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장로의 간곡한 청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장로의 간곡한 청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10.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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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장로는 깊은 회한에 잠겨 눈물이 어린 눈을 들어 주인공에게 신앙 없이는 못 살면서도, 어떤 종교도 또한 받아들일 수 없는 마을 주민들이 종교를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장로의 이 말은 창기와 아편과 독주에 찌든 마을 주민들이 종교를 받아들인 것은 자신들의 혼신을 제물로 바치기 위한 까닭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장로는 “모든 병폐는, 거기 그것을 치유할 만한, 새로운, 확고한 정신적 지주가 없는 탓”이라고 믿었다. 그는 주인공에게 “어떤 정신적 지주 아래에서, 저들의 병든 마음이 치유당하기를 먼저 바라고, 그런 뒤 결속되어지기를 바란 소치”에서 절간이랄까, 교회당이랄까, 여하간 수도장이라고 불러도 될 만한 곳을 관장할 훌륭한 인물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만났던 분이 바로 주인공의 늙은 스승이었다고 했다, 헌데 그의 스승은 장로의 청을 거절하지도 않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했다.

“그 등에 대인스런 사람만을 태우고 싶어하는 나귀가 있다면 그건 괴팍한 나귀인데, 나로 말하면, 장차 내 등에 태울 사람이 다닐 길을, 내 발굽으로 라도 할 수 있는껏 평평히 다지고 넓히려는, 그냥 한 마리 나귀에 불과할 뿐이지요”

장로는 주인공에게 이 말의 뜻이 바로 주인공의 늙은 스승이 자기의 제자에게 장로가 청한 일을 넘기신 것이라고 짐작했었다고 했다.

장로는 이어서 “만약 그러실 수 있다면, 이 집이 비록 편안스럽지는 못하다 하더라도 묵어주시며, 이 읍의 어떤 혼령들을 바른 길로 좀 이끌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간곡히 청했다.

당혹한 쪽은 오히려 주인공이었는데, 그의 머리는 뜨거워졌다. 한 순간 그에게 저 늙은네(장로) 신발 위의 먼지까지라도 혀로 핥으며, 그에게 아첨하고 싶은 생각이 스쳐갔다. 그러다가 그는 그의 수염이며, 머리털이 우북이 자라 껄끄러운 것으로 따지니, 유리의 계집에게 돌아가, 그런 껄끄러움도 좀 밀어내야 될 때가 왔음을 감지했다. 이제 그가 장로에게 대답할 차례가 되었다.

그는 장로에게 이 사미는 그저 초개같은 한 유정이어서, 번뇌키를 여의기는커녕 그것을 사는 젖으로 삼고 지내며, 아집이 두텁고 매우 충동적인 자신과 그의 늙은 스승이 말한 제자를 착각하고 계신 것인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고 대답하며 장로의 청을 간접적으로 사양했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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