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촛불중이 범한 수도부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촛불중이 범한 수도부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12.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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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촛불중은 그 사건이 있은 직후부터 자신도 모르게 주인공을 향한 열패감으로 말미암아 항상 루저(loser)가 된 기분을 가슴 에 끌어안고 살고 있었다. 하야, 촛불중은 주인공에게, “그 사 내 앞에서 난 늘 패한 느낌이었습지. 한 번쯤 이기길 바랬습지” 라고 고백하는 것이었다. (<죽음의 한 연구(하)> 267쪽)

촛불중의 고백으로 미루어, 촛불중은 주인공을 향한 연모 와 동시에 증오의 양가감정(ambivalence)을 가졌던 것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감정에 패배의식이 더해져 주인공을 향 한 살욕으로 전환되었던 것 같다. 그로 인하여 촛불중에게 잠 들어 있던 살욕이 “저 관곽 속, 유리로부터 깊은 잠을 깨고 떨 치고”일어선 것이다.

그는 이어서 자신이 수도녀를 강간한 이야기를 꺼냈다. 촛 불증은 지금에 와서야 주인공이 그토록 알고 싶었던 것을 스 스로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요 며칠전이군입지. 한 수도부가 강간을 당했습지. 그것도 말입지, 혼도에 처했을 때입지, 손톱에 찢겨서 흐른 피로 기름을 삼아, 강간을 당했습지. 입 속에도 그득히 묻은 피를 살려넣어주었습지, 죽었습지, 그 계집 지금은 말입지. 그 때 한 번 그 사내는, 그 사내가 질투하는 사내를 한 번 이겼 다고도 생각했었습지. (중략)

그랬습지, 그러나 굴 문을 나서 돌아가는 길에, 그 사내는 울고 있었습지. 저 질투와, 저 적대감은 어째서 시작되었는 진 그래도 명확하겐 모를 뿐입지. 그건 말입지 어쩌면, 같은 둥치에서 갈라진, 사라수(紗羅樹) 한 가지가, 다른 가지에 대 해 갖는, 그런 어떤 것일지도 모릅지, 모른다 말입지”(267쪽 말미-268쪽 초입)

어쨌든 촛불중은 주인공을 한 번 이겨보기 위해 주인공에 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범했으나, 패륜을 범함으로써 스스로 를 단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촛불중은 주인공에게, “소승은 그리고 끝으로 한번 더 지 고 말았습지. 이젠 질투나 적대감의 아무 끈도 소승을 죄이지 못하고 있는 것입지. 완전한 참패입지”라고 말하며 말끝을 흐렸다. (268쪽)

촛불중으로부터 예형을 받은 주인공은 결국 시력을 잃어버 렸다. 그는 저 암흑 속에서 내적인 빛을 발하며 유리에서의 며칠 남지 않은 자신의 생을 꾸려 나가야만 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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