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신병과 신가물

[유명옥의 샤머니즘 이야기] 신병과 신가물

  • 기자명 데일리스포츠한국
  • 입력 2019.10.1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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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포츠한국] 한국의 샤머니즘에서 무당 후보자가 신내림굿을 받기 전, 그리고 신내림을 받고 무당으로 성무하는 과정에서도 새 신명을 모실 때마다, 혹은 ‘신의 벌전’ 등과 같이 영적인 수난을 동반하는 현상이 있다. ‘신병’과 ‘신가물’이 그것이다. 이것은 꼭 무당의 육체적인 질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의미의 고난을 총칭하는 의미의 용어로 사용된다.

신령을 모셔야 할 소양과 운명을 지닌 무당 후보자(신가물)에게 신이 들리(지피)면 전조 현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신병이 나타난다. 무당 후보자는 그를 선택한 신령의 성향과 목적에 따라 모진 고난과 풍파를 겪게 된다. 한국의 샤머니즘에서 신병과 풍파는 신령이 특정한 후보자를 선택했다는 중대한 표징인 것이다.

신병(神病, Shin-byung)은 홧병(Hwa-byung)과 함께 정신신체장애의 일종으로,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편찬한 <정신질환 및 통계 편람(DSM 4)>에 ‘문화특유증후군 혹은 문화관련증후군(culture-bound syndrome, culture-specific syndrome)’으로 따로 분류되어 있다.

“신병Shin-byung, 초기에 불안과 신체적 호소(전신 허약감, 어지러움, 공포, 식욕부진, 불면, 소화기계 문제)를 특징으로 하고 뒤따르는 해리 현상과 조상의 영혼에 의해 사로잡히는 한국의 민속적 증후군의 명칭이다”

신병은 약물이나 수술 등 의학적인 처치로는 완전한 치유나 회복이 불가능한 복합적인 ‘부정형 신체 증후군’인데, 신내림굿을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병이 깨끗이 치유된다.

이 증후군은 다른 말로 부정수소(不定愁訴)라고도 부르는데, 네이버 국어사전에 “어디가 아프거나 병이 있지도 아니하면서 병적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신병의 증상은 무당 후보자의 신체 조건과 사회적인 환경, 그가 속한 집안의 종교. 문화적 전통 및 학력 및 사회경험, 유전적인 소인에 다소 영향을 받는다.

신병은 주로 편두통, 과도한 긴장, 과도한 각성, 초조감, 불면증, 구름 위에 떠 있는 듯 몽롱함, 환각과 환시를 동반한 정신의 혼미함, 소화불량, 어깨 위에 무언가 얹혀 있는 느낌, 장기간 동안의 하혈, 인체의 마비, 일시적인 언어능력의 상실, 시야가 흐려짐 및 인지의 왜곡 등으로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신병을 앓는 무당 후보자는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심적인 고통과 육체적인 고통에 시달린다. (계속)

※ 여기 연재되는 글은 필자 개인의 체험과 학술적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개인적 견해이며 특정 종교와 종교인 등과 논쟁이나 본지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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