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처음이자 마지막인 두 사람의 서러운 사랑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처음이자 마지막인 두 사람의 서러운 사랑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20.01.0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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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장로의 손녀딸은 “글쎄, 저 목욕 끝낸, 짐승 같은 사내의, 야만스러움에 움켜잡혀져 상처를 입고 싶어서, 난 늘 가슴이 미어지고 있었거든요.”라고 하면서 자신이 죽은 수도녀를 몹시도 질투하고 있었다고 주인공에게 고백했다. (<죽음의 한 연구(하)> 282쪽)

“글세쎄 전 질투했답니다. 그 꿈이 비롯된 때부터 더욱더 심해졌는지는 몰라도요, 그 여자의 망혼까지도 저승에서 버림받아지기를 바란답니다. 저는 이렇게까지도 악하게 된 것이에요. (중략) 독약을 먹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는요, (중략) 왠지 기쁜 듯 하면서두요, 어쩐지 또 울음이 나왔어요”라고도 했다. (282쪽 말미-283쪽 초입)

아, 한 여인의 질투가 이미 죽은 사람을 향해서까지 지속적으로 애증을 들어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장로의 손녀딸과 죽은 수도녀가 이란성 쌍생아라면, 색념근절의 도구로써 팔사(八邪)의 화현(化現)‘인 한 명의 계집(수도녀)을 공유하고 있는 색욕이 과한 두 중놈(그와 촛불중)들은 어쩌면 두 무더기의 뼈를 가진 ’샴쌍둥이(기형적으로 몸의 일부가 붙어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해 본다. (<죽음의 한 연구(상)> 115쪽, 117쪽에서 발췌)

주인공은 그를 기다리는 두 여인을 동시에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전에 자신의 아낙이었던 여인(죽은 수도녀)을 잠시 떠올리다가 장로의 손녀딸을 위해 기도하는 경건함으로 온갖 정성을 다해 그녀의 형체만 있고 질량을 갖지 못한, 꿈같은 저 하나의 허상 속에다, 습기로 하여 살을 채워서, 꿈인 것을 실체로 전이시키느라 혼신의 힘을 쏟았다. (283쪽)

그는 아비다이 딸을 얼러주었으며, 그러는 동안, 그녀에게서 모든 격통, 모든 불안, 어떤 거부가 사그라져버린 것을 알았다. 그는 가장 깊숙이, 그리고 가장 치열하게 하나의 환생을 위해 그의 전 영육으로 방출하는 수분을 그녀의 자궁에 바쳤다. 그는 새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우주적 작용의 중핵에 가담하며, 그녀의 바램이 완전히 성취되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그녀는 그에게 “난 이 뱃속에서 당신의 씨가 자라기 바래요. 아들이었으면 싶어요. 아비 없는 애라고, 모두 어미와 자식을 손가락질하겠죠? 허지만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에요. 내가 내 몫의 삶을 갖고 싶어한다면, 타인이 뭐라든 그게 무슨 문제겠어요?”라고 말하며 그를 안심시켰다.

사흘 예정인 그녀의 이 여행은 할아버지와 손녀의 공모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녀는 그에게 “당신의 수분은, 저의 갈증만을 충족시켜준 건 아니었을지도 모르는데요, 저의 운명이 결정지어진 듯해요” 라고 말했다. (285쪽)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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