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6년 전 악몽 되풀이' 울산 현대, 끝내 웃지 못했다

[K리그1] '6년 전 악몽 되풀이' 울산 현대, 끝내 웃지 못했다

  • 기자명 최정서 기자
  • 입력 2019.12.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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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데일리스포츠한국 최정서 기자] 37라운드까지 우승이 유력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14년 만의 우승이 날아갔다. 울산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울산 현대는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 경기에서 1-4로 패배했다. 37라운드까지 전북 현대에 승점 3점차로 앞서있던 울산은 이 패배로 2위로 내려 앉았다. 같은날 전북은 강원FC에 1-0으로 승리하며 울산에 다득점(72득점)에서 앞선 1위로 우승을 차지했다. 

충격적인 결과다. 울산은 38라운드를 앞두고 우승이 유력했다. 울산은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우승이 가능했다. 패배하더라도 3골만 넣으면 다득점에서 전북에 앞설 수 있었다. 우승이 가능한 경우의 수를 따져도 울산이 전북에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북은 무조건 강원에 승리를 거두고 울산이 포항에 2골 이하로 넣고 패배해야 우승이 가능했다.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울산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경고 누적으로 마지막 경기에 나서지 못한 믹스와 김태환의 빈자리가 컸다. 박주호를 중원으로 올렸지만, 중원 장악력이 뛰어난 믹스의 빈자리는 크게 느껴졌다. 김태환이 빠진 오른쪽 수비도 공백이 드러났다. 포항의 빠른 측면 공략에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리드를 내주며 끌려 다니자, 급해진 울산은 실수를 연발했다. 믿었던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도 치명적인 스로인 실수를 범하며 추가 실점을 내줬다. 

포항은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사실상 좌절됐다.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포항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4골 이상 내주지 않았던 울산에 4골을 몰아쳤다. 울산의 홈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시종일관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우리가 이기려는 의지가 강했다. 시즌 중 치르는 한 경기일 뿐”이라며 프로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울산은 지난 2년 동안 100억원을 투자하며 명가 재건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영입을 이어가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승점을 차곡차곡 쌓으며 14년 만의 우승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우승과 인연은 없었다. 6년 전인 2013년 최종전에서 울산을 가로 막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뤄낸 포항은 이번에도 막아섰다. 포항에겐 기분 좋은 징크스가 이어졌지만, 울산은 6년 전의 악몽이 되풀이 됐다. 

경기 후 울산 김도훈 감독은 "선수들은 올 시즌 온 힘을 다했다. 1년 동안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마지막 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다. 궂은 날씨에 응원을 아끼지 않은 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울산엔 15,401명의 관중이 입장해 14년 만의 우승을 기다렸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염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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