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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일원화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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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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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계집(장로의 손녀딸)과의 정사를 통해 육신의 급진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는데, 그는 그의 몸 전체가 처음에 색념이었다가, 다음엔 색근으로 변해져, 색근이 아닌 다른 몸으로서의 몸은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죽음의 한 연구(하)> 290쪽)

그는 말을 잃고, 시력을 잃은 후에야 비로소 생각은 곧장 전신(轉身)을 치르고, 새 형태로서의 ‘언어’를 이뤄낸다는 것을 깨달았다. 드디어 그는 복귀된 귀, 재생된 감각을 가진, 하나의 염태(念態)로서 변모된 자신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와 그녀는 그가 유리로 들어선 지 31일째가 되는 날 ‘수분의 여수를 목적으로’ 성교를 행했으나, 이제 그들의 교합은 우주적인 음양의 화합과 명상의 행위로 전환되었다.

두 사람이 다시금 성교를 행했을 때 그것은 다시 하나의 색념이었다가, 색근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제 그들의 성교는 교통할 수 없는 혀, 교통할 수 없는 눈으로 말하고 보며, 교화하고 교화당할 수 있는 타아에의 한 관통으로서 치러지고 있는 것이다. (290쪽 말미-291쪽 초입)

그들의 교합은 수컷과 암컷의 그것이 아니었으며, 진정한 통과의례가 되어 기도이며, 제사이고, 이러한 관통을 통해 양자가 하나로 변하는, 그래서 이러한 성교란 일원화의 장소이기도 했다. 하야, 그들 사이에 슬픔이 깊으면 깊을수록, 그 슬픔으로 인하여, 서로 속으로 더욱더 맹렬히 용해되어 버렸다. 이 행위는 온전히 상대방에게 자기를 내어줌으로써, 마침내 자기를 남기고 싶지 않은 염원으로 변했던 것이다. (291쪽)

죠르쥬 바타이유(Georges Bataille: 1987-1962)는 그의 책 <에로티즘(Erotism)>에서 ‘생식과 죽음의 친화성’을 논하며, “죽음과 생식은 사실 긍정과 부정만큼이나 대립적인 것들이다.”고 했다. 그는 ”어떤 죽음은 어떤 다른 것의 출생과 관계 있다. 하나의 죽음은 다른 하나의 출생을 예고하며, 전자는 후자의 조건이다. (중략) 죽음에 따르는 부패는 새로운 존재를 태어나게 하는데 필요한 물질을 순환시킨다.“라고 썼다. (<에로티즘(민음사)> 59쪽-60쪽)

주인공과 장로의 손녀딸은 예정된 주인공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 수분의 여수를 모아 그녀의 요니(Yoni: 여자의 자궁)에 가두어 새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교합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이 행위는 바타이유의 말을 빌자면, 죽음까지 파고드는 삶(<에로티즘> 9쪽)이요, 주인공의 죽음은 음부와 자궁으로써만 확인되는 계집(<죽음의 한 연구(하)> 291쪽)의 요니를 매개로 창궐하는 생명으로의 회귀(<에로티즘> 60쪽)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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