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바르도에 처한 몸: 모든 감각의 집단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바르도에 처한 몸: 모든 감각의 집단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11.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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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박상륭은 <죽음의 한 연구(하)> 216쪽에 감각능력의 집약체인 바르도에 처한 몸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그대는 죽었으나, 그대의 눈은 형체들을 볼 것이고, 그대의 귀는 소리들을 들을 것이며, 그리고 그대 감각의 모든 기관은 조금도 약화되어 있지 않을 것이고, 대단히 예민하며, 완전무결한 채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바르도에 처한 몸은 모든 감각 능력의 집단이라고 말 되어지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갤럽연구소를 설립, 운영했던 조지 갤럽(George H. Gallup: 1901-1984)은 <사후의 세계(Adventures in Immorality(문학세계사)> 73쪽에서 ‘눈’을 갖고 있지 않은 데, 주위 상황이 보이는 현상에 대해 다음과 기술했다.

“죽어가고 있던 때의 불가사의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동안에, 어떤 이유로, 이 감각이 강해졌다는 케이스가 더러 있다. 그러나 기묘한 것은, 그러한 ‘감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현상이라는 게 대체로, 영혼이 육체를 떠난 상태(유체이탈, 탈혼 등), 즉 인체의 시각 기관인 눈을 떠났을 때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인간의 몸이 바르도에 머물 때 모든 감각 능력을 소유하게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해 본다. 현세의 인간은 심의식(心意識)의 총체로서 현상적이며, 경험적인 자아가 가진 생각과 아집으로 인해 육적인 몸에 속박된 영혼이다. 죽음으로 인해 인간의 영혼과 육신이 분리되면, 심의식의 총체로서의 자아는 중음신(中陰身) 또는 사념체(思念體)가 된다. 이 때 중음신은 업보의 주체로서의 개체 생명과 ‘경험의 방울들(drops of experiences)’이 모여 심의식(心意識)의 총체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티벳 사자의 서>에 의하면, “초에니 바르도의 상태의 死者는 심령체이지만 좀 더 뚜렷하게 빛과 색과 소리를 경험하게 된다.”고 하는데, 인간이 사념체인 의식체계를 넘어서면 본래적 ‘진여자성(순수한 인간영혼)’을 획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마음의 눈이 눈부신 빛으로 가득한 진리와 자유로움을 획득하게 된다. 이 상태에 도달하면 현세에서 보다 나은 감각 능력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어서 주인공은 바르도에 머물러 있는 수도녀의 영혼에게 다음과 같은 게송을 늘 반복하라고 주문했다.

“오호라, 생각에서 비롯되는 모든 공포와 무서움과 외경스러운 악령들을 거느린 실재에의 불확실한 경험이 여기 내 위에 내렸을 때, 어떠한 광경도 그것이 내 자신의 (이승에서의) 의식의 반영이라고 내가 인지할 수 있게 하옵시고, 나로 하여금, 그러한 허상들은, 바르도에서는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알게 합소서. 한 위대한 종말로 다가가고 있는 모든 중요한 순간에 처할 때마다, 나로 하여금, 내 자신의 생각으로 이룬, 평화에 충만했거나 분노에 날뛰는 신위(神位)들 일당에 대해 놀라게 하지 맙소서” (<죽음의 한 연구(하)> 218쪽 말미-219쪽 초입)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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