 것 같았다. (292쪽)

그녀는 그에게, “그 둘(촛불중과 목사의 환속한 딸내미)은 말에게 풀이나 먹이러 보내야겠어요.”라고 하며 결의 찬 어조로, “당신으로부터 전, 더 많은 것을 더 악착스럽게 훔쳐내지 않으면 안 될 것이거든요”라고 말했다. (293쪽)

그는 그녀의 이런저런 소리를 들으며 깊은 시름에 잠겼다. 처음 그가 그녀를 품에 안았을 때, 그것은 하나의 작은, 그리고 숨결이 향기로운 부드러운 짐승이었다. (294쪽)

그러나 그가 그녀를 손끝으로 체험해가는 동안에 그녀는 시시각각으로 변모해 갔다. 그는 그녀가 하나의 사망과 같이 펼쳐져 있어, 그가 잘못 실족한다면, 영 헤어나오지 못할 것처럼 열려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295쪽)

허긴, 어떤 특수성을 잃어버린 그냥 암컷이란, 저승이라고 불러야 마땅한지도 모를 일이다. 특수성을 잃어버린 보편적인 암컷은 임신이라는 수단을 통해, 바르도의 방황하는 혼들을 이승으로 보내는 것이다.

또한, 짝짓기를 위해 수컷을 만난 암컷은 항변(恒變)하는 것을 항변인 채 두어두지 않고, 그것을 포착하여, 살과 뼈와 수분을 채워넣어 형상을 조립해 내는 토기장 같은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저승’이라고 불리워질 그 어떤 것이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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