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의 건강 이야기] 건강과 욕심에 대해서

[강혁의 건강 이야기] 건강과 욕심에 대해서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11.20 21:0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붉고 노랗게 물든 낙엽이 지는 계절에, 돌아가신 법정 스님의 수필집 한 대목이 생각난다.
스님이 지인으로부터 난(蘭)을 선물 받고 이를 키우셨는데 매일 붓으로 잎의 먼지를 닦으며 정성을 다해 키우자 난이 점점 늘어나 그 양이 무척 많아졌다고 한다,

본래 난은 키우기가 여간 까다로운 식물이 아니다. 매일 30%의 햇빛과 70%의 그늘을 유지해줘야 싱싱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는 식물이다.
스님은 아침 햇살이 비치면 난을 양지바른 곳으로 옮겨 놓았다가 오후가 되어 햇빛이 강해지면 난 위에 차광막을 씌워 그늘을 만들어 주기를 반복했는데, 오랜 세월동안 여간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못할 일인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스님이 산을 내려 와서 민가에서 볼일을 보고 계셨다 한다. 한참 볼일을 보다 보니 햇살 뜨거운 정오가 지나고, 아차 깜박 잊고 난을 그대로 햇빛에 놔두고 내려온 게 생각이 났다. 열일을 제쳐두고 헐레벌떡 숨이 넘어가게 달려와 얼른 차광막을 치고 그늘을 만들어 주며 깊이 생각하셨다 한다.

그 일이 있은 후 가까운 지인들에게 연락하여 난을 하나씩 모조리 나누어 주고 나니까 처음에는 무척 서운했지만 점점 그 나눔의 결정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 이후 볼일이 있어 산을 내려오거나 어디 멀리 나가도 더 이상 난을 걱정할 일이 없어졌으니 그렇게 마음 편하고 느긋할 수 없었다.

1997년 IMF 시절에 필자도 많은 재산을 잃고 무척 힘들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고 거기에 더해 각종 질병까지 얻어 필자를 찾아왔다. 그 분들 중에는 한창 일을 해야 할 나이에 말기 암 판정을 받은 분들도 계셨다. 이분들 대부분이 빚보증을 잘못 서서 자신의 재산이 한순간에 날아가고 거리에 나앉게 된 사람들이었다.

필자가 ‘우리 인생에서 재산은 다시 만들면 되지만 건강을 잃고 거기에 목숨까지 잃으면 끝이니까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살아가시라’고 당부의 말씀을 드렸더니 아이처럼 펑펑 울면서 그리 하겠다고 한 사람들 중에서는 기적적으로 병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사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말로는‘다 잊고 다시 용기를 내서 살겠다’고 했지만 막상 밤에 잠을 자려고 누우면 분노가 치밀어 도저히 잠을 잘 수 없다고 한 사람들 중에는 안타깝게도 병이 악화되어 목숨까지 잃은 이들도 많았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많은 것을 가지려 한다. 가지려는 욕망이 몸에 배면서 경쟁적으로 세상에 내몰리며 무조건 남보다 더 많이 가지려 하는 상대적 빈곤감에 사로잡혀서 일생을 살게 된다.

가지면 가질수록 재산이 많아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은 점점더 가난해지고 늘 배고픈 상태, 즉 갖고 싶은 게 더욱더 많아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게 된다. 이런 욕망이 긍정적으로는 지금의 현대 문명을 이룬 원동력이 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내면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 즉 기독교에서 말한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는다’라든지 우리의 사자성어에 있는 것처럼 소탐대실(小貪大失) 즉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고 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진리를 애써 무시한 결과 자신에게 닥쳐오는 질병을 막지 못한다는 엄연한 사실 또한 주목해야 한다.

일단 우리부터 한번 둘러보자.
남들이 다 있으니까 나도 있어야 된다고 현금이나 카드로 구입한 물건이 많을 것이다. 그러다 카드 막을 때가 되면 돈을 마련하느라 이리저리 뛰고 전전긍긍하게 된다. 지나고 보면 거의 쓰지 않거나 별로 잘 쓰지도 않는 물건들이 집안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괜히 방만 좁아지고 청소하랴 난잎처럼 닦아주랴 예삿일이 아니다. 그쯤되면 ‘나’라는 존재가 물건의 종 내지 관리인 밖에 되지 않는다. 남이 가졌다고 나도 애타하면서 가지려고 하면 우리 삶만 피곤하게 되고 자칫하다가는 병까지 얻게 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의 진정한 쉼터는 바로 갖지 않으려는 자세, 그리고 이미 가진 것에 감사하는 자세에서 찾아야 한다.

예수나 석가모니는 일생 옷 한벌로 사셨지만 그 분들을 가난한 거지라 생각하는 이 세상 사람은 아무도 없다.

평소 가지고 싶은 것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마음은 편히 쉬지를 못하고 아까운 시간과 삶을 낭비할 뿐 아니라 여기에 더해 병까지 얻게 된다.

그동안‘건강 이야기 - 자신과의 대화’칼럼을 통해 필자가 독자에게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소유하고자 하는 그 마음을 내려놓고, 심지어 소유중인 것들을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침해받더라도 훌훌 털고 완전히 내려놓는 마음 자세가 우리의 몸과 마음의 건강에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가 OECD국가중 자살율이 1위라고 한다. 하루 평균 60여명의 귀한 생명들이 자살을 하고 특히 젊은층과 노인층의 자살율이 급상승한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자살의 가장 이유로 꼽히는 게 우울증인데 우울증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욕심을 이루지 못한 마음, 타인에게 내 재산이나 가족이 무시되거나 침해된 데 대한 분노, 이런 상대적 박탈감의 심리상태가 극도의 우울증을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가정이나 돈 재산 지위 명예 권력 등 그 어떤 대상에 대해서 그것들을 소유하고 지배하려는 욕망을 버려야만 진정 우리의 삶이 풍요로워진다.

이런 소유욕이 우주보다 귀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하고 피까지 산독화(혈액의 산성화)하여 그 결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결국 이로 인해 병까지 얻게 한다면 성공한 삶이라 결코 말할 수 없을 것이다.<자연건강연구가>

저작권자 © 데일리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