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업에 인한 태문(胎門) 선택의 착시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업에 인한 태문(胎門) 선택의 착시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12.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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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주인공은 자신이 충고한 바와 같이, 수도녀의 영혼이 그녀가 원하는 모태의 자궁을 갈망하는 즉시 태속에 들기를 바랐다. 그렇게 하여 그녀의 영혼이 선택하여 잠입한 자궁에 파문이 일어나 그것이 그녀의 ‘천상적 저택’이 되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동시에 주인공은 원하는 태문의 선택에도 불구하고 간혹 잘못되는 경우를 우려했다. 그것은 업의 작용을 통하여 좋은 자궁들이 나쁘게 나타나 보일 수도 있으며, 좋지 않은 자궁들이 선하게 나타나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한 연구(하)> 237쪽)

그녀의 영혼이 이러한 과오를 범하지 않고 올바르게 입문하기 위해서는 오직 비록 어떤 자궁이 선하게 보인다 하더라도 그것에 유혹되지 않는 것뿐이며, 그것이 나쁘게 나타났다고 하여 그것으로부터 도망치려 하지 않는 것뿐이다.

집착이나 저항감으로부터, 또는 그것을 획득하고 싶은 욕망이나 비욕망으로부터, 해방되는 일뿐이다. 그러므로, 그녀의 영혼이 태문에 듦에 있어 온전히 공평무사한 마음가짐밖에, 다른 기술은 바랄 것이 없는 것이다.

그는 수도녀의 영혼에게 반복하여, 다음의 시구를 외우며, 그것 위에서 깊이깊이 명상하라고 주문했다.

“선업의 고리에 끼어들어 나를 지속시킬 하나의 확고부동한 마음을 견지하고, 자궁의 문으로 다가가자. 그리고 대우를 명심하자. 지금은 진지한 마음가짐과 순수한 애정이 필요한 그 시각이 아닌가 질투를 버리고, 아버지-어머니 위에서 명상하자” (238쪽)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아마도 밤은 자정이나 되고 있었을 터인데 그의 주위는 소조해져버렸다. 그리곤 주인공의 위에 하나의 청정한 커다란 촛불처럼 떠 있었던 그 기백(氣魄)은 흐르며 춤추듯이 동녘으로 흘러가버렸다.

주인공과 죽은 수도녀의 몸들뿐인 위에는 별빛만 뿌려들었다. 결국, 그는 이런 방식으로 이승에서 그녀와의 영원한 이별을 끝낸 것이다.

유리의 마른 늪에 서 있는 그는 독존(獨存)의 헤설픔(말이나 행동 따위가 느리거나 어설픔) 가운데 남았다. 그는 더 이상 인연도, 고통도, 삶도, 죽음도 없이 혈혈단신 세상에 남겨진 것이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수도녀가 처해 있던 바르도에서 일어서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달았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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